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차전지‧초전도체‧맥신말고

입력 2023-08-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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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시가총액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전체 시총보다도 커요”

한 취재원이 한 말이다. 현재 국내 상장사 시총의 합은 총 2400조 원대. 원화 기준 3000조 원을 훌쩍 넘긴 애플 시총이 더 크다. 애플이란 기업 하나가 한 국가의 상장 기업을 통째로 집어삼킬 수 있다는 말이다.

국내에선 ‘K-애플’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이차전지 관련주, 초전도체 관련주, 맥신 관련주로 이어지는 테마주 광풍에 증시는 온갖 소문과 조회공시로 가득 찼다. 주가는 기업가치나 성장성과 관계없이 널뛴다. 그 속에서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미는 한방을 노리고 있다.

테마주 과열을 우려한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불공정 거래와 시장 교란 행위를 단속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너나 할 것 없이 단타에 뛰어드는 분위기를 단속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지인이 사면 나도 사고 싶어지는 분위기를 규제로 고치기는 쉽지 않다.

당국은 증권사에 빚투를 조장할 수 있는 신용거래를 관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효과적이진 않다. “고작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하나 조절한다고 테마주로 개장 직후 수천만 원을 번 회사 동료를 보고 다급해진 마음이 빚투로 안 쏠리겠느냐”고 한 증권업계 취재원의 말이 인상 깊다.

일각에서는 테마주에 베팅한 투자자들을 비난한다. 하지만 책임을 투자자에게만 돌릴 수 있을까. 테마주 위주의 단타가 유행하게 된 계기는 그만한 종목이 없다는 의미키도 하다.

개인 책임의 문제가 아니다. 당국과 증권업계의 규제도 명쾌한 해답이 될 수는 없다. 단지 테마주 광풍은 좋은 기업이 있으면 어느 정도 해결될 일이다. 좋은 종목을 두고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테마주를 선호할 개미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테마주 광풍은 투자할 만한 기업이 사라진 데서부터 예견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옥석 가리기’가 가능한 기업이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실적 개선은 물론 지배구조 개편, 주주가치 제고 등을 통해 투자자들이 오래 투자하고 싶은 종목이 등장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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