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재입니다” 자본시장 판치는 핀플루언서 ‘사칭 주의보’

입력 2023-09-18 15:52 수정 2023-09-1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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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에 큰 반향을 일으키는 핀플루언서 사칭 계정이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타고 확산하고 있다. ‘핀플루언서’는 ‘금융(Financial)’과 ‘인플루언서(Influencer)’를 합친 신조어로 이들의 투자 발언 하나하나가 국내 증시의 개인투자자들을 움직인다.

이에 핀플루언서의 명성과 신뢰도를 흉내내 투자자들에게 고급 정보를 전달한다는 빌미로 꼬드기는 것이다. SNS 측에 사칭계정을 신고해도 이름만 바뀐 채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 금융당국의 더욱 적극적인 감시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톡에 ‘박순혁’, ‘슈카’, ‘삼프로’ 등의 단어를 입력하면 최소 50개 이상의 채널들이 올라와 있다. 채널을 클릭하면 하단에 “사업자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채널입니다”라는 문구가 올라와 있지만, 프로필 미리보기 화면으로는 볼 수 없다.

사칭 계정들은 핀플루언서의 이름과 함께 ‘개인 상담 문의’, ‘공식 채널’, ‘상담 전용 계정’, ‘무료 상담’ 등의 문구를 달고 약간의 변주를 줬을 뿐, 핀플루언서의 사진과 방송링크를 게시해 도용하는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핀플루언서 계정 가운데 정식 인증 배지가 붙은 곳은 ‘삼프로TV’(1만 명) 단 한 곳으로 사칭 계정인 ‘슈카월드’(6만3799명)와 ‘박순혁 저자의 2차전지 투자바이블’(1만1435명)에 비해 규모 측면에서 뒤쳐지고 있다. 이밖에 다른 SNS인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도 ‘삼프로’ 또는 ‘박순혁’과 유사한 이름의 채널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유명 핀플루언서를 사칭하는 SNS 채널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이차전지 붐이 일면서 이차전지에 올라탄 이른바 ‘개미’(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상담도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차전지 관련 주들이 일제히 급등하자 1대1 상담을 통해 소수에게만 제공되는 공급 정보인 양 투자 종목을 추천하거나, 개별 경제 수업을 진행한다는 내용으로 투자자들에게 알음알음 확산한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개인 주식 투자자 수는 약 1424만 명으로 2018년 502만 명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 사기도 늘어난 셈이다.

실제로 박순혁 작가의 팬이라는 한 개인투자자는 “아는 지인이 당했는데, (사칭 계정이) 또다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종목 추천을 시작한 것 같다. 박 작가님은 이차전지 종목 이외 추천을 하지 않는데, 미국 또는 홍콩 주식 투자를 권유해 의아하게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핀플루언서들은 ‘개인 채널’은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으나, 사칭 계정들이 확산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앞서 박 작가는 한 방송에 출연해 “유튜브를 개설해 유료회원 모집, 유료광고 등의 방법으로 거액의 재산을 불릴 기회가 있었음에도 재산상 이익의 많은 부분 포기하면서 개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핀플루언서를 사칭한 불법리딩방은 유사투자자문업으로 이어져 자본시장법상 처벌이 가능한 엄중한 범죄”라며 “현재의 금융조사 인력으로는 적출하기 어려울 만큼 지능적인 사칭도 이뤄지고 있어,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감시 인력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박 작가는 본인 사칭 계정에 대한 기자의 물음에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저는 일체의 SNS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이미 수백번도 이야기했다. 제발 개인투자자들이 속지 않기를 바란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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