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차, 러시아 공장 14만원에 매각… 준공 13년 만에 ‘철수’ 엔딩

입력 2023-12-19 17:25 수정 2023-12-2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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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임시이사회 열고 HMMR 지분 매각 승인
처분 금액 2873억, 처분 예정일 이달 28일
현지 점유율 3위까지 차지했으나 결국 철수
‘바이백’ 조항으로 재매입 가능성은 남겨 둬

현대자동차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동을 중단한 러시아 공장(HMMR)을 매각한다. 공장 가동을 시작한 지는 13년만, 가동을 중단한 지는 21개월 만이다.

현대차는 19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러시아 공장(HMMR) 지분 매각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판매하는 지분의 장부상 가치는 2873억 원에 달하지만, 실제 지분 매각액은 1만 루블(약 14만3800원)에 불과하다. 사실상 거의 공짜로 넘겨주는 셈이다. 다만 현대차는 재매입(바이백) 조항을 매각 조건에 넣어 향후 러시아 공장을 되찾을 가능성을 남겨뒀다.

현대차는 1990년부터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뒤 2010년 6번째 해외 생산 거점으로 러시아 공장을 준공했다. 본격적인 생산은 2011년부터 시작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러시아 전용 모델인 ‘쏠라리스’ 등을 중심으로 러시아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 3위권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2020년에는 연간 10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제너럴모터스(GM)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인수하는 등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성장한 러시아 사업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변수를 맞아 결국 철수라는 끝을 보게 됐다.

현재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 업체인 ‘아트 파이낸스(Art-Finance)’와 공장 지분 매각 관련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놓고 막판 조율 중이다. 다만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기존 판매된 차량에 대한 AS 서비스 운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지난해 3월부터 가동 중단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연간 24만5700대를 판매하며 월 2만 대 수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부품 수급과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자 다음 달인 3월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한 뒤 재고로만 판매를 이어왔다. 지난해 연초 1만7000여 대 수준이던 러시아 공장의 판매 실적은 3월 3708대로 급락한 뒤 8월에는 0대까지 떨어졌다. 같은 해 10월 재고 소진으로 1342대가 판매 실적으로 잡히기도 했지만 이후 지난달까지 1년 넘게 판매 실적이 없다. 사실상 완성차 생산 기능을 완전히 잃은 셈이다.

이처럼 공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에 전쟁의 종식 여부도 불투명해지자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9월에는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이 “현대차 공장 인수와 관련해 이미 모든 결정이 내려졌다”며 “인수 기업은 러시아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외에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일찍이 러시아 사업에서 손을 뗐다. 지난해부터 메르세데스-벤츠, 르노그룹,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GM, 포드 등 유럽과 미국은 물론 토요타 등 일본 완성차 기업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반면 현대차는 비교적 긴 시간 고민한 끝에 러시아 사업 철수 결정을 내렸다. 현지 진출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주요 계열사들도 러시아 현지에 함께 진출해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계열사는 현대차에 이은 철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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