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떨어진 기업들, 신용등급 강등 도미노 이어지나[흔들리는 기업신용]①

입력 2023-07-23 14:41 수정 2023-07-2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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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 장단기 등급변동 추이
▲신용평가사 장단기 등급변동 추이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기조가 눈에 띄게 우위로 올라섰다. 코로나19 시기 각국의 글로벌 유동성에 따른 재무부담 완화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회복세를 보였던 신용등급이 다시 꺾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경기침체가 가시화되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 등 비우호적인 환경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이익 급감이 등급 강등으로 이어진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하락 우위로 전환한 신용등급 현황이 당분간 추세적 반전은 어렵다고 전망한다. 신용도가 떨어진 기업들은 고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이자비용이 증가해 재무구조가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23일 본지가 국내 신용 3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의 상반기 정기평가를 분석한 결과 신용 등급·전망과 워치리스트를 포함해 선순위 무보증 기준 상향 조정된 기업은 84곳, 하향 기업은 103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향 기업 110곳, 하향 기업 77곳과 비교해 하락 우위로 전환된 셈이다.

신용등급이 하향된 기업 수 대비 상향 조정된 기업 수 비율을 뜻하는 ‘등급 상·하향 배율’도 0.81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1.54배) 대비 줄어들었다. 등급 상하향 배율은 ‘0’에 가까울수록 하향 조정이 많다는 의미다.

등급 기준만 놓고보면 하향 추세는 더 뚜렷하다. 한국신용평가는 상반기에 장기 기준 11곳의 신용등급을 상향한 반면, 상향한 곳은 7곳에 그쳤다. 지난해 1.07배였던 상하향배율이 0.63배로 떨어진 것이다.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기업은 한국경제가 처한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하락과 원재료비 상승 대응력이 약화하면서 자산건전성 부담이 커진 업종들이 많다

롯데케미칼(AA+→AA), 롯데지주(AA→AA-), 여천엔씨씨(A+→A), 효성화학(A→A-) 등 석유화학 업체, 엘지디스플레이(A+→A), 현대비앤지스틸(긍정적→안정적) 등 일부 중간 소재 기업들이다.

부동산 경기 저하와 PF 우발채무 부담으로 인한 재무적 불확실성도 신용등급이 끌어내렸다. 태영건설(A→A-), 한신공영(BBB→BBB-), 벽산엔지니어링(BB+→BB) 등 건설업체가 대표적이다.

일성건설은 신용등급이 ‘BB+’로 유지됐지만,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유사시 그룹 계열의 지원 가능성이 약화하면서 그룹 전체 신용등급이 하락한 경우도 있다. 롯데그룹의 신용등급은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물산·롯데캐피탈·롯데렌탈(AA-→A+), 롯데오토리스(A→A-) 등 연계해 계열 통합신용도가 하락했다.

저축은행에서도 제2금융권의 PF 건전성이 악화한 영향으로 하향 조정이 발생했다. 오케이캐피탈(A-→BBB+), 디비캐피탈(긍정적 →안정적), 한국토지신탁(안정적→부정적), 웰컴저축은행(안정적→부정적) 등이다.

김동혁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나, 회복의 폭과 시기에 불확실성이 내재한다”라며 “다수의 사업이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에 노출돼 있으며, 우호적 사업환경을 보이는 업종은 없다.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차환 시기가 도래하는 금융회사들의 조달비용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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