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외 57개 무역 상대국
"사람들이 겁을 먹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무역상대국에 부과한 25% 안팎의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다고 밝혔다. 배경에 관해 묻자 "많은 사람이 겁먹고 불안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대해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동안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배경에 대한 질문에 "사람들이 약간 겁을 먹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국가에 10% 기본관세(보편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한국을 비롯한 57개 무역파트너(56개국+유럽연합)에 10%보다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그가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미국 뉴욕증시는 급락했고, 국채 투매로 장기국채 수익률이 상승했다. 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는 한편,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도 확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유예를 발표한 직후 주식시장 주요 지수가 급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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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며칠간 꽤 침울했던 금융시장이 이날 반등했다"면서 "그건 꽤 큰 변화다. 내가 생각하는 단어는 유연성이다. 유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벽이 있고 난 벽을 통과할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난 통과할 것이다. 계속 가다가 보니 벽을 통과할 수 없다. 어떤 때는 벽 아래로 가거나, 돌아가거나,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세 타격을 많이 입는 미국 기업에 대한 면제를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 "기업 성격상 더 강하게 타격을 입는 기업들이 있는데 우리는 그걸 들여다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어떤 기업들은 자기 잘못이 아닌데 다른 기업보다 관세 영향을 더 받는 산업에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는 유연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며 난 그렇게 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그의 유연성이 중국에는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그들(중국)에게 '보복하면 관세를 두 배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중국도 그렇게 관세를 올렸다"라며 "중국은 보복했기 때문이다"라고 관세 유예 대상에서 제외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합의하고 싶어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뿐"이라며 "시진핑 주석은 자존심이 강한 남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도 합의할 것이며 모든 국가와 합의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합의는 공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부과한 국가에도 90일간 10% 기본관세만 부과하고,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로 인상한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