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 솔직함이 공감을 낳는다

입력 2024-10-2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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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장·임상사회사업가

지난 글에 이어, 바쁜 일상 중에서도 잠시 멈춰 몇 글자 적으며 가볍게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세 줄 일기를 조금 더 소개한다.

제목: 지금 이 날씨가 좋다. (첫째 줄) 공원에 가니 소풍 나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사이에 돗자리를 펴고 누웠다. / (둘째 줄) 하늘을 바라보고 바람을 느끼니 멍해졌고 사람들 소리가 아득해졌다. / (셋째 줄) 지금 이 날씨가 좋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계절이 바뀌었다. 조금씩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생활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지만, 잠시 쉬며 계절을 느껴보면 어떨까. 위 세 줄 일기 필자는 휴일에 그냥 공원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본다. 그리고 순간을 만끽한다.

제목: 괜히 더 외로워졌다. (첫째 줄) 쉬는 날 침대에 누워있는데 발 끝에 고양이가 있었다. / (둘째 줄) 몸을 일으켜 인사하려고 보니 두 마리가 사이가 참 좋다. / (셋째 줄) 고양이도 짝이 있는데…. 괜히 더 외로워졌다.

추워지는 계절이라서 외로움도 증폭될 수 있다. 이 필자는 발치에서 따뜻한 고양이 체온을 느낀 순간, 본인은 짝이 없다는 생각을 떠올리고 외로워한다. 하지만 허한 마음 누가 달래주랴. 이렇게 느낀 그대로 본인이 수용하면 그제서야 희망이 생기리라.

제목: 으쓱해. (첫째 줄) 평창에서 가져온 야채로 반찬을 만들어야겠다. / (둘째 줄) 노각무침, 꽈리고추멸치조림, 가지나물, 지리멸치볶음(요건 손주 먹으라고). / (셋째 줄) 야심한 시간에 조리해서 너무 피곤했지만, 며느리와 손주가 먹는다 생각하니 으쓱해.

할머니는 자기 일상을 사진 찍듯 그대로 적었다. 그냥 음식 만든 이야기이지만, 독자는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리고 필자처럼 으쓱해한다. 이렇게 특별하지 않은 작은 이야기도 솔직하게 적으면 공감을 낳고 공감은 소통으로 이어진다.

그대도 써 보고 싶은가? 우선, 한 문장을 적으시라. ‘누가 무엇을 했다’라고 쓰면 된다. 추상적인 이야기를 쓰면 안 되므로 시작부터 인물을 내세워 구체적인 이야기를 꺼낸다.

그리고 두 번째 줄에는 이야기를 좀 더 자세하게 소개한다. 그래서 상황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쓴다고 생각하면 쉽다. 마지막 줄에는, 내가 겪은 일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적는다.

가슴이 시려지는 가을, 내가 나를 안아 주며 엄마가 되어 주자. 세 줄 일기 안에 삶을 담으면서.

이재원 강점관점실천연구소장·임상사회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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