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기업의 인공지능전환(AX)을 돕는 신사업이 정보기술(IT) 업계 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기존 기업의 디지털전환(DX)을 주도하던 시스템 통합(SI) 업계의 입지가 새로운 경쟁자의 부상으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사도 기업 고객의 AX 사업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낙점했다.
SK텔레콤은 'AI 챗봇'으로 초기 AX 진입장벽을 낮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KT는 SK C&C와 함께 기업용 AI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를 자사 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에이닷 비즈는 회의실 예약,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 등 일상 업무를 지원하는 '에이닷 비즈'와 세무·법무·HR 등 전문 영역에서 특화 기능을 제공하는 ‘에이닷 비즈 프로’ 두 가지 버전이 있다.
또한, SKT는 기업형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인 '엔터프라이즈 AI 마켓'도 운영 중이다. 간단한 명령어를 입력해 금융, 제조,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앱)을 제작할 수 있다. SKT는 SK C&C와 'AIX사업부'를 꾸리고 AI B2B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KT는 시스템 통합 및 시스템 관리(SI·SM) 형태로 기업 고객에게 AI 엔지니어링 서비스 사업을 제공한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나 AI 모델 등 여러 솔루션을 결합해 IT 환경을 AI로 전환하는 서비스다. 특히 KT는 클라우드·데이터센터(DC)를 보유한 KT클라우드와 IT서비스 업체 KT DS 등 자회사를 보유한 만큼, 그룹 전체 역량을 결집해 핵심 AX 사업을 추진할 전망이다.
KT는 기업 간 거래(B2B) AX 사업 매출을 2023년 대비 300%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우진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 전무는 "올해는 6조3000억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고, 저희는 초기시장 진입자로서 5~10% 이상 매출 목표가 있다"며 "2028년엔 3배 이상의 성장을 통해 시장점유율(마켓셰어) 15~20%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SI 업계에서도 AX 영역을 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삼성SDS는 기업형 생성형 AI 서비스 플랫폼 '패브릭스'를 내세우고 있다. 패브릭스는 기업의 다양한 데이터와 지식자산, 업무 시스템 등 IT 자원을 생성형 AI와 연결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고객들에게 MS 애저 기반 패브릭스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이 밖에도 거대언어모델(LLM) 호환성과 보안성을 높인 비즈니스 AI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도 출시했다.
LG CNS는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통해 AX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LG CNS는 '에이전틱 AI 통합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AX 컨설팅 △AX 플랫폼 구축 △AX 운영으로 구성된다. 이를 위해 LG CNS는 미국의 AI 기업 W&B와 업무협약을 맺고 LLM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미세조정 및 학습 현황 점검 솔루션을 활용한다. 또한, LG CNS는 캐나다 AI 기업 코히어와도 동맹을 맺고 AI 에이전트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통신사와 SI 기업이 모두 'AX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AI가 산업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통신이든 SI든 업종에 상관없이 모든 IT 기업들이 AI에 뛰어드는 상황"이라며 "업계에선 기업의 AX 수요도 같이 늘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국내 AX 시장 규모는 올해 6조3000억 원에서 2029년 17조2000억 원까지 늘 전망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 규모는 355조 원에서 970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