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소 쥐고 서울 땅 밟은 린가드, 기성용과 ‘명가’ 재건할까

입력 2024-02-0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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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FC서울 입단을 준비하는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FC서울 입단을 준비하는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리부는 사나이’ 제시 린가드가 한국에 등장했다. 그것도 단소와 함께.

린가드는 5일(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검정 모자와 트레이닝 복 차림으로 입국장에 나타난 린가드는 그를 환영하는 수많은 인파 앞에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린가드는 ‘제시’를 외치는 팬들에게 다가가 사인과 기념 촬영 등 짧은 팬서비스 시간을 가진 뒤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린가드가 한 팬에게 한국 전통 관악기인 단소를 선물 받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를 두고영국 매체 ‘더 선’도 “린가드는 FC서울 이적을 위해 한국에 도착했을 때 몰려든 팬들로부터 기이하게도 단소(매체는 플루트로 표기)를 건네받았다”고 보도했다.

프리미어리그 스타가 K리그에?…“린가드, FC서울 온다”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가상의 제시 린가드 모습. (출처=파브리시오 로마노 SNS 캡처)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가상의 제시 린가드 모습. (출처=파브리시오 로마노 SNS 캡처)
‘세계 최고의 리그’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던 린가드의 한국행은 K리그 입성때문이다.

린가드는 이날 인천공항에 도착하기에 앞선 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비행기에 자신의 브랜드인 ‘JRINGZ(제이링즈)’ 가방이 위탁되는 사진을 올렸다. ‘스냅샷’에는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있는 사진도 게시하며 한국행을 직접 알렸다.

앞서 영국 매체 ‘스카이 스포츠’와 ‘BBC’ 등도 “린가드가 FC서울로 이적을 코앞에 두고 있다”고 알렸다. 계약의 세부 사항까지 전해졌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린가드와 FC서울은 2년 계약을 구두로 합의했으며, 1년 추가 옵션도 별도로 있다. 구두 합의를 마친 만큼 6일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하고 오는 7일 계약서에 서명, 8일에는 입단식과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BC는 “린가드는 서울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후 전지훈련 중인 일본 가고시마에 참여할 예정이다”며 “상당히 큰 규모의 계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피리 부는 사나이’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는 제시 린가드. (로이터/연합뉴스)
▲‘피리 부는 사나이’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는 제시 린가드. (로이터/연합뉴스)
맨유 통산 232경기 35골…누가 뭐래도 ‘성골’

린가드가 FC서울로 오게 될 경우 K리그 역사상 가장 이름값이 높은 외국인 선수가 된다. 1992년생으로 현재 31살인 린가드는 ‘명문’ 맨유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맹활약했다.

펜케스 유나이티드에서 처음 축구를 접한 린가드는 2000년 맨유 유스로 입단했다. 2011년 성인팀으로 콜업된 린가드는 2012시즌 레스터 시티, 2013시즌 버밍엄 시티, 2014시즌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2015년 더비 카운티로 임대를 마치고 왔다.

이후 맨유에서 통산 232경기에 출전해 35골 21도움을 올리며 전성기를 보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는 A매치 32경기에 출전하며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진출에 일조했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활약한 제시 린가드. (AP/연합뉴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활약한 제시 린가드. (AP/연합뉴스)
린가드는 오랜 임대 생활을 마치고 팀에 녹아든 2015-16시즌부터 리그 20경기 이상을 출전하며 주전으로 거듭났다. 린가드는 루이스 판 할 감독 밑에서 해당 시즌 공식전 40경기에 출전하며 6골 4도움을 기록했다.

린가드는 2016-17시즌 새 사령탑 조제 모리뉴 감독 밑에서도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다. 린가드는 후안 마타, 헨릭 미키타리안보다 왕성한 활동량과 전방 압박 능력을 인정받아 해당 시즌 공식전 42경기에 출전해 5골 3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8-19시즌 찾아온 부상과 경쟁자인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영입으로 점차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다. 2019-20시즌에는 마지막 경기엔 38라운드가 돼서야 리그 첫 골을 기록했다. 린가드는 결국 2020-21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웨스트햄으로 임대 이적을 떠났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제시 린가드. (AP/연합뉴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제시 린가드. (AP/연합뉴스)
웨스트햄 임대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린가드는 웨스트햄에서 6개월간 16경기만 뛰고도 9골 5도움을 기록했다. 사실상 ‘에이스’로 활약하며 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행을 주도했다.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설득으로 맨유로 돌아왔지만, 필드보다 벤치에 더 오랜 시간을 보낸 린가드는 결국 2022년 7월 노팅엄 포레스트로 떠났다.

