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 통째로 출렁”…일본 7.4 지진 공포 끝나지 않았다 [이슈크래커]

입력 2024-01-02 16:40 수정 2024-01-0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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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일본 혼슈 이시카와현 북쪽 해역의 강진(규모 7.6)으로 동해안에서 최고 85cm 높이의 지진해일(쓰나미)이 관측됐습니다.

일본에서 발생한 강진의 여파로 전날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지진해일 주의보 발령 기준을 넘는 높이의 지진해일이 관측되기도 했는데요. 이날 오후 8시 35분께 묵호에서 85cm, 후포에서도 오후 8시 42분께 66cm높이의 지진해일이 도달했습니다. 국내 해안에 지진해일이 밀려온 것은 1993년 7월 12일 이후 31년 만인데요. 당시 일본 훗카이도 오쿠시리섬 북서쪽 해역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고 동해안으로 최고 2.76m 지진해일이 내습했습니다.

이번 일본 강진의 영향으로 강원도와 동해안 지자체, 해경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해 순찰을 강화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데요.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해일의 높이는 낮아지고 있지만 진원과 가까운 동해안 일대는 불안감이 커진 상황입니다. 강원 동해안에는 1990년대 이후 모두 네 차례 지진해일이 몰아쳐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지각이 변형되면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지진 대비를 위한 철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새해 첫날인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 와지마시에서 한 도로가 갈라져 있다. 이시카와현(일본)/로이터연합뉴스
▲새해 첫날인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 와지마시에서 한 도로가 갈라져 있다. 이시카와현(일본)/로이터연합뉴스
새해 첫날 일본 7.6 강진 발생…한신대지진(7.3)보다 큰 규모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이날 오후 4시 10분께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를 진원으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대규모 정전과 신칸센 등 주요 교통편의 운항 중단이 잇따랐고 10만여 명의 주민들이 대피한 상황인데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규모 9.0)보다는 작지만 1995년 1월 한신대지진(7.3)보다 큰 규모입니다.

이번 지진으로 노토반도 지역에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대형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고 이시카와현에서는 최대 진도 7의 흔들림이 감지됐습니다. NHK는 진도 7의 흔들림은 2018년 9월 훗카이도에서 발생한 지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진원인 이시카와현을 중심으로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피해 상황이 공유되고 있는데요. 한 일본 네티즌은 지진으로 인해 강이 통째로 흔들리는 모습을 공유했습니다. 마치 바다에서 파도가 치는 것처럼 강이 통째로 흔들리면서 거센 물결을 만들어냈습니다. 지진으로 오랜 석등이 쓰러지는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니가타현 산조시의 한 신사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지진이 일어나자 다리를 지나는 물이 심하게 출렁거렸고 석등이 휘청거렸습니다. 석등은 결국 돌다리 쪽으로 쓰러졌습니다.

이외에도 지진으로 인해 바닷물이 빠른 속도로 역류하는 모습도 포착됐는데요. 영상을 올린 네티즌은 “설날에 발생한 이시카와현 지진에 의한 쓰나미로 니가타현 JR나오에쓰역 근처에서 역류 현상이 발생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1983년 규모 7.7의 동해 중부 지진, 1993년 규모 7.8의 훗카이도 남서부 해상 지진과 규모가 비슷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 일대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2일 오후 1시 기준 사망자는 3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번 강진으로 이시카와현의 중심부에 위치한 가와이마치에선 점포와 주택 등 민간인 주거지 100여곳이 불길에 휩싸였으며 주변 도로가 모두 갈라져 2차 피해도 발생한 상황입니다. 구조 당국은 여진이 계속돼 본격적인 피해 규모 파악과 생존자 구출은 2일 밤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강진에 따른 정전과 단수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시카와현에서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4만4700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이시카와현·도야마현·니가타현 일부 지역에서는 단수가 발생해 피해가 가중되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는 노토 반도로 가는 교통편도를 전면 중단했고 공항은 물론 신칸센 등 철도 운행도 중단한 상황입니다.

