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화에어로, 유상증자 3.6조→2.3조 축소…승계 논란 불식

입력 2025-04-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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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축소분 대주주가 부담하고
일반주주는 15% 할인 발행
"2028년까지 11조 투자…매출 70조 달성"

유상증자 논란에 휩싸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증 규모를 3조6000억 원에서 2조3000억 원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축소분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참여해 부담하기로 했다.

‘글로벌 톱티어’ 육ㆍ해ㆍ공 방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적 투자 계획은 유지하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경영권 승계 논란을 불식시키겠단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정정공시를 통해 한화에너지ㆍ한화임팩트파트너스ㆍ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등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최근 이사진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회를 열어 한화오션 지분 매각 대금 1조3000억 원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되돌리기 위한 여러 방안을 논의했다. 제3자 배정 유증도 여기에 포함됐다. 이재규 한화에너지 대표는 “실제 자금 중 일부는 차입금 상환과 투자에 쓰였다”며 “불필요한 승계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제3자 배정 유증 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21~22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이 방안이 확정되면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조3000억 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증에 할인 없이 참여하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주들은 15% 할인된 가격으로 신주를 살 수 있다.

오너 일가의 몫으로 돌아가는 1조3000억 원은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로부터 한화오션 지분을 넘겨받을 때 지급한 매각 대금과 같다. 한화오션 지분이 대주주의 경영권 승계에 사용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김 회장이 지난달 31일 보유한 한화 지분 22.65% 중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하기로 결정하고, 김 부회장 등이 법에 따라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겠다면서 강조한 ‘정도경영’, ‘투명승계’ 원칙과 같은 맥락이다. 김 부회장을 비롯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진들도 90억 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수를 통해 책임경영 의지를 피력했다.

▲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안병철 총괄사장이 사업 비전과 투자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사진제공=한화)
▲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안병철 총괄사장이 사업 비전과 투자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사진제공=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긴급하게 비전 설명회를 열고 이번 유증 배경에 대해 시장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은 “유럽 방산 시장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회가 많이 열렸고, 지속적으로 방위비가 올라갈 것이라는 게 명약관화하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비유럽 국가이기 때문에 유럽의 ‘블록화’를 돌파하기 위해선 현지화 말고는 답이 없다는 게 결론”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조선업 협력 메시지를 내놨고, 캐나다는 잠수함 수출 사업이 있다. 중동 시장에서도 조심스럽지만 기회가 많다”고 언급하며 “현지화 투자를 통해 방산 성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유증을 포함해 영업현금흐름, 회사채, 차입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2028년까지 11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유럽 방산 생산시설 투자, 친환경 해운 투자, 연구개발(R&D) 및 지상방산·항공우주 인프라 투자 등이 포함된다.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국 중심 시장 개화에 맞춰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과 LNG 트레이딩, 해상풍력 설치선 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다.

안 사장은 “2035년에는 연결 기준 매출 70조 원, 영업이익 10조 원을 달성할 수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한화오션도 지속적인 투자로 최대 매출 30조 원에 달하는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승계 이슈, 증여세와 상관없이 사업적 목표를 가지고 이사회에서 충분히 숙고하고 논의해 진행한 의사결정 사항이었지만, 우리나라 증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면서 충분히 소통 기회를 갖지 못한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안 사장은 “경영적으로 옳은 길이라더라도 주주들, 시민단체, 정치권, 당국의 지지를 받지 않고 밀어붙이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최고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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