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순위도 뒤집은 전기차 악몽…테슬라, 지금이라도 팔까요? 더 살까요? [이슈크래커]

입력 2024-01-29 16:34 수정 2024-01-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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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뉴시스)
전기차 업체 주가에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선두 업체 테슬라 주가가 최근 하루 만에 10% 넘게 급락한 가운데 루시드, 리비안 등 다른 주요 전기차 업체 주가도 동반 하락했는데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투자자들의 우려에 불을 붙인 탓으로 풀이됩니다.

25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일보다 12.13% 하락한 182.63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전날 테슬라가 발표한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돈 데다가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진 않다는 분석이 나오면서인데요. 지난해 4분기 테슬라 매출은 1년 전보다 3% 증가한 251억6700만 달러(약 33조5224억 원)를, 주당순이익(EPS)은 0.71달러(약 946원)를 기록했습니다.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입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억6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7% 급감했는데요. 영업이익률은 8.2%로 전년 동기 16% 대비 반토막 났죠. 금융사들도 테슬라 주가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는데요. 주가가 급락하면서 세계 최고 부자 순위가 바뀌었고, 주식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왔습니다. 국내 투자자들도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 관심은 한곳에 쏠렸습니다. 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냐는 거죠.

▲지난해 9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주차장에 테슬라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AP/뉴시스)
▲지난해 9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주차장에 테슬라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AP/뉴시스)
어닝 쇼크에 올해 전망도 회의적…“자동차 판매 성장률, 작년보다 낮아질 수도”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건 여러 이유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됩니다. 중국 경기 침체, 유럽 보조금 삭감에 따른 전기차 수요 부진과 과잉 공급에 따른 경쟁 심화로 채산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이죠.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낸 부분은 올해 전망입니다. 테슬라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2024년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2023년에 달성한 성장률보다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는 콘퍼런스콜에서 “우리가 관찰한 바로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회사들”이라며 “무역 장벽이 없다면 그들은 전 세계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회사들을 거의 괴멸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가에서는 부진한 성적, 반토막 난 영업이익률 외에도 머스크가 연간 인도량 등 성장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해까지 최근 수년간 연평균 성장률 40~50%를 제시해왔는데, 이번에는 연간 인도량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함께 투자자들의 우려를 심화한 거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테슬라 차량의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테슬라 차량의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월가, 잇따라 목표 주가 낮춰…“기차 사고” 비유도

월가에서는 테슬라 주가를 경쟁적으로 내려 잡았습니다.

댄 아이브스 웨드브시 연구원은 이번 테슬라의 실적 발표를 ‘기차 사고’에 비유했습니다. 머스크가 투자자들에게 마진 구조 변화나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테슬라의 전략을 설명하지 못했다는 걸 지적한 겁니다.

그는 향후 가격 인하 조치가 이어지면서 테슬라의 마진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이에 따른 테슬라의 12개월 목표주가도 기존 350달러에서 315달러로 낮췄죠. 전반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도 테슬라 수요는 탄탄하다고 낙관적 전망을 내비친 이달 초와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바클레이즈도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주당 225달러로 10%가량 낮췄습니다. 이 회사는 “걱정만큼 나쁘지는 않다”면서도 “하방 위험이 강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투자은행(IB) UBS 역시 225달러로 목표 주가를 하향하면서 “투자자들이 테슬라를 추가 매수할 이유가 거의 없다”고 관망세를 권고했습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는 주당 300달러에서 297달러로 목표주가를 낮췄고, 골드만삭스는 단기적 역풍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주당 220달러의 목표주가를 제시했죠.

JP모건체이스(JP모건)는 테슬라에 대한 ‘매도’ 투자 의견과 함께 130달러의 목표 주가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올해 28%가량 폭락한 테슬라 주가가 30%가량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뜻인데요. JP모건은 테슬라의 연이은 가격 인하로 순익 전망치는 60%가량 급락했지만, 주가는 15개월 전과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JP모건은 “전날 투매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주가에는 아직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충분히 있다”고 부연했죠.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AP/뉴시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AP/뉴시스)
“M7서 빠져야”…세계 1위 부호 자리도 내준 머스크

테슬라 주식에 대해선 우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훌륭한 7개 주식(Magnificent 7), 이른바 ‘M7’로 불리는 뉴욕 증시의 대표적인 기술주 목록에서 테슬라가 빠져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25일 테슬라 주가가 급락해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 연초보다 26.48% 하락하는 동안 M7의 다른 기업인 엔비디아는 21.83%, 마이크로소프트는 8.4% 올랐습니다.