하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20경기 2골2도움에 그친 린가드는 시즌이 끝난 뒤 방출됐다. 2023년 6월부터 자유계약신분이 된 린가드는 이번 시즌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2023년 방출 뒤 개인 훈련만…이적설 끝 최종 행선지는

현재 린가드는 개인 훈련만 소화 중이다. 지난해 8월 중 미국 MLS 인터 마이애미에서 훈련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최근 자신의 SNS에 혼자 훈련하는 영상들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여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에티파크에서 훈련했던 린가드는 사우디 리그 이적에도 실패했다. 외국인 선수 제한 문제와 높은 주급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

바르셀로나 이적설도 나왔다. 하지만 사비 에르난데스 당시 감독은 지난 여름 “미드필더 파블로 가비가 부상을 당해 새 선수 영입이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이적설을 일축했다.

▲제시 린가드가 자신의 SNS에 서울행 비행기 탑승을 알리고 있다. (출처=제시 린가드 SNS 캡처)
▲제시 린가드가 자신의 SNS에 서울행 비행기 탑승을 알리고 있다. (출처=제시 린가드 SNS 캡처)
린가드의 차기 행선지를 두고 많은 전문가는 사우디, 바르셀로나, 에버튼행을 거론했다. 하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1년여 간의 긴 휴식기 끝에 K리그 명문 구단인 FC서울을 선택하며 수많던 이적설에 마침표를 찍었다

‘명가’ FC서울, 린가드·기성용 베테랑 조합으로 부활할까

한때 K리그를 호령했던 FC서울은 지난 시즌 사상 첫 유료 관중 40만 명을 돌파한 인기 구단이다. 하지만 4년 연속 파이널B에 머물며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이에 1월 ‘지략가’ 김기동 감독을 영입하며 명가 재건을 선언한 바 있다.

김기동 감독은 2020시즌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며 K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명감독 중 한 명이다. 그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없었다면 여기에 없었을 것이다. 두렵고 부담이 컸다면 서울을 택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성적이 좋아야 서울다움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FC서울 김기동 감독이 1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FC서울 김기동 감독이 1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국 후아힌에서 1차 동계전지훈련을 마무리한 서울은 지난 4일 일본 가고시마로 2차 동계전지훈련을 떠났다. 김기동 감독은 “프로로서 체력적이고 정신적인 부분은 당연히 갖춰야 할 기본이다”라며 “처음 온 만큼 조합에 신경쓰며 방향성에 대해 선수들과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명가 재건을 노리는 서울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전력 보강을 노리고 있다. 최근 외국인 선수 윌리안을 완전영입했고 ‘레전드’ 기성용과도 재계약을 체결했다.

‘더선’은 “린가드가 EPL에서 수년간 활약한 기성용의 소속팀으로 간다”며 기성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서울에는 EPL 출신 미드필더 기성용이 있다. 기성용은 스완지시티와 뉴캐슬에서 뛰었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은 서울에서 총 7년을 뛴 레전드다. 기성용은 2006년 17세 나이로 서울에서 데뷔했다. 그는 2009년까지 주전 선수로 활약하며 8골 12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베스트일레븐에 2008시즌, 2009시즌 2년 연속으로 선정됐고, 2009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셀틱FC로 이적한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에서 뛰며 맹활약했다. 2020년에는 11년간의 유럽 생활을 끝내고 복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서울로 돌아왔다. 기성용은 서울에서 통산 207경기 15골 20도움을 기록했다.

베테랑에 접어든 린가드와 기성용의 호흡에도 관심이 쏠린다. 린가드의 이적 협상이 마무리된 후, 다음 시즌부터 ‘명가’를 재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2년 10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1차전 FC서울과 전북 현대 경기. 선취골을 넣은 서울 기성용이 코너킥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10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1차전 FC서울과 전북 현대 경기. 선취골을 넣은 서울 기성용이 코너킥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FC서울 입단을 준비하는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FC서울 입단을 준비하는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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