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법률 - 증여] 증여받은 부동산을 처분했어도 유류분 반환을 해줘야 하나

입력 2023-10-14 12:4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부광득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부광득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유류분 사건에서 종종 문제되는 쟁점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증여받은 부동산을 처분했을 경우 유류분 반환에 관한 문제이다. 예를 들면 10년 전에 아버지에게 당시 시가로 5억 원정도 되는 아파트를 증여받았는데, 증여받은 지 5년 정도 지난 후에 10억 원을 받고 팔아, 상속이 일어난 현재 시점에는 이 아파트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에 유류분 반환을 해야 하는지, 해야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줘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이런 경우에도 유류분 반환을 해줘야 하는지와 관련해, 비록 상속이 일어나 유류분 반환 청구를 당한 당시 증여받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증여받은 부동산이라면 유류분 반환 대상이 된다. 증여받은 부동산이라도 처분하였다면 유류분 반환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너무 부당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 유류분 반환은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까? 유류분을 반환해주는 방법은 원칙적으로는 증여받은 재산 그 자체를 반환해 주어야 한다. 즉 아파트를 증여받았다면 그 아파트 중 일정 지분을 유류분 권리자에게 주어야 한다. 그런데 아파트를 이미 처분하였다면 아파트 자체의 일정 지분을 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반환해 줘야 할 아파트 지분을 금액으로 환산해서 돈으로 줘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부동산의 지분을 가액으로 환산해서 줘야 할 경우, 아파트 가액을 어떤 기준으로 계산해야 할지 문제가 생긴다. 위에서 예를 든 사례와 같이, 10년 전 증여받을 당시에는 5억 원이었으나, 증여받고 5년 후 처분할 때는 10억 원에 처분했고, 유류분 반환을 해줘야 하는 현재 시점에는 아파트 시가가 15억 원이라면 어떤 금액을 기준으로 반환해 주어야 할 돈을 계산해야 하는 걸까?

기존에 실무는, 유류분을 반환해 줘야 하는 당시의 시가인 15억 원을 기준으로 반환해야 하는 금액을 계산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증여받은 사람이 10억 원에 처분했더라도 이 10억 원을 활용할 기회가 있었고, 처분할 당시보다 오히려 유류분 반환을 해야 할 당시 가액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으므로 유류분을 반환할 당시 가액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유류분을 반환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 불공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류분 반환을 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은 실제 만져보지도 못한 15억 원을 기준으로 유류분 반환을 해야 하니 억울한 사정이 생기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얼마 전 대법원은 위에서 설명한 사례와 같은 경우에 유류분을 반환할 당시 가액 15억 원이 아니라, 실제 아파트를 처분한 가액인 10억 원을 기준으로 유류분 반환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사건에서도 1, 2심은 기존 실무와 같이 유류분 반환을 할 당시 가액인 15억 원을 기준으로 계산을 했는데, 대법원은 기존 실무의 입장을 바꾼 것이다. 대법원이 이 사건에서만 이렇게 본 것인지, 앞으로도 계속 증여받은 부동산을 처분한 당시 가액으로 유류분을 계산해야 한다고 입장을 바꾼 것인지는 실무를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대법원이 이렇게 입장을 바꾼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앞서 지적한 유류분 반환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 생긴 여러 가지 억울한 사정들을 무시할 수 없다고 본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의 가격은 그동안 계속하여 상승해 왔기 때문에 유류분 반환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본 것 같다. 필자도 이러한 판례의 입장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실무가 어떻게 이루어질지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상승률 1위 전선株, 올해만 최대 320%↑…“슈퍼사이클 5년 남았다”
  • '하이브' 엔터기업 최초 '대기업집단' 지정
  • 의대생 1학기 유급 미적용 검토…대학들 '특혜논란' 시비
  • [금융인사이트] 홍콩 ELS 분조위 결과에 혼란 가중... "그래서 내 배상비율은 얼마라구요?"
  • 옐런 “중국 관세, 미국 인플레에 영향 없다”
  • 15조 뭉칫돈 쏠린 ‘북미 펀드’…수익률도 14% ‘껑충’
  • 깜깜이 형사조정위원 선발…“합의 후 재고소” 등 부작용 우려도 [조정을 넘어 피해회복 '형사조정제도']
  • 베일 벗은 '삼식이 삼촌', 송강호 첫 드라마 도전에 '관심'
  • 오늘의 상승종목

  • 05.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7,593,000
    • +1.53%
    • 이더리움
    • 4,079,000
    • +0.25%
    • 비트코인 캐시
    • 603,000
    • -0.82%
    • 리플
    • 702
    • -0.43%
    • 솔라나
    • 203,000
    • -0.44%
    • 에이다
    • 606
    • -0.16%
    • 이오스
    • 1,067
    • -1.11%
    • 트론
    • 176
    • +0.57%
    • 스텔라루멘
    • 145
    • +0.69%
    • 비트코인에스브이
    • 84,100
    • -1.58%
    • 체인링크
    • 18,440
    • -1.5%
    • 샌드박스
    • 578
    • +0%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