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비준 철회...美 “깊이 우려”

입력 2023-11-0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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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CTBT 비준 안했으니 우리도 철회”
“먼저 핵실험 않겠지만 미국이 하면 하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뉴시스)
러시아가 2일(현지시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한 데 대해 미국이 즉각 깊은 우려 입장을 표명하는 등 핵위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CTBT 비준 철회 법안에 서명했다. 이번 철회는 핵무기 통제 약속의 동등성을 회복하기 위함이라며 미국을 겨냥했다. 러시아는 1996년 CTBT 조약에 서명하고 2000년 비준했으나, 미국은 1996년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았다.

앞서 러시아 하원은 지난달 17∼18일 CTBT 비준 철회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상원도 지난달 25일 역시 만장일치로 이 법안을 승인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의 서명까지 이뤄짐에 따라 이날부터 발효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5일 발다이 토론 연설에서 “미국이 조약에 서명은 하고 비준하지 않은 것과 똑같이 행동하는 게 가능하다”며 CTBT 비준 철회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CTBT는 1996년 9월 24일 유엔 총회에서 승인된 국제 조약이다. 군사적·평화적 목적을 불문하고 대기권·우주·수중·지하 등 모든 영역에서의 모든 핵실험을 금지한다.

이 조약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 가능성이 있는 44개국 중 8개국이 비준하지 않아 발효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이집트, 이스라엘, 이란, 중국이 비준하지 않았고, 인도, 북한, 파키스탄은 서명도 하지 않았다.

채택된 지 27년이 지나도록 출범도 하지 못한 CTBT는 양대 핵강국인 미국에 러시아까지 모두 빠짐으로써 더욱 허울뿐인 조약으로 전락하게 됐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CTBT 비준을 철회하자 소련 시절인 1990년 이후 30여 년 만에 다시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CTBT 비준을 철회해도 이 조약에 서명한 국가로서 먼저 핵실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미국이 먼저 핵실험을 한다면 러시아도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1년 6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악수를 건네고 있다. 제네바/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1년 6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악수를 건네고 있다. 제네바/AP뉴시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의 비준 철회에 “깊이 우려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를 CTBT의 발효 쪽이 아닌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결정”이라며 “국제군비통제체제에 대한 신뢰를 후퇴시키는 역할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미국은 CTBT 발효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갈수록 냉랭해지면서 핵위험도 고개를 들고 있다. 소련은 1990년, 미국은 1992년에 마지막으로 핵실험을 했다. 금세기에 핵폭발과 관련된 실험을 한 나라는 북한 외에는 없다.

로이터통신은 “일부 서방 군비통제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 위협하고 공포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핵실험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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