미국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는 최근 칼럼에서 “2024년엔 새로운 M7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 최상위에 올라 있는 M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페이스북), 테슬라) 중에서 이들이 가장 먼저 제외할 대상으로 꼽은 기업은 테슬라였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M7의 다음은 어디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7개 기업을 ‘인공지능(AI)의 혜택을 많이 받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구분했습니다. 그러면서 테슬라와 애플을 ‘그렇지 않은 그룹’에 포함했죠. 이미 테슬라는 주가 폭락으로 시총 순으로는 M7에서 밀려났습니다.

최근 주가는 세계 1위 부호도 바꿔놨습니다. 머스크 CEO는 재산 대부분이 테슬라 주식인데요. 주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그의 재산도 급격히 줄어, 프랑스 명품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1위로 치고 올라온 거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6일 기준 아르노 회장의 순자산이 2078억 달러로 머스크 CEO의 2045억 달러를 웃돌았다고 추산했습니다. 전날 테슬라 주가가 실적 악화로 12%가량 폭락, 머스크의 순자산이 180억 달러 줄어든 데 비해 다음 날 LVMH 주가는 실적 호조에 약 13% 급등, 아르노 회장의 순자산이 236억 달러 늘어난 데 따른 겁니다.

아르노 회장과 머스크 다음으로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각각 세계 부호 3~5위를 기록했습니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5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스에서 열린 ‘2022 밀켄 인스티튜트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5월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스에서 열린 ‘2022 밀켄 인스티튜트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저가 매수 기회”…캐시 우드 3200만 달러 담았다

그러나 오히려 테슬라 주식을 대거 매집한 곳도 있습니다. 25일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CEO는 자신의 주력 상장지수펀드(ETF)인 아크이노베이션 ETF(ARKK) 등을 통해 테슬라 지분 약 3200만 달러어치를 사들였다고 공시했죠.

캐시 우드 CEO는 테슬라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향후 3~4년 안에 테슬라 주가가 800%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는데요. 15일 미국 경제 포털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우드는 자율주행차를 감안할 때 테슬라가 세계에서 가장 앞선 AI 회사라며 이같이 주장했죠. 테슬라의 목표가로는 200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그는 2027년까지 테슬라 전체 매출의 47%만 전기차에서 나오고 나머지는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한 로보택시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로보택시 사업이 반복적인 수익 구조로 인해 전기차 사업보다 훨씬 더 높은 마진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 건데요. 테슬라는 높은 수익성, 현금 흐름 확보를 통해 더 많은 성장 영역에 재투자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학개미들의 움직임도 바쁩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5일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를 3032만6183달러어치 순매수했습니다. 다음 날인 26일에도 서학개미 순매수(1597만7922달러)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달 한 달간 테슬라 순매수 규모는 1억6640만804달러에 달합니다. 테슬라 주가 상승에 베팅하고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있지만, 주가는 좀처럼 뛰어오르지 못하고 있죠.

이에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서로를 독려하는(?)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공포가 기회”, “폭락할 때 담자” 등의 의견이 이어지는데요. “저점인 줄 알고 매수했는데 더 떨어지다니”, “지금이라도 손절해야 할지 고민” 등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전기차 판매 증가율 전망치가 현저히 낮아진 데다가, 현대차·기아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저렴한 전기차를 속속 내놓고 있고, 국내 업체들의 원가 절감 노력 확대로 마진 압박 부담까지 상승하는 상황입니다. 테슬라의 실적 부침 전망은 주가에도 당분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와 달리 테슬라 주가는 시장 우려를 충분히 반영했다며, 예전처럼 실적 발표를 계기로 다시 반등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마저도 보수적인 전망치를 제시함에 따라 전반적인 전기차 성장률 기대치가 하락했다”며 “최근 전방 수요 환경 고려 시 여타 완성차(OEM)업체들도 올해 보수적인 전망치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수요 전망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임해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테슬라의 이익률 하락 우려는 지난해 초부터 계속됐다”며 “2023년 회계연도의 분기별 실적 발표가 있을 때마다 테슬라의 주가는 하락했다가 다음 실적 발표 시기까지 회복하는 양상이 반복됐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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