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 기로…'대혼돈' 野, 분당 시나리오까지

입력 2023-09-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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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26일 영장심사…초유의 제1野대표 구속 촉각
같은 날 박광온 후임 원내대표 선출…친명 유력
구속시 지도체제 둘러싼 내분 증폭…분당 가능성

▲<YONHAP PHOTO-2960> 심각한 표정의 민주당 의원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병상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이 대표와 면담을 마친 민주당 의원들이 밖으로 나서고 있다. 2023.9.22    saba@yna.co.kr/2023-09-22 11:20:53/<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YONHAP PHOTO-2960> 심각한 표정의 민주당 의원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병상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이 대표와 면담을 마친 민주당 의원들이 밖으로 나서고 있다. 2023.9.22 saba@yna.co.kr/2023-09-22 11:20:53/<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대혼돈에 빠졌다. 체포동의안 가결로 친명(친이재명)계의 대(對)비명(비이재명)계 압박 수위가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위기감을 느낀 친명 결집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비명계는 우선 이 대표 영장심사를 주목하는 모습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백현동 개발특혜·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21일 본회의에서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등 범여권 의원과 불체포특권 포기를 당론으로 정한 정의당 등이 모두 찬성했다고 가정할 때 민주당 내에서 최소 29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체포동의안 가결로 이 대표는 26일 법원의 영장심사를 받게 됐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 전환·내각 쇄신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31일 시작했던 단식도 23일(24일째) 중단했다. 영장심사가 임박한 만큼 조금이라도 회복된 몸으로 사법 절차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친명계는 비명계 중심의 이탈표를 '반역'으로 규정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표결 이튿날(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같은 당 국회의원이 자기 당의 대표를 팔아먹었다"며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정적 제거, 야당 탄압 공작에 놀아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라고 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배신과 협잡의 구태 정치"라며 "익명의 그늘에 숨는다고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더욱 강화된 친명 지도부 재편도 임박했다. 가결 당일 비명계로 분류되는 박광온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했고, 23일엔 마찬가지로 비명계인 송갑석 최고위원(지명직)이 사의를 표명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다음 총선에서 당선을 막겠다는 당원들의 문자가 쇄도한다"면서 "당원들이 사퇴하라면 사퇴하고, 당원들이 남으라면 남겠다"며 사퇴 여지를 남겼다.

박 원내대표 사퇴로 공석이 된 원내대표직도 친명계가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명계 이탈표를 30~40표로 계산해도 친명계 부결표는 100표 이상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의원들이 각 1표씩 행사하는 원내대표 선거는 이 대표가 영장심사를 받는 26일 열린다. 당장 친명계 중진인 김민석·남인순·홍익표 의원이 출마한 상태다.

최대 변수는 이 대표 구속 여부다. 제1야당 대표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 지도체제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분출할 전망이다. 영장심사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비명계는 이 대표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당권을 넘겨주지 않으려는 친명계가 반발하면서 극심한 내전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기각될 경우 이 대표 체제는 유지된다.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면 내홍 수습에 주력하면서 내달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이 대표가 비명계를 그대로 안고 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당 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 대표 구속·비명계 포용 여부와 별개로 분당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분당이 어렵다고 보는 측은 주로 비명계에 구심점이 없다는 이유를 든다. 한 친명계 관계자는 "굳이 따지면 '30(비명)대 140(친명)' 구도인데 분당 안 된다. 스스로 나간다면 어쩔 수 없지만 구심점이 없는데 나가면 무소속이나 마찬가지"라며 "이 대표는 구속돼도 사퇴 안 한다. 당헌당규상 사퇴 안 하는 대표를 외력으로 끌어내릴 방법은 없다"고 전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민주당에 이 대표의 영향력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이라 분당 가능성이 높진 않다. 비명계는 체포동의안은 가결시켰지만 체제를 전복하는 건 실패했다"면서 "탈당해서 승부수를 던질 수 있어야 하는데 이미 '이재명 대 윤석열' 구도가 공고해져 신당을 만들어도 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체제가 유지된다고 보고 공천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일부 비명계의 탈당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실패한 경험이 많아 집단 탈당이나 창당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반면 분당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측은 이 대표가 구속돼도 친명이 당권을 포기할 생각이 없고, 내년 총선 과정에서 비명계 공천 학살이 유력한 만큼 결별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전망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구속과 관계없이 이 대표는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비명계를 정리할 것"이라며 "(비명계가) 당장 죽게 생기면 앉아서 당할 이유가 없다. 의원이 40명 정도 되니 숫자는 해 볼 만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 구심점이 있다, 없다는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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