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두더지 게임

입력 2024-04-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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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투자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틈타 투자자를 현혹하는 업체들의 행태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우려된다.

“비트코인은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이제 이 코인에 투자해야 백만장자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한 코인 업체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상대로 진행하는 사업 설명회에서 들은 말이다.

과거 문방구를 지나가면 두더지 게임기가 더러 있었다. 돈을 넣으면 두더지가 무작위로 올라온다. 이용자가 올라오는 두더지를 망치로 내려쳐 점수를 얻는 방식의 게임이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 모습은 두더지 게임과 같다. 코인 투심이 회복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관심과 돈이 모여드는 추세다. 이름 모를 업체들은 투자자 돈을 노리고 두더지처럼 고개를 내밀고 있다.

서울 강남역 일대를 돌아다니면 익명의 코인을 홍보하는 광경이 자주 목격된다. 멋진 수트 차림의 담당자가 카페에서 대여섯 명의 사람을 모아놓고 홍보하는 모습이다. 대개 우리 코인이 어디 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니 미리 사둬야 차익을 볼 수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코인 채굴 불법 다단계, 코인 발행 불법 다단계 등 가지각색의 모습을 띤다. 문제는 가상자산 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만큼, 한 방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악용한다는 데 있다. 급상승하는 코인에 올라타지 못한 투자자들은 조바심을 내기 마련이다. 자신들의 코인이 인생을 바꿀 마지막 기회인 양 투자자를 꾀어내는 업체들에게 최근 가상자산 시장 상승세는 좋은 미끼다.

이런 업체들이 투자자를 모집하는 행태는 몇 년 전 코인 업계를 처음 취재하기 시작한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불장 당시 성행했던 방식을 그대로 가져왔다. 스스로를 글로벌 대기업이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업체도 발견된다. 기본적인 회사의 형태도 갖추지 못한 곳이 태반이다.

코인 업계에는 DYOR(Do Your Own Research)이라는 격언이 존재한다. 투자자가 상품에 대해 직접 알아보고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불법 코인 다단계 업체인지 검증하고 처벌할 능력이 부족하다.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아직 보완해야 할 내용들이 많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때문에 당장은 투자자 당사자의 대응이 중요하다. 돈을 넣은 당사자인 만큼 망치도 스스로 내려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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