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미의 예술과 도시] 2. 오스트리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입력 2024-01-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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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포럼 대표/유럽문화예술콘텐츠연구소 소장

예술축제에 科技접목…고정관념 깨

문화산업화 성공…도시발전 이끌어

예술가와 공학자 중심으로 출범
세계최대 미디어아트축제로 성장
예술이 기술변화와 혁신 이끌어
...
세계 최고 권위 공모전 함께 개최
작년 한국인 1·2위 휩쓸며 ‘주목’

오스트리아 린츠에 설립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 Linz GmbH) 재단은 세계 최초·최대 규모의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인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를 매년 개최한다. 예술, 기술, 사회의 접점을 찾는 뉴미디어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이 이 재단의 주된 사업이다. 이 재단은 미래박물관(Museum of the Future)과 퓨처랩(Future lab)이라는 연구개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매년 우수한 성과를 펼친 예술가에게는 디지털예술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프리(Prix)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를 1987년부터 수여하고 있다.

세계 첫 전자음악 공연으로 출발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축제인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은 예술과 기술 그리고 사회를 위한 축제라는 모토로 1979년 9월 공업도시 린츠에서 시작되었다. 올해로 45년을 맞이한 이 페스티벌은 처음엔 2년에 한번씩 개최하다가 1986년부터 매년 행사로 변경했다. 오스트리아의 미디어아트 선구자로 불리는 예술가이자 큐레이터, 그리고 미디어이론가인 페테 바이벨과 같은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즐겨한 예술가가 감독을 맡아서 더욱 유명해졌다.

매년 9월에 열리는 이 가을 페스티벌에는 예술가, 과학자는 물론 다양한 연구기관들까지 합세하여 우리의 삶에 예술이 어떤 가치와 영향을 끼치는지 알리고 새로운 미래 예술의 방향성을 대중에게 널리 제시한다. 행사명에서도 보여지듯 최초에는 전자 음악을 발표하는 프로젝트성 공연으로 출발한 이 행사는 20명의 예술가 및 공학자들이 주축이 돼서 출범했다. 그러나 2019년에는 무려 50여개 국가에서 1450여 명의 예술가, 과학자, 엔니지어등이 참여했고, 11만 명이 넘는 전세계 관람객들이 방문하여 성황리에 마쳤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에는 도시 곳곳이 음악과 레이저, 비디오영상프로젝션은 물론 각종 퍼포먼스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다. 예술, 과학기술, 사회의 키워드로 삼자 간 교류를 표방하면서 시작한 이 페스티벌의 비전은 명확했다. 예술이 우리 시대의 사회문화적 기술적 변화의 촉매가 되고 미래에 대한 창의적인 비전과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재단의 비전은 1996년에 창설된 퓨처랩으로 더욱 구체화되었다. 퓨처랩은 학계나 기업에 예술적 솔루션을 제공하고 사회에 구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퓨처랩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전문 연구자와 예술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스팍셀(Spaxels)’을 꼽을 수 있는데 스팍셀은 LED를 탑재한 쿼드콥터를 GPS 컴퓨터로 제어해 하늘에 거대한 3D 입체 영상을 만들어낸다. 2012년 공연에서는 49대의 쿼드콥터가 편대 비행을 해 기록을 세우기도 했으며 각종 이벤트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매년 가을 개최되는 아르스일렉트로니가 외부 전경. 출처: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홈페이지 (http://www.aec.at)
▲매년 가을 개최되는 아르스일렉트로니가 외부 전경. 출처: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홈페이지 (http://www.aec.at)
‘예술·기술·사회’ 삼자교류 추진

‘미래박물관(Museum of the Future)’은 전시 기획 및 운영뿐만 아니라 퓨처랩 연구와 실험 공간, 교육을 위한 강의 및 워크숍 공간을 활용하여 다양한 이용자를 위한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콘셉트의 상설전과 기획전을 통해 최첨단 과학기술과 예술에 대한 체험이 가능해 현지 교육과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4년 기준 15만 명이 다녀간 이 박물관은 예술이 우리 시대의 사회문화적 기술적 변화의 촉매가 될 것이라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비전을 더욱 공고히 확산시키고 있다.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의 우수 예술가 시상식인 프리(Prix) 제도는 오늘의 예술과 과학기술의 경향을 보여주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중요한 행사로 확고히 자리매김을 하였다. 1987년부터 개최된 국제 사이버아트 콘테스트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다. 작년 행사에서 한국 작가들이 상을 휩쓰는 쾌거를 올렸기 때문이다. 2023년 코로나 종식이 선언된 후에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누가 진실을 소유하는가(Who owns the truth?)’라는 주제로 5일간 린츠시 곳곳에서 전시, 좌담회, 퍼포먼스, 콘서트 및 상영회등을 개최하였다.

그중 한국작가인 김아영과 상희(sanghee, 본명 이상희)의 영상작품들이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2023의 최고상인 골든니카(Golden Nica)와 특별상(Award of Distinction)에 선정되어 국내 미술계에서 큰 화두가 되었다.

98개국 3176개의 프로젝트가 제출된 2023년도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한국 예술가들이 1위와 2위를 휩쓸면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한국인 작가가 골든니카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 의미가 더 컸다.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의 국제경쟁 프로그램이자 세계 최고 권위의 미디어아트 공모전이다. 1987년부터 매년 주목해야 할 미디어아트 작가와 그룹, 프로젝트의 작품을 선정해 왔다. 뉴애니메이션아트, 디지털뮤직과 사운드아트, 인공지능(AI)과 라이트아트, U19-create your world 등 총 4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각 부문별로 대상인 골든니카상과 특별상, 영예상을 선정하고 린츠에서 시상식을 개최한다.

▲Say Superstrings 공연 장면(Deep space 8K). 출처 :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홈페이지 (http://www.aec.at)
▲Say Superstrings 공연 장면(Deep space 8K). 출처 :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홈페이지 (http://www.aec.at)
공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탈바꿈

한때 공해의 도시로 악명이 높았던 인구 20만 명의 작은 도시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와 함께 매년 가을이면 1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문화산업도시로 부상하였다. 현재 이 재단은 린츠시는 물론 오버외스터라이히주, 그리고 오스트리아 정부와 몇몇 사립 기관의 재정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과학기술을 도구로 사용함으로써 예술 축제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꾼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예술을 기술과 사회와 엮으면서 문화와 관광산업 분야로까지 확장시켜 도시경제 발전을 이끈 성공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백남준포럼 대표

유럽문화예술콘텐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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