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핵심전략광물 사실상 국내 유일 생산…MBK, 인수 후 관리 못 할 것”

▲고려아연 CI. (자료출처=고려아연)

고려아연에서 생산하는 비스무트와 안티모니 등 핵심전략광물의 공급망이 중국의 수출 통제에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쥐게 되면 이러한 전략광물의 생산 및 관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국내의 사실상 유일한 비스무트 및 안티모니를 생산 중인 기업이다. 중국의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생산 및 관리가 유지 중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국내에서 방위산업과 전략물자 측면에서 비스무트와 안티모니를 안정적으로 공급 가능한 거의 유일한 기업”이라며 “이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핵심 자산”이라고 말했다.

비스무트는 4세대 소형 원자로와 원자력 잠수함에 쓰이는 전략물자로, 수출할 때 건별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매우 중요한 품목이다. 유럽연합(EU) 역시 전략 원자재로 선정한 상태다.

또한, 비스무트는 국제 환경규제로 황동 제품에 연 사용이 제한되면서 연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에 대비해 전자업계에서도 네오디뮴 자석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고려아연은 연간 약 900톤(t)의 비스무트를 생산해 국내 방위산업을 포함한 주요 산업에 이를 공급하고 있다.

안티모니는 섬유, 플라스틱, 전자기기의 불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물질이다. 국내 안티모니 시장의 규모는 연간 4000톤으로 고려아연이 60%를 책임지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안티모니와 함께 갈륨, 저마늄을 전략물자로 지정하고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중국의 안티모니 수출 통제를 나섰음에도 국내 영향이 적었던 것은 고려아연이 기존 시장의 60%를 공급하고 있어 추가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영풍과 투기자본 MBK파트너스가 이러한 전략광물자원을 관리 및 생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방위산업 관계자는 “전략광물자원의 공급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