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혼돈의 시기...1년 만의 최악 월간 손실 위기

입력 2023-08-2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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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EM지수 이달 들어 마이너스
작년 9월 이후 가장 부진
아르헨 극우 후보 약진
에콰도르 대선 후보 암살 등
신흥국 동시다발적 혼란

신흥시장(EM)이 신흥국들의 정치·경제적 변수에 혼돈의 시기를 맞았다. 채권과 주식시장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1년 만에 최악의 손실을 기록할 위기에 처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EM 국채 투자수익률 지수’와 ‘MSCI EM 통화지수’, ‘MSCI EM지수’ 등 신흥국 벤치마크 지수가 모두 6~7월 반등한 뒤 이달 들어 다시 하락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부진한 달로 향하고 있다.

미국 달러 표시 신흥시장 국채 투자수익률은 올해 고점이 5.8%였으나 최근 2.5%로 반 토막 났다. EM 통화지수도 최근 하락세로 올해 랠리 상당 부분이 소멸됐다. 신흥국 증시를 종합한 MSCI EM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4% 가까이 빠졌다.

한동안 신흥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도 버티는 모양새였다. 자산운용사 로드애벗앤코의 밀라 스컬키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의 EM 투자는 20년 전과 다르다”며 “많은 신흥국이 성공적으로 시장 친화적인 개혁을 해내고 있고 정책 입안자들은 어려운 시기에 그러한 개혁을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몇 주에 걸쳐 신흥국들 내부에서 여러 변수가 발생하면서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다.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 나이지리아에선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적은 외환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우려를 키웠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300억 달러(약 40조 원) 넘는 준비금을 보고했지만, 현재 상환 예정인 자금을 제외한 순 준비금은 170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뱅크트러스트앤코의 아요데지 다워두 채권 담당 이사는 “중앙은행이 시장 개입을 늘리거나 해외 투자자 유입을 장려하지 않는 이상 나이지리아 통화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르헨티나에선 극우 정당 대선 후보가 예비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정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00%를 넘는 혼란 속에서 좌파 정권에 신물이 난 시민이 극단적인 공약을 펼치는 우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하비에르 밀레이는 최근 중앙은행을 폐쇄하겠다고 엄포를 놓거나 브라질과 함께하던 경제 협력체인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의 탈퇴와 페소화 폐지를 주장하면서 시장을 흔들고 있다.

에콰도르는 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가 8일 대선을 코앞에 두고 암살되면서 정국혼란을 겪었다. 이날 가까스로 선거를 마쳤지만, 후보들이 방탄조끼를 입고 투표하는 등 불안은 여전하다. 게다가 이번 대선은 탄핵 위기에 조기 퇴진한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것으로, 대통령 임기가 1년 반밖에 되지 않아 향후 국정 운영도 안갯속이다.

이 와중에 미국 국채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이는 신흥시장 투자자들을 더 불안하게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금의 하락세는 순식간에 시장이 무너져 잠재적으로는 더 많은 매도를 유발할 수 있는 신흥시장 취약성을 상기한다”며 “미국의 국채 금리 급등과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은 투자자들에게 더 위험한 자산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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