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근의 우주 속으로] ‘北 전쟁능력’ 대응체계 시급하다

입력 2023-12-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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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로켓발사체 독자개발 가능
정찰위성 성능 빠르게 향상될것
전쟁 억지력 강화방안 마련해야

북한은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신형 천리마-1 발사체를 발사했지만 기술적 오작동으로 인해 모두 실패했다. 10월에 추가 발사를 공언했던 북한은 1개월의 추가 시간이 흐른 11월 21일 밤 10시 43분께 3차 발사를 기습적으로 단행한 끝에 만리경-1호 정찰위성을 임무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시켰다.

우선 천리마-1 발사체와 만리경-1호 정찰위성의 진실 확인을 위해 발사의 기술적 특성과 의문점을 살펴보자. 첫째, 천리마-1 발사체의 비행궤적은 두 번씩이나 큰 각도의 요(Yaw) 기동을 하며 태양동기궤도로 진입했다. 그만큼 추진제 소모 및 기술적 리스크도 컸다. 왜 그랬을까. 천리마-1 발사체의 1단 추진체는 화성-17형 ICBM과 동일한 2쌍의 쌍둥이 백두산엔진을 장착했다. 1단 추진체의 기술정보 노출을 피하기 위해 분리된 1단을 가능한 한 중국 쪽에 낙하되도록 발사각을 조정했다. 심지어 1단 추진체 분리 후에 잔해물을 수거할 수 없도록 공중에서 의도적으로 폭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둘째, 천리마-1 발사체의 1차와 2차 발사는 신형 발사체 검증을 위한 시험발사로 추정된다. 국내의 한 매체는 지난 5월 발사에서 실패한 천리마-1 발사체의 수거 잔해물 조사 결과를 근거로 북한이 1차 발사에서 모사위성에 저가의 구형 일제 디지털카메라를 장착한 것으로 군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북한이 첫 발사의 리스크를 고려해 시험발사를 수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형 발사체에 대한 비행데이터 획득과 비행성능 검증이 목적인 것으로 보였다.

8월의 2차 발사에서도 위성 모사체를 싣고 시험발사를 했을 개연성이 높다. 2차 발사의 사고조사도 없이 마치 시험발사가 예정된 목표를 달성한 듯이 바로 10월 내 재발사를 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또한 1차와 2차 발사시간도 의문이다. 3차 발사시간과 달리 전자광학 정찰위성을 올려도 한반도 및 저위도 지역 통과 시에 충분한 광량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셋째, 만리경-1호 정찰위성의 성능 및 기술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새로운 위성 형상과 태양전지판 크기 증가, 그리고 반작용 휠, 별 추적기, 소형 추력기 등의 장착을 통해 과거의 조악한 마이크로위성에 비해 상당히 증진된 성능을 보유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 탑재 센서 및 구동기를 기준으로 설계 해상도는 최소 2~3m 수준으로 추정된다.

북한으로서는 방사능 등의 다양한 우주환경에 내구성을 갖는 우주급뿐만 아니라, 상용급의 고성능 전기전자부품(집적회로, 프로세서, 고용량 메모리, 각종 반도체 부품 등)의 독자개발도 직접구매도 어려울 것이다. 아마도 정찰위성을 위한 주요 상용부품과 구성품은 제3국으로부터 불법적 구매를 통해 획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으로 뉴 스페이스 위성에 저가의 상용 자동차인증부품을 사용하는 추세다. 자동차인증부품은 10년 이상의 내구성을 보장하는 인증시험을 완료한 상태여서 최소의 추가시험을 통해 위성부품으로도 전용이 가능하다. 향후 제3국을 통한 자동차인증부품의 불법적 구매 및 획득은 북한이 각종 고품질, 고신뢰성의 위성 및 발사체를 개발하는 데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

넷째, 만리경-1호 위성의 3차 발사 성공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있었을까. 지난 11월 말 3차 발사에 탑재된 만리경-1호 위성은 북러정상회담이 열린 9월 이전에 이미 제작, 조립 및 시험 검증이 완료된 것으로 판단된다. 2개월 동안에 러시아에 의한 유의미한 위성기술지원과 변경은 없어 보인다는 의미다.

북한은 오히려 향후 러시아로부터 다양한 기술이전과 협력을 기대할 것이다. 고성능, 고해상도 위성개발을 위한 탑재체 기술과 탑재컴퓨터, 비행소프트웨어, 자세 및 궤도제어와 같은 핵심기술 확보가 가능하다. 낮과 밤, 궂은 날씨에 상관없이 영상촬영이 가능한 전천후레이더영상(SAR)위성 및 통신감청과 전자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신호정보(SIGINT)위성에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북한 정찰위성개발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발사체 기술도 2개월 만에 러시아 기술지원을 받아 성공했다고 추정하기에는 물리적으로 타당성이 없다.

북한은 ICBM 기술능력을 기반으로 충분한 역량의 위성발사체 독자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한편, 북한의 고성능 정찰위성 개발능력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향후 러시아가 핵심기술 이전 및 협력을 제공한다면 빠른 속도로 기술수준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질 것이다. 우리로서는 감시정찰능력의 확보를 통해 전쟁수행능력을 제고하는 북한에 대해 억제력 강화를 위한 또 다른 대응체계 구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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