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레시피와 초대형 상품…편의점 음식의 한계 어디까지?[Z탐사대]

입력 2024-06-15 07:10 수정 2024-06-1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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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에서 궁금한 것들, 해보고 싶은데 귀찮은 것들, 그리고 '왜 저게 화제가 되는거지?'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Z세대 기자들이 직접 해보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혹시 Z세대 기자들이 해봤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면 언제든 이메일로 제보해 주세요. 늘 환영입니다.

▲여러 편의점을 돌아다니며 구한 오늘의 식사종합세트
▲여러 편의점을 돌아다니며 구한 오늘의 식사종합세트

한때 인터넷 커뮤니티를 휩쓸었던 ‘마크정식’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룹 ‘갓세븐(GOT7)’ 멤버 마크의 팬이 ‘수많은 마크 중 우리 마크가 검색어 결과 상단에 제일 먼저 나왔으면’하는 사랑이 담긴 바람으로 만든 마크정식. 기자 역시 학창 시절에 궁금했으나 용돈만이 수입의 전부인 그때, ‘플렉스’ 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고객이 직접 생각해 내거나 스타들이 유행시킨 레시피를 넘어 요즘은 ‘펀슈머(fun+consumer)’를 노린 각종 신상과 기존의 상품을 크게 많이 모아 출시한 점보 상품도 인기다. 간단하고 편리한 이미지만 가진 편의점의 시대는 지났다. 주기적으로 편의점을 ‘터는’ 사람이 늘었고 신상만 따로 모아 매주 소개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도 적지 않다.

오늘 ‘Z탐사대’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편의점 정식’과 ‘점보 상품’을 직접 먹어봤다. 레시피와 상품을 하나씩 살펴보고 하루 한 끼 식사로 적당한지, 가격이나 양을 살펴보고, 유명하고 참신한 만큼 사 먹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등을 동료 기자들과 함께 직접 확인해 봤다.

"2%가 아쉽다" 영훈미담정식

더보이즈의 ‘덥뮤다’ 비주얼 멤버로 유명한 영훈. X(구 트위터)에서 영훈 팬인 친구를 둔 한 유저가 #영훈미담(SNS에서 누군가를 칭찬할 때 쓰는 #○○미담이라는 유행어)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그 레시피를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레시피는 간단하다. 먼저 컵 불닭볶음면을 준비한다. 뜨거운 물로 면을 데친 후 물을 조금 남긴다. 소스를 넣고 잘 섞어준 뒤 전자레인지에 1분 돌린다. 섞고 돌리는 이 과정을 3번 반복한다. 총 3분을 전자레인지 속에 있다 나온 불닭을 먹으면 된다.

한 기자는 군대에서 컵라면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었던 기억이 난다며 반가워했으나, 이내 실망감을 드러냈다.

▲평가 최대 별점이 2점에 그친 영훈미담정식.
▲평가 최대 별점이 2점에 그친 영훈미담정식.

한종욱 기자(): 면발이 촉촉해져서 좋긴한데… 손이 가지는 않네. 굳이 돌려먹어야 하나?

이재영 부장(): 뭔가 아쉽다.

나병주 기자(): 면은 확실히 부드러운데 메리트는 못 느끼겠어요. 1분만 돌리면 조금 더 나으려나?

장대명 부장(): 흠… 이건 뭐야? 두 번 먹고 싶지는 않은 맛이네.

김명진 기자(): 확실히 여기에 치즈나 생 노른자를 올려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긴 해요. 아니면 까르보불닭? 면이 두꺼워서 이 레시피의 장점을 살릴 수 있겠는데요? 지금은 저도 맛있다고는 못 하겠어요.

방탄소년단 뷔가 추천하는 편의점 최애 조합?

섞어 먹고 돌려먹는 등의 방식이 적용되는 다른 레시피들과 달리, 비교적 단순하다. 방탄소년단(BTS) 뷔가 ‘유퀴즈’에 출연해 제일 좋아하는 맛으로 언급한 참치마요 삼각김밥 큰 사이즈에 스파게티, 반숙란을 먹는 식이다. 뷔는 아침밥으로 먹는다고 고백했다.

: 아침보다는 점심으로는 딱이다. 아침에 먹으면 든든이 아니라 더부룩이 될 듯.

: 반숙란에 참치마요 삼각김밥. 이 정도면 딱 좋을 것 같아요. 라면까지는… 아이돌들은 활동량이 많으니까 이 정도를 아침에 먹는 게 괜찮았던 거 아닐까요?

: 포만감 면에서는 1등일 것 같은데요. 맛있는 메뉴만 모아놓은 조합이라 또 먹어볼 의향 있습니다.

: 사실 메뉴 자체는 너무 흔하잖아. 뷔가 먹었다고 하니까 괜히 더 맛있어 보이기는 하다.

: 이건 맛없기도 힘들지. 그치만 평범해.