▲이시카와현 이와지마시의 모습. 화재로 곳곳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시카와현 이와지마시의 모습. 화재로 곳곳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연합뉴스
일 전문가 “일본 강진에 서쪽으로 1.3m 움직였다”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한 이시카와현 노토반도는 그간 지진이 빈발한 지역인 만큼 일본 지진 전문가들은 이번 강진 이후에도 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혼슈 중부 동해를 향해 북쪽으로 뻗어있는 노토반도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 내에서는 최근 수년 사이 지진 활동이 매우 활발히 일어나는 지역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강진의 진원지이기도 한 곳으로 특히 이와지마시는 노토반도 끝 중앙부에 있는 마을로,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 중 하나입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노토반도 북부에서는 2020년 12월께부터 지난해말까지 3년간 특정 지역에서 진도 1이상 지진이 506회 발생했는데요. 지난해 5월에는 규모 6.5 지진이 발생해 최대 진도 6강을 관측했습니다. 7개월여 만에 7.6 규모의 대지진과 함께 진도 7의 흔들림과 대형 지진해일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이번 규모 7.6의 강진으로 노토 반도 끝 중앙부가 서쪽으로 약 1.3m 이동하는 등 상당히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난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2일 일본 국토지리원은 강진 발생 전후 관측 데이터를 실시간 해석한 결과 노토반도 끝 중앙부의 해안 마을인 이와지마(輪島)시가 서쪽으로 1.3m(잠정치) 이동하는 등 이시카와현 주변 지역에서 대형 지각변동이 관측됐다고 밝혔는데요. 이와지마시 주변인 아나미즈마치(穴水町)는 약1m, 스즈(珠洲)시는 0.8m 가량 각각 서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국토지리원은 이번 관측은 정밀 조사에 의한 것은 아니어서 관측지점의 경사 변동 등에 따라 변경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지진과 쓰나미의 원인이 정확히 분석되지 않고 있지만 지진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군발지진 지역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하면서 노토반도에는 이후에도 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단층이 넓게 움직인 것으로 동해 쪽 지진으로는 최대급에 가깝다는 의견을 보였는데요. 니시무라 다쿠야 교토대 방재연구소 교수는 동해 쪽 지진으로는 최대급에 가깝다고 강조했습니다. 니시무라 교수는 “지금까지 노토반도에서 일어난 지진과 매커니즘은 같지만 이렇게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동해 쪽은 단층이 복잡하게 분포해 있기 때문에 하나가 움직이면 주변도 움직여 활동이 활발해지기 쉽다”고 경고했습니다.

▲1일 오후 강릉항 방파제 진입로에서 지진해일 대비 예방순찰을 하고 있는 해경. 출처=동해해양경찰서
▲1일 오후 강릉항 방파제 진입로에서 지진해일 대비 예방순찰을 하고 있는 해경. 출처=동해해양경찰서
동해안 31년 만의 지진해일…동해·남해안 안전지대 아니다

이번 규모 7.6 지진이 발생한 일본 이시카와현 앞바다는 과거부터 강진이 잦은 곳 중 하나로 남쪽 남태평양판과 북쪽 유라시아판과 북미판이 강하게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과거 동해안은 일본 지진 발생 후 큰 해일 피해를 입은 적이 있는데요. 1983년 일본 혼슈 아키다현 근해 발생한 규모 7.7 지진으로 동해안에 최대 2m높이의 해일이 밀려왔고 이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2명이 다쳤습니다.

해저에서 지진이 나거나 화산이 폭발해 발생하는 파장이 매우 긴 파도인 지진해일의 전파 속도는 바다의 깊이에 따라 달라지는데, 수심이 깊을수록 전파 속도는 빠릅니다. 동해는 수심이 약 2km 정도로, 지진해일 전파 속도는 시속 500km 정도입니다. 이번 동해안 지진해일 가운데 최고 높이는 강원 동해시 묵호항에서 오후 8시 35분께 관측된 85cm로, 지진해일주의보 발령 기준을 넘는 수준입니다. 통상 지진해일주의보는 규모 6.0 이상 해저지진이 발생해 우리나라 해안가에 높이 0.5m(50cm)이상 1.0m 미만 지진해일 내습이 예상되는 경우 발령됩니다.

동해에서도 매년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 역시 지진은 물론 지진해일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기상청은 이번 지진에 뒤따르는 본진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앞으로 동해안과 남해안에서 강진과 지진해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2일 오전 기준 지진해일의 높이는 잦아들어 10cm 미만으로 낮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지진해일 주의보 발령 기준은 50cm로 현재 수준은 발령보 기준에서 많이 내려왔긴 하지만 지진해일은 지진 발생 뒤 24시간 넘어 이어질 수 있고 강한 너울로 인해 높은 물결이 계속 유입되고 있어 저지대 침수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추가 지진에 따른 지진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기상청은 지진해일 높이가 낮아지고 있지만 당분간은 해안가에서 주의를 당부했는데요.

지진해일은 지진규모, 거리, 수심과 관련성이 큰데 지진 규모가 클수록, 진앙지와 가까울수록 강해지고, 수심은 깊을수록 전파가 빠릅니다. 특히 동해안은 너울이 심할 때 갯바위나 방파제를 넘을 정도로 높은 물결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만조 때 지진해일이 밀려오면 규모가 작아도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박순천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은 “해일의 높이가 낮아도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지진해일 파고 높이에는 해수면 높이가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진은 대형 재난으로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과거부터 큰 지진이 자주 일어났던 강원도에서 최근 지진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언제 어디서 고강도 지진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정작 지진 대비는 크게 미흡한 실정입니다. 사실상 지진에 무방비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닌 지경인데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난에 대한 최선의 대응책은 철저한 대비뿐입니다. 주요 시설부터 내진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여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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