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하반기 '해외 자원개발 M&A' 본격 추진

입력 2009-05-31 13:37 수정 2009-05-3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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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 컨소시엄 활성화…유가 상승이 변수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해외 중견 석유회사를 인수하거나 유전매입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투자재원 조달을 위해 국민연금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는 한국석유공사를 중심으로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 연내 일일 10만~20배럴 규뮤의 중견 석유회사를 인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한국광물공사를 중심으로 해외 광물광구에 대한 공략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31일 지식경제부와 재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해외 중견 석유회사 인수를 위해 석유공사를 주축으로 금융기관,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컴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중으로 재원조달 구조 마련 등 '인수·합병(M&A)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하반기 중 인수·매입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이는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2009년 해외 자원개발 추진전략'의 일환으로, 인수대상 기업은 일일생산규모가 10만~20만배럴 수준인 중견 석유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일일생산 10만배럴 규모의 기업 인수에 약 70억 달러(약 1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M&A를 위해서는 많은 투자재원이 필요한 만큼 정부와 민간의 다양한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투자재원 조달 등 시장여건을 고려해 올해 하반기 중 인수·매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중견 석유회사 및 해외유전 매입에 집중하는 것은 유가 급락에 따른 인수가격 하락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올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유전 가격이 절반 이하로 폭락했다. 일일생산 25만배럴 규모의 북미 A사(社)는 자산가치가 최고 223억 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1월 67억8000만 달러까지 떨어졌다. 일일생산 600만톤 규모의 B유연탄광도 지난해 10억 달러까지 올랐지만 올해 1월 1억 달러로 10분의 1까지 떨어져다.

여기에 최근 유가하락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자원부국들이 잇따라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요인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해외기업이나 광구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60~70%까지 떨어진 상태"라며 "지금이 해외 광구 인수에 최적기"라고 말했다.

민간기업들도 잇따라 해외 유전인수에 나서고 있다.

SK에너지는 올해 2월과 4월 호주 북서부 해상 브라우즈 분지에 있는 WA-425-P, WA-431-P 탐사광구에 대한 유전탐사권을 호주정부로 부터 획득하는 등 해외유전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해외 광구 몇 곳을 리스트에 올려놓고 사업성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너지는 올해 자원개발에만 지난해와 비슷한 4000~50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일일 1만3700배럴의 미국 테일러(Taylor Energy Company)사(社)를 인수한 삼성물산은 올해 북미에 있는 생산유전을 최우선 투자 순위에 올려놓고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재원은 본사 보증부 차입, 매장량 담보부 차입, 자원개발 펀드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해 해외유전과 관련된 투자는 생산유전이면서 가스보다는 석유개발에 우선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육상유전으로 아프리카 등 제3세계보다는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해외 광물자원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올해 하반기에 우라늄광구 등 생산광구 곳을 인수할 계획이다. 광물광구 뿐만 아니라 우라늄, 구리, 유연탄 등을 다루는 해외 전문기업 4개를 인수대상으로 압축해 놓고, 이 중 1~2개 정도를 인수할 예정이다.

김신종 광물공사 사장은 "지난해 M&A 마스터플랜을 수립했고 올해 2월부터는 전담팀을 구서해 실질적 사업수행을 진행 중"이라며 "총 투자규모는 10억 달러로 광물공사가 30% 투자하고, 전략적투자(SI) 및 재무투자(FI) 등으로 70%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상승하고 있는 국제유가와 함께 경기침체로 얼어붙은 자금시장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65달러를 돌파하며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해 지난해 11월5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해 6월 배럴당 133.91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올해 2월 39.20달러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3개월여 만에 유가가 67% 뛴 것이다.

또 금융위기로 석유개발 투자를 취소하거나 연기한 규모가 1700억 달러에 이르면서 단기간 안에 공급이 수요를 못 쫓아갈 것이라는 예측이 생겨나면서 유가 상승을 점차 부추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50달러에서 60달러로 올라서는 데 한 달여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싼 가격에 매물로 나왔던 기업이나 유전의 가격이 재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금 시장 악화도 M&A 추진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70~150bp 사이던 가삼금리가 올해 3월엔 550~600bp가지 치솟는 등 투자재원 마련이 쉽지 않아 선듯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는 멕시코 볼레오 동광 인수를 위해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추진하다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겨 결국 중단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말 일몰시한인 해외자원개발 투자 시 배당소득에 대한 면세를 5년 연장하는 것과 해외자원개발 투자금액의 세액공제한도를 현행 3%에서 20%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민간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성공불융자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유망 프로젝트 참여시 공기업-민간기업간 컨소시엄 활성화와 국민연금 등 연·기금, 금융기관 등의 재무적 투자 확대도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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