"맵찔이도 걱정없다" 조진세 스불면(스파게티+불닭볶음면)

개그맨 조진세가 ‘(컵라면을) 거의 다 섞어 먹어봤는데 이 두 개가 정말 베스트’라며 강력 추천한 레시피다. 불닭볶음면과 콕콕콕 스파게티를 각각 섞어준 후 합쳐서 다시 비벼주면 된다. 그가 강조한 대로 스파게티 속 건더기까지 빠짐없이 넣고 한입 가득 먹어봤다.

▲하나씩 섞은 후 합쳐주면 된다.
▲하나씩 섞은 후 합쳐주면 된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두 명에게 반응이 가장 좋았다.

: 불닭볶음면은 매워서 못 먹는데, 이건 스파게티가 중화를 시켜주니 맛있게 먹을 수 있네.

: 매콤달콤하고 맛있는데, 잘 섞어야 할 것 같아요. 아래쪽은 스파게티 맛밖에 안 나는데요?

: 스파게티 라면 맛이 변했나? 이것보단 불닭에 공화춘을 섞어 먹으면 훨씬 맛있는데.

: 리뉴얼 됐을거예요. 전 스파게티 라면을 안 좋아하는데, 이건 나쁘지 않아요.

: 앞에 두 개 보단 확실히 맛있네. 너무 맵지도 않고.

바나나우유의 변신…뚱바라떼

혼자서 야무지게 음식을 해먹기로 유명한 개그우먼 이국주. 그가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만들어 먹어 유명세를 탄 레시피다. 원래는 에스프레소 샷을 내려 먹어야 하지만, 인터넷에서 본 레시피를 활용해 헤이즐넛 커피를 섞어 먹기로 했다.

▲바나나우유와 커피를 2:1 비율로 섞어주었다.
▲바나나우유와 커피를 2:1 비율로 섞어주었다.

Z세대 기자들에게는 호평을 얻었다.

: 달달하고 맛있어요. 헤이즐넛 맛이 진하면 더 맛있을 것 같은데요?

: 물 탄 편의점 커피 말고 진짜 샷만 넣어서 먹으면 훨씬 맛이 풍부해질 듯. 이런 라떼는 맛없기 힘들죠!

: 달달하고 먹을 만하다.

: 난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것 같아. 바나나우유도 커피도 뭣도 아닌.

: 오늘 먹은 음식 중 가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겠다.

다음은 가성비를 넘어 갓성비를 자랑하는 '점보' 시리즈를 살펴봤다. CU의 슈퍼 라지킹 삼각김밥이 궁금했으나 단종돼 구하는 데 실패했다. 대신 핫한 다른 시리즈들을 시식해 봤다.

냉면을 사면 세숫대야를 준다고?…유어스 세숫대야냉면

먼저 세숫대야 냉면이다. 릴스와 먹방으로 인기를 끌어 기자도 친구들에게 함께 먹자는 무리한 요구(?)를 몇 번 받은 적이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8인분 양의 냉면에 세숫대야까지 주는 세트인데, 어마어마한 양에 구매 전부터 부담스러움과 걱정이 앞섰다. 만들면서 조금 막막했으나 먹어보기로 했다.

▲원래 냄비에 면을 끓여야하지만, 아무래도 제약이 있었다. 물을 팔팔 끓여 부은 후 잘 풀어 3분 정도 두니 익었다. 찬물로 잘 헹군뒤 육수와 물을 넣고 있다.
▲원래 냄비에 면을 끓여야하지만, 아무래도 제약이 있었다. 물을 팔팔 끓여 부은 후 잘 풀어 3분 정도 두니 익었다. 찬물로 잘 헹군뒤 육수와 물을 넣고 있다.

김 기자를 제외하고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 면이 생각보다 질기지 않고 먹을만하다. 맛있는데?

: 이거 맛도 퀄리티도 너무 괜찮은 것 같아. 양이 너무 많은 게 함정이지만...

: 첫입은 그냥 그랬는데 면도 맛있고 먹을수록 괜찮은 것 같아요. 육수 간 조절은 잘 해야 할 듯.

: 의외로 괜찮고 맛도 있어. 그런데 먹어도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느낌? 면이 면을 부른다...

: 저는 별로. 대용량으로 하다 보니 면 식감도 좋지 않고 냉면 맛도 많이 안 느껴지는데요? ‘진짜 냉면’이 먹고 싶어졌어요.

비비고 김이 신의 한수?…틈새비김면

두 번째는 틈새비김면이다. 비비고 직화 참기름 김과 함께 라면 8개, 비빔면 소스와 틈새라면 스프가 포함돼 있다. 기존 새콤달콤 소스에 틈새라면만의 매콤함을 약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이것 역시 양이 많다 보니 익히고 면을 찬물로 헹구는 것, 잘 섞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사무실에 새콤한 비빔면 냄새가 진동했다.
▲사무실에 새콤한 비빔면 냄새가 진동했다.

이투데이 시식단에는 ‘맵찔이’가 많아 라면 스프를 따로 넣지 않았다. 사실은 조금 먹고 넣어볼 의향이 있었으나 비김면 제조담당 나 기자가 잊어버렸다.

