[기고] 마약성진통제 법개정으로 희귀질환자 고통 줄여주세요

입력 2025-04-1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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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이라는 질병이 있습니다. CRPS는 인간이 상상하고 경험할 수 있는 최대치의 통증이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VAS (Visual Analogue Scale)이라고 통증의 강도와 빈도를 표현하는 지표가 있는데, CRPS는 최대치인 10까지 올라갑니다. 참고로 산통(産痛)은 7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희귀난치성질환의 경우 치료약도 드뭅니다. 제가 20년 넘게 함께 해 온 CRPS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 보니 엄청난 고통으로부터 최소한의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마약성진통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민감한 약물에 의존하다 보니 여러 규제와 통제에 직면하는 것도 어쩌면 숙명과 같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바는, CRPS라는 질병의 특성과 환자들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서 마약성 진통제 사용에 대해 다소간의 정책적인 융통성을 보여 주십사하는 것입니다. 암환자들도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며, 마약성진통제 처방량과 빈도에 있어 어느 정도 여지를 두고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CRPS도 엄청난 통증의 크기와, 어쩌면 평생을 두고 이어질 고통을 고려해 암환자에 준하는 처방이 이뤄지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패 주었으면 합니다.

마약성 진통제도 적절하게만 사용된다면, CRPS 환자의 경우 삶의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20년 이상 CRPS을 가지고 있으면서 마약성 진통제는 필수의약품과 같았습니다. 만약 마약성 진통제가 없었으면 저의 삶은 사뭇 달랐을 것입니다.

지난 수년간 마약 문제가 사회적으로 부각되면서, 마약성진통제가 필요한 환자까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제도적 빈틈을 악용해 약물을 오남용하는 것운 심각한 문제지만, 정작 이 약물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피해를 보는 일은 없으면 합니다.

마약성 진통제 처방량과 빈도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이 통제가 필요하다는 공감은 있지만 제 주변에서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CRPS 환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 처방 통제와 처방의에 대한 압력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의료진이 임상적 소신을 통해 특정한 경우 처방량과 빈도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 판단해도, 정부의 규제 앞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필요한 처방을 받지 못해 고통받는 것은 결국 환자입니다.

CRPS 환자는 자살에 대한 생각이나 시도 또한 여타 질병에 비해 매우 많이 하는 것으로 대한통증학회 연구에도 나와 있습니다. 엄습하는 고통 때문입니다. 이 고통으로부터 환자들을 지켜 줄 대안이 너무 부족합니다.

정부에서는 부디 이런 질환의 특성과 환자의 상황을 고려해 보다 유연한 정책접근을 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CRPS 환자는 극단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약성 진통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통증 자체를 줄이는데만 기여할 수 있는 약물의 적정량과 사용빈도는 관련 학회와 전문가분들이 제일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빠른 시일에 제도 개선이 되어, 환자들이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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