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회 “갈수록 낮아지는 영상검사 수가…양질 서비스 위협”

입력 2024-10-0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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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못 미치는 영상검사 수가 인상률 개선” 촉구

▲정승은(왼쪽에서 두 번째) 대한영상의학회 회장과 학회 이사들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정승은(왼쪽에서 두 번째) 대한영상의학회 회장과 학회 이사들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국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포함한 영상검사 수가가 10년 이상 인하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영상의학회가 양질의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대한영상의학회는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영상검사 수가 인상률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2012년 CT 수가는 15.5%, MRI 수가는 24% 일괄 인하됐으며, 2017년 추가로 5% 인하됐다. 201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진행한 회계조사에서 영상검사의 원가 대비 보상률이 106.3%로 보고되면서 영상검사는 또 수가 인하의 대상이 됐다. 2024년 3차 상대가치개편에서는 검체·영상 행위에 대해서만 종별 가산을 폐지하는 방식으로 수가 영상검사 수가가 재차 인하돼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15%의 수가 인하가 발생했다.

이충욱 대한영상의학회 보험이사(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추가 가산 없이 환산지수 인상에만 영향을 받는 영상검사의 수가 인상률은 지난 10년간 물가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영상검사 원가는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CT, MRI 영상장비는 고가이고 지속적인 기술 발전과 물가 상승으로 장비 가격도 오르고 있다. 영상 검사를 위해선 의사, 방사선사, 간호사 각 1인 이상의 인력도 필요한데 임금이 계속 상승하면서 인건비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 영상검사 수가는 미국과 비교하면 30% 미만 수준이다. 행위별 수가제를 도입하고 있는 호주 등과 비교해도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영상장비 가동률을 증가시켜 일부 수가 보전이 가능하지만, 이 또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학회는 강조했다. 이 이사는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 하루 14시간 이상 가동해 하루 50명 이상의 검사를 할 수 있지만 이런 운영 방식은 일부만 가능하다. 또 고가 장비의 사용, 높은 인건비, 안전관리 비용 등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추가적인 이익은 높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이사는 “수차례의 수가 인하와 원가 상승으로 영상 검사에 대한 원가 보존율은 지속해서 악화되고 있다”며 “해외보다 매우 낮은 수가가 불필요한 검사 남발로 이어져 환자들이 불필요한 방사선에 노출되고, 영상의학과 의사의 업무량 부담과 인력 부족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 적절한 수가를 책정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 회장(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국내 영상검사와 판독의 질적인 수준이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국내 영상의학전문의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면서 “세계 최상의 접근성과 양질의 서비스를 지속하려면 불필요한 검사의 제한과 적절한 수가 인상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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