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빠진 '벌크업', 국민도 알았다…2명 중 1명 “호감도 추락” [네카오의 기업가정신上]

입력 2023-08-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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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서울시민 400명 대상 설문
쪼개기 상장ㆍ주가 폭락 등 영향
혁신 빠진 네카오에 등 돌린 국민
"주주ㆍ사회 생각하는 모습 안 보여
혁신의 아이콘, 기대감 사라졌다"

#네이버, 카카오요? 솔직히 요즘 실망스럽죠. 예전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검색만 하면 얘도 광고, 쟤도 광고잖아요. 문어발식 확장도 그렇고, 주가는 말할 것도 없고요.

30대 직장인 정 모 씨는 정보통신(IT) 분야에 관심이 많은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다. 직장 점심시간에 강남역 일대를 돌아다니다,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인식 변화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 같은 실망감을 내비쳤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IT 기업 ‘네카오’(네이버ㆍ카카오)가 위기다. 우리나라 양대 포털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에 ‘기대’보다 ‘우려’가 커졌다. PC 시대에서 모바일 시대로 이끌어 준 공적을 뒤로하고 10년 동안 보여준 모습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기업가 정신은 뒤로한 채 영토 확장에만 전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본지가 서울시민 400명을 대상으로 “네이버·카카오, 10년 전 대비 호감도가 어떤가요?”라는 주제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50%(203명)가 넘는 인원이 하락했다고 답했다. “동일하다”는 답변은 118명, “상승했다”는 79명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7월 11~23일까지 신도림 테크노마트와 신논현 일대와 온라인 설문조사를 병행해서 진행했다.

시민들은 10년 전 네이버와 카카오의 모습을 ‘혁신’으로 기억했다. 20대 직장인 이 씨는 “학생 때 처음 카카오톡을 하던 날이 선명하다”며 “요금제로 문자를 보내는 게 아니라 와이파이만 잡히면 무료로 연락할 수 있다는 건 말 그대로 혁신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호감을 사던 과거와 달리, 현재의 네이버와 카카오에는 실망하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호감도 하락의 이유로 △카카오 쪼개기 상장 △주가 폭락 △골목 상권 침해 △검색 시 과다한 광고 △알고리즘 조작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먹통 △네이버 사내 문화 등을 꼽았다. 호감도가 하락했다고 대답한 시민들은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건 이해한다”면서도 “고객과 주주, 사회를 생각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반감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주가 하락과 분할 상장은 ‘개미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다. 30대 직장인 류 씨는 “지금 카카오 주가는 고점 대비 3분의 1토막이 났다”며 “주주 생각은 하지도 않으면서, 분할 상장은 많이 해놓는 모습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대표의 스톡옵션 역시 신뢰를 잃게 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페이 전 대표 먹튀 논란을 보고 앞으로 무얼 보고 투자해야 하는지, (주식을) 더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생각해 손절했다”고 말했다.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가 우리 삶을 편하게 만들어줬다는 점에 대해 시민들은 동의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찾은 60대 한미정 씨는 “여기 올 때도 네이버 지도를 썼다”면서 “이제 모르는 길도 혼자 잘 다닐 수 있게 되고, 쇼핑도 편하게 할 수 있는 건 네이버, 카카오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 카카오의 뚜렷한 혁신이 지속하고 있지 않은 점에서 시민들은 기대감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의 설문 참여자는 “처음에는 혁신의 아이콘이었지만, 갈수록 혁신은 없어지고 장사에만 밝아지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나라 대표 IT 기업이라는 데서 오는 기대감이 사라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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