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만 찾은 신세계 ‘스위트 파크’…MZ·외국인까지 ‘대기번호 필수’ [가보니]

입력 2024-03-18 13:30 수정 2024-03-1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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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팝업 덕에 아침부터 오픈런 행렬...일부 매장 케이크, 한 시간만에 완판

“세븐틴 팝업스토어 온 김에 ‘스위트 파크’도 갈려구요. 아침 8시에 왔는데 대기번호 400번이네요. 팝업에선 원우 키보드랑 호시 키링을 살 예정이에요.”

17일 오전 초등학생 딸과 함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에서 만난 김도연(40) 씨의 말이다. 그의 손에는 박명수 케이크로 유명한 ‘키친205’ 상자가 들려 있었다.

해외 유명 디저트부터 한국 노포 빵집까지 한데 모은 스위트 파크는 지난달 개장 이후 이날까지 총 140만 명이 찾을 정도로 ‘F&B(식음료)계 최고의 핫 플레이스이자 디저트 성지로 급부상했다. 벨기에 왕실 초콜릿 ‘피에르 마르콜리니’와 프랑스 파리의 줄 서는 빵집 ‘밀레앙’ 등 손꼽히는 해외 브랜드의 국내 1호점을 비롯해 국내외를 대표하는 40여개 디저트 매장이 입점해 있다. 영업면적 5300㎡(약 1600평) 공간으로, 신세계 강남점 식품관 전면 새 단장 프로젝트 중 처음 공개된 구역이기도 하다.

스위트 파크의 방문객 수에 탄력이 붙은 것은 이달 12일부터 25일까지 ‘아티스트-메이드 컬렉션 바이 세븐틴(Artist-Made Collection by SEVENTEEN)’ 시즌 2 팝업 스토어가 같은 층에 들어선 영향도 크다. 이곳은 아이돌 그룹 ‘세븐틴’ 멤버들이 직접 기획한 상품(굿즈)를 판매하는 공간이다.

▲17일 ‘아티스트-메이드 컬렉션 바이 세븐틴(Artist-Made Collection by SEVENTEEN)’ 시즌2 행사장을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다.  (문현희 기자 hh22@)
▲17일 ‘아티스트-메이드 컬렉션 바이 세븐틴(Artist-Made Collection by SEVENTEEN)’ 시즌2 행사장을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다. (문현희 기자 hh22@)

평소 맛집도 세븐틴도 좋아하는 터라, 개점 시간에 맞춰 이날 신세계 강남점으로 향했다. 11시15분 경 세븐틴 팝업스토어 오픈런은 이미 시작된 상태였다. 입구에 놓인 대기 키오스크에는 895팀이 등록을 해둔 상태라, 대기 줄 없이 바로 입장은 언감생심이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스위트 파크를 찾았다. 최초 목적지는 ‘딸기밭 케이크’로 유명한 ‘키친 205’. 그런데 진열장은 텅텅 비어있었다. 아쉬운 표정을 짓자, 인기 상품인 미니 케이크 50개는 오픈 후 한 시간이 채 안돼 완판됐다고 점원이 귀띔해줬다.

▲17일 소금빵 가게 '베통' 주변에 설치된 대기 마감을 알리는 팻말.  (문현희 기자 hh22@)
▲17일 소금빵 가게 '베통' 주변에 설치된 대기 마감을 알리는 팻말. (문현희 기자 hh22@)

이번엔 소금빵 맛집으로 유명한 ‘베통’으로 이동했다. 역시나 여기도 허탕이다. 직원 함윤아(29) 씨가 “9시 40분부터 오픈 런이 시작됐다”며 “개장 15분 전에 이미 1차분 물량 대기가 끝났다”고 했다. “2차분 판매 대기 줄 마감”이라는 팻말도 애초 2차분 판매 예정 시각보다 22분 이르게 설치됐다.

1차 판매 때 원하는 빵을 못산 이들이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다른 식당의 식사 예약을 기다리다 빵집도 들렀는데 결국 못샀다”며 “고속버스터미널 옆이라 서울 외 지역민들도 많이 오는 것 같다”고 했다.

신세계 강남점을 찾은 지 4시간이 지난 오후 2시 40분. 세븐틴 팝업 스토어에서 “입장해 달라”는 카카오톡 알림 메시지가 왔다. 매장은 굿즈를 선점하려는 팬들로 붐볐다. 친구와 함께 온 이수빈(15) 양은 “인터넷으로 사면 (배송을) 오래 기다려야 해 직접 사러 왔다”며 “사은품 엽서도 꼭 받을 것”이라며 설레는 표정을 보였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온 김모(15) 양은 “새벽 4시30분에 도착해 대기번호 80번을 받았다”며 “그동안 용돈을 모아서 오늘 굿즈만 17만 원어치 샀다”고 웃었다.

외국인 팬들도 많았다. 전날 입국했다는 일본인 케이코(48)는 “세븐틴 굿즈를 살 겸 한국 여행을 왔다”며 “신세계 강남점에서 특히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었다”고 전했다. 기자도 원하는 굿즈를 몇개 골랐지만, 계산도 쉽지 않았다. 20분 대기줄을 선 뒤에야 겨우 물건을 구매할 수 있었다.

▲17일 ‘아티스트-메이드 컬렉션 바이 세븐틴(Artist-Made Collection by SEVENTEEN)’ 시즌2 행사장 방문객들이 계산대 앞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  (문현희 기자 hh22@)
▲17일 ‘아티스트-메이드 컬렉션 바이 세븐틴(Artist-Made Collection by SEVENTEEN)’ 시즌2 행사장 방문객들이 계산대 앞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 (문현희 기자 hh22@)

신세계 강남점을 방문한 지 4시간여 시간은 ‘기다림의 연속’이었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취하게 되는 달콤한 디저트의 맛과 행복을 즐기는 이들은 확실히 많았다.

이런 수요를 노린 신세계백화점의 전략은 제대로 통했다. 백화점 측이 스위트 파크 오픈 이후 한 달 간 강남점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디저트 매출은 201%, 식품 전체 매출은 50% 가까이 늘었다.

집객 효과도 강력했다. 하루 평균 4만 7000여명이 다녀갔고, 디저트 고객 중 이전까지 강남점 구매 이력이 없던 ‘신규 고객’은 작년보다 90%나 늘었다. 특히 신규 고객 가운데 절반 이상(54%)이 20~30대로 ‘MZ 세대’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 기존 고객을 합쳐 20대 매출은 전년 대비 295%, 30대는 138% 오르는 등 젊은 고객들이 몰려든 것이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디저트는 다른 품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방문객 유입

효과가 크다”며 “예쁜 디저트 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면 다른 소비자의 관심을 자극해 구전 효과가 발생한다”며 신세계백화점의 디저트 마케팅의 성공 방정식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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