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출기업 영업익 전망치 감소
수출감소→영업익 하락→고용 충격
수출로 유발된 취업자수 416만명
수출 100만 달러당 6.1명 일자리 창출

‘T(tariff·관세)의 공포’가 위협 수준으로 부상했다. 미국의 관세부과는 국내 대표 기간산업이자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산업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수출감소는 기업 실적하락으로, 장기적으로는 고용감소로 이어지며 연쇄 악영향을 미친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분기 수출은 1599억 달러(약 237조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2분기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수출증가율은 0.03%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발표를 지켜본 수출기업들은 더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분기에 선방한 실적을 거뒀지만 2분기 관세 리스크로 실적 가시성이 제한적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 원대다. 전년 동기 10조 원대 대비 41%나 줄어든 수치다.
1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한 LG전자를 놓고도 시장 전망은 어둡다. LG전자의 미국향 매출 비중이 전사 매출의 약 20% 수준인 점을 고려, 극단적인 가정시 최대 1조9000억 원의 잠재적 비용이 순이익에서 차감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어 1조 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는 거점 생산기지가 있는 중국에 대규모 관세가 부과되면서 불안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맞서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0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에 10%씩 총 20%의 추가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상호관세 34%를 적용했다. 여기에 추가 50%까지 부과해 총 104%의 관세를 중국에 물렸다. 관세 100% 이상이면 사실상 수출 차단과 마찬가지란 얘기다.
현대자동차는 2분기 영업익이 10.59% 감소하며 작년 2분기 4조 원대에서 3조 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2조 원대 추정치도 나온다. SK증권은 미국의 25% 관세 부과로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익 전망치를 기존 3조9000억 원에서 2조9000억 원으로 하향했다.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속에 현대차가 미국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선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윤혁진·박준형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판매가격 인상 없이 전년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경우 연간 약 5조2000억 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수출 감소에 따른 실적 하락은 고용시장에도 연쇄 충격을 줄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로 유발된 취업자 수는 416만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2858만 명)의 14.6% 규모다. 무협은 수출 100만 달러(약 14억8700만 원)당 6.1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전·후방 연쇄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의 취업유발인원이 69만5000명(비중 16.7%)으로 가장 많았다. 자동차는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0.8%)했음에도 생산유발효과가 높아 취업유발인원이 증가했다. 이어 반도체(34만6000명), 일반목적용 기계(29만2000명), 선박(22만9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수백만 명의 일자리가 관세 영향권 아래 있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