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피해는 아이들의 몫이다

입력 2023-08-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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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과 학생인권의 접점 모호해
배려와 포용마저 무너질까 걱정
장애 함께하는 통합교육 이뤄야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절대적이다. 특히 자식이 아픈 손가락이라면 사랑은 맹목적일 수밖에 없다. 그 사랑을 어찌 이성으로 재단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다고 최근 한 웹툰 작가가 자신의 발달 장애 아들을 가르치는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사건을 그저 부모의 가슴 시린 사랑때문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웹툰 작가 측은 “현재 사안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니만큼 교사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이었는지, 발달 장애 아동에 대한 학대였는지 여부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호소했으나, 이미 여론 재판은 기운 모양새다.

통상 장애 아동과 관련된 피해 호소의 경우 장애 아동에 대한 동정심이 크게 작용하는 것과 달리 이번 사건의 경우 장애 아동 측에 대한 비난 여론이 팽배하다. 해당 아동의 문제 행동으로 같은 반 아이들이 피해를 입고, 학교폭력 사안으로까지 번졌음에도 웹툰 작가 측이 피해 아동 측에 사과를 거부한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 자신의 아들을 우선 보호한 교사를 감시하기 위해 녹취를 했다는 점도 거부감을 일으켰다.

여기에 시점도 좋지 않았다. 서이초 교사 사건으로 인해 교권 침해 논란이 거세진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반감이 더 컸다.

특정인을 비난하고자 쓰는 글이 아니다. 다만 이 싸움의 끝이 아이들의 상처로밖에 남을 수 없는 이 상황이 안타깝다.

당장 웹툰 작가의 아들의 문제 행동들이 일일이 보도되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장애가 벼슬이냐”, “왜 평범한 아이들이 장애가 있는 아이때문에 피해를 받아야 하느냐” 며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차별과 혐오의 말을 던지고 있다. 그간 견고하게 쌓여 왔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포용, 공감이 존재도 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져버렸다. 적어도 온라인 상에서는 말이다. 이에 발달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들은 이번 사태가 발달 장애 아동에 대한 전반적인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웹툰 작가의 특수교사 신고 논란이 결과적으로 다른 특수아동들 미래에 악영향을 준 것임은 틀림없어 보인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발달 장애 아동의 가족이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것은 겨우 자리 잡아 가는‘통합교육’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발달 장애 아동들이 ‘통합교육’과 같은 자연스러운 사회적 환경에서 다른 아동들과 함께 교육받는 것은 중요하다.대인관계와 사회성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모든 인간은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리스본 선언문의 구절처럼 통합교육은 그들의 인간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기도 하다.

수십 년간 수많은 발달 장애 당사자와 부모, 교사들은 통합교육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왔고, 2007년 4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특수교육법) 제정이라는 결실을 얻어냈다. 그 결과 2021년 4월 기준 전체 특수교육 대상자 10만3695명 중 72.8%인 7만5462명은 일반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의 따가운 편견과 현실 교육의 고충은 통합교육의 높은 벽을 완전히 허물지 못하고 있다. 통합교육이 비장애 학생에게도 개인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책임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에도 말이다.

누구도 상처 입지 않고 이 사태를 마무리하기는 사실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다만 그 과정에서 맥락 없는 차별과 혐오, 원망 대신 배려와 포용이 자리하길 바란다. 그 웹툰 작가 역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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