: 김이랑 먹었을 때는 맛있다. 다만 이 많은 면에 김 양이 비례하지 않아서 아쉽네.

: 그냥 비빔면을 여러 개 합치고 김을 더해서 먹는 맛인데.

: 김이 맛있는 건가? 확실히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맛있고 계속 들어가는데요?

: 맛은 그냥 그렇네. 냉면은 맛있었는데. 장점은 많은 양?

: 맛은 확실히 있어요. 저는 먹은 것 중에 제일 나은데요? 김이 신의 한 수!

: 대학생들 MT 갈 때 좋을 것 같은데, 어때?

: 대학생이 봤을 땐 아닌 것 같아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기자들에게 ‘점보 시리즈’를 돈주고 사 먹을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다.

: 비김면은 기존 비빔면과 비교해 봤을 때 맛의 큰 차이를 못 느끼겠고, 가격도 봉지라면이 더 싸지 않나? 냉면 같은 경우는 면이 전부 따로 들어 있으니 육수만 잘 소분해서 두고두고 먹어도 될 것 같긴 해.

: 요즘 평양냉면 먹으러 가면 식당에서 냉면 한 그릇이 1만5000원씩 하는데 8인분에 이 정도 가격이면 우리 4인 가족이 가성비 있게 한 끼 먹기에 좋을 것 같아. 세숫대야도 주는 게 맘에 들어. 근데 공통적으로, 막 배가 부른 것도 아닌데 조금 먹다 보면 손이 잘 안 가.

: 꼭 이게 아니더라도 요즘 다른 마트에서도 세숫대야 같은 거 가끔 증정용으로 줘요. 개인적으로는 맛을 떠나서 둘 다 절대 사 먹고 싶지 않아요. 이렇게 많은 양의 음식을 먹고 싶지 않아...

: 비김면은 따지고 보면 가성비가 그닥 좋지는 않아요. 친구들과 모였을 때도 몇 개 든 봉지를 따로 사서 먹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냉면은 맛있어서 혹시나 눈에 보인다면 고민해 볼지도?

: 둘 다 썩… 일단 맛은 괜찮아요. 그치만 양도 많고 물려서 몇 명이 붙어도 다 먹지 못할 것 같아요. 지금도 처치 곤란 상황이 된 데다가 환경오염이 너무 심한데요?

▲시식단 기자들이 메긴 별점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시식단 기자들이 메긴 별점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고물가 따라 치솟는 점보제품의 인기

릴스와 쇼츠에서 봤던 먹방용 점보 시리즈와 연예인들의 레시피를 이용해 각종 편의점 음식을 직접 먹어봤다. 독자들은 이 중 몇 개나 먹어봤는지, 먹어볼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

셀럽의 이름이 붙은 특별한 레시피는 팬들을 주축으로 SNS상에서 번져나가는 인기가 특징이다. 영훈미담정식의 경우 현재 재게시 횟수 1만 회 이상을 기록하고 영훈이 팬 소통 커뮤니티에서 직접 언급할 정도로 유명하다. 뷔의 레시피도 각종 쇼츠와 글 등으로 먹방 인증이 올라올 정도로 팬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영훈정식을 즐겨 먹는다는 한 대학생(22)은 “복잡한 조리 방법이나 비싼 재료 없이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매운 라면이 먹고 싶을 때마다 기존 조리법에 토핑만 다르게 해서 먹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 팬덤이 없는 ‘초거대’ 상품들은 어떨까? 틈새비김면은 지난달 11일 출시된 이후 이달 5일까지 20만개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점보 용기면 시리즈 3종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말 기준 300만 개를 넘어섰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유튜브의 챌린지성 먹방’이 점보라면 개발의 시작이었다. 높은 인기의 이유를 “훌륭한 맛과 함께 SNS에 올릴 만한 재미 요소까지 갖춘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라면이나 냉면 외에도 삼립의 크림대빵, 넷플릭스 점보 팝콘 등 대용량 제품은 어디서든 흔하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점보 상품은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고객층에게 인기다.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전월 대비 0.1%, 작년 같은 달 대비 2.7% 올랐다.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체감되는 물가 상승에 많은 양을 우선시하는 추세다. 물론 이런 제품들이 마냥 싼 편은 아니다. 그러나 서울에서 냉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이 1만 750원까지 올라 더 이상 가벼운 한 끼로 여길 수 없는 정도가 됐다. 세숫대야냉면 같은 경우 돈을 조금만 더 보태고 훨씬 많은 양의 냉면을 맛볼 수 있는 점을 본다면 고물가 시대에 일종의 대안은 될 수 있다.

한때는 적은 양을 먹는 ‘소식좌’가 유행했으나 이제는 ‘초대형’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1인 가구의 증가세와는 다르게 ‘크기도 양도 몇 배’인 음식이 인기인 아이러니. 앞으로도 이런 유행이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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