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부터 최종 출하까지 위생 철저”...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가보니]

입력 2023-11-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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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유충, 위생 논란 이후 검수 인력·절차 더욱 강화

하림 만의 독자적 기술 ‘스티뮬레이션’과 ‘에어칠링’ 눈길
농장 출하 전 닭의 위 비우는 ‘절식’...공장서 ‘영상품질검사시스템’ 이중관리

▲전북 익산시 망성면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에서 닭고기들이 에어칠링 과정을 거치는 모습. (사진제공=하림지주)
▲전북 익산시 망성면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에서 닭고기들이 에어칠링 과정을 거치는 모습. (사진제공=하림지주)

“농장 단위부터 도계, 검수 과정까지 신선하고 안전한 닭고기를 출하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고, 현재 정상 가동 중입니다.”

입동 다음 날인 9일, 매서운 바람이 부는 가운데 전북 익산시 망성면 소재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를 찾았다. 공장에서 만난 하림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생닭 제품의 위생 논란과 관련해 “현재 도계 작업 이전 농장부터 검수과정까지 철저하게 관리하도록 했다”면서 “해당 농장은 전부 다 들어내 소독 작업을 완료했고 다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검수 작업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하림은 우리나라 닭고기 생산 1위 업체로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국내 닭고기 시장 점유율 31.3%를 차지한다. 600개 계약 사육 농가에 닭을 공급받아 하림이 도계 하는 연간 2억 마리에 달한다. 특히 이날 방문한 익산 공장은 스마트팩토리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해 2019년 완공, 최첨단 도계 및 가공 설비, 동물복지 및 환경친화적 시스템을 갖췄다.

공장 관계자는 “최첨단 도계 설비와 시스템 아래 하루 평균 60만 마리에서 성수기엔 최고 120만 마리까지 닭고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선한 닭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깐깐한 공정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그중 하림만의 독자적 기술인 ‘스티뮬레이션’과 ‘에어칠링’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스티뮬레이션(Stimulation)은 도계 과정에서 닭의 경직된 근육을 전기 자극으로 풀어주는 과정이다. 1분에 40회가량 전기 마사지를 거친 닭고기는 육질이 훨씬 부드러워진다고 하림 측은 설명했다.

이후 고리에 걸린 닭고기가 레일을 따라 일렬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은 하림이 신선한 닭고기의 비결 중 핵심 기술로 내세우는 에어칠링 단계다. 차가운 공기를 이용해 41도의 닭고기 육심(중심부) 온도를 2도까지 낮춰주는 과정이다. 최장 7km의 레일을 200분 동안 돌며 쏟아지는 찬바람 속에서 식혀진다.

일반 닭 가공 업체들이 사용하는 워터칠링(차가운 얼음물에 담가 온도를 떨어뜨리는 방식)과 달리 이 방법을 이용하면 수분 흡수를 원천 차단해 맛과 풍미를 보존할 뿐 아니라 오염도 방지한다.

이 밖에도 도계 전 닭을 기절시키는 방식인 ‘가스스터닝’을 활용해 신선도와 품질을 높였다. 보통의 닭들이 전기 충격으로 놀라거나 고통받아 기절한다면 가스스터닝은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닭을 천천히 잠재우는 방법이다.

하림 관계자는 “가스스터닝 방식을 사용하면 피가 쉽게 응고되지 않아 모세혈관 안의 피까지 깔끔히 배출돼 신선도를 향상시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닭 항문에 조그마한 칼집을 낸 뒤 자동 집게형 스푼을 통해 내장을 제거하는 작업을 거친다. 집게형 스푼이 칼집 사이로 들어가 닭 내장을 그대로 끄집어 올리는 방식이다.

지난달 해당 작업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논란이 일었다. 경기 동탄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한 하림 브랜드의 생닭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는 것.

식약처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정읍시에 현장 조사를 요청했고, 정읍시는 하림 생산공장을 방문, 실태조사를 벌였다.

식약처와 하림 등에 따르면 이번에 생닭에서 발견된 벌레는 딱정벌레의 일종인 거저리과 유충으로 동물복지 농가에서 닭을 사육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벌레가 유입된 것으로 조사에서 드러났다.

하림 측에 따르면 농장에서 닭을 출하하기 전 위를 비워야 해서 일정기간 사료를 주지 않는 ‘절식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닭이 딱정벌레 유충을 쪼아 먹었고, 이후 도계 작업 중 기계가 딱정벌레 유충이 들어 있는 닭의 모이주머니(소낭)를 잘못 건드려 터지면서 식도 부분에 유충이 자리 잡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림 관계자는 “얼마 전 시청 등 관계 기관에서 현장 조사 및 점검이 들어왔고 별도의 지적사항은 없었다”면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잘못했다. 앞으로 재발 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사과했다.

작업 후반 단계에서는 ‘영상품질검사시스템’을 통해 닭들의 외관 손상 여부를 검사도 꼼꼼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검사 결과는 해당 닭을 기른 농장과 농장주 이름과 함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하림 측은 최근 논란 이후 위생 조치 강화에 나섰다. 농가 단계부터 전수 조사해 위생 점검에 들어간 것은 물론 사람이 직접 닭고기 내부까지 맨눈으로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 인력을 추가 투입했다.

하림 관계자는 “농장 단위부터 해충 등 완벽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기존엔 직원이 닭고기의 외관을 주로 확인했다면 최근에는 인력을 늘려 최종 단계에서 내부까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림 익산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전경 (사진제공=하림)
▲하림 익산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전경 (사진제공=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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