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증시가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일제히 폭락했다.
이날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개장 직후 폭락하면서 2023년 10월 31일 이후 약 1년 반 만에 3만1000엔선을 밑돌았다. 이후에는 다소 하락 폭을 줄이면서 전장보다 2644.00엔(7.83%) 밀린 3만1136.58엔에 거래를 끝냈지만, 이날 닛케이지수 낙폭은 역대 세 번째로 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약 1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날 오전에는 주가지수 선물 급락에 오사카 거래소가 닛케이평균선물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하기도 했다. 지난 주말부터 하락률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서킷브레이커랑 시장 급변 시 투자자의 냉정한 판단을 유도하는 조치로, 닛케이 평균 선물에서 발동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닛케이 평균 주가의 예상 변동률을 나타내는 닛케이 평균 변동성 지수(VI)는 50을 넘어서며 24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20을 넘으면 시장 급락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도 전장 대비 245.43포인트(7.34%) 급락한 3096.58포인트에, 대만증시 가권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65.87포인트(9.70%) 폭락한 1만9232.3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오후 4시 28분 기준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전장보다 2903.44포인트(12.71%) 내린 1만9946.37에, 인도증시 센섹스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56.97포인트(4.19%) 떨어진 7만2207.72에, 싱가포르 ST지수는 전장 대비 305.52포인트(7.99%) 하락한 3520.34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이날은 글로벌 무역 전쟁 격화 우려로 시장 심리가 악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광범위한 상호 관세를 발표한 가운데 중국이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보복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유럽연합(EU)도 맞불 관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세 코이치 리소나자산운용 최고 전략가는 “하한선이 없어 어디까지 떨어질지 알 수 없다”며 “중국을 비롯한 각국이 보복관세 발동을 예고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매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츠나미 토시야 닛세이자산운용 수석 애널리스트도 “패닉장세다. 시장에서 도망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매수할 수 있는 수준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증시는 정부계 펀드인 중국투자(CIC) 산하 중앙회금투자(CIC)가 이날 오후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를 계속 늘릴 방침을 밝히면서 하락 폭을 다소 줄였다. CIC는 “중국 자본시장의 발전 전망에 대해 확고한 낙관론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