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AEA 못 믿고 西海 더럽히는 中은 믿나

입력 2023-07-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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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어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과 관련해 “최후의 한 방울이 안전하게 방류될 때까지 IAEA는 후쿠시마에 머물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정화해 30년간 서서히 바다에 방류할 예정이다. 그로시는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전날 IAEA는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최종 보고서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그로시는 7일 한국을 방문한다. 앞서 IAEA는 11개국 원자력 전문가가 2년간 과학적으로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보고서를 만들어 IAEA 입장을 총정리했다. 주류 과학계는 이에 공감한다. 그로시도 “보고서는 과학적이고 중립적으로 쓰여졌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과 가장 가까운 한국에서 괴담이 난무한다. 그래서 한국부터 찾는 것이다. 검증 결과를 소상히 알려 불안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본질적으로 일본 문제다. 방류 계획에 ‘청신호’(월스트리트저널)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그만큼 일본 정부 부담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자국 내부의 반대 여론부터 다독여야 하고 국제사회 양해도 구해야 하는 처지 아닌가. 하지만 얄궂게도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보다 더 바쁜 감이 없지 않다. 과학을 외면한 ‘공포 마케팅’이 실로 어이없는 결과를 낳고 있다. 심지어 비과학적이고 퇴행적인 불신·불안 풍조 퇴치에 앞장서야 할 학계, 언론계에서조차 무책임한 선동과 선전이 난무한다. 2008년 ‘뇌 송송 구멍 탁’, 2016년 ‘사드 참외’ 소동이 변주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웃지 못할 블랙 코미디다.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국회에서 “IAEA 보고서는 깡통 보고서” 등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진정 우리 바다의 생태적 안전과 국민 건강을 중시한다면 더 급히 따질 상대는 따로 있다. 중국이다. 우리 서해 쪽에 몰려 있는 수십 기 원전에서 후쿠시마의 50배에 달하는 삼중수소를 매일 방류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중국이 황당하게도 “IAEA 보고서가 일본 오염수 방류의 통행증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민주당은 중국이 아니라 IAEA에 삿대질한다. 혀를 찰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4월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국회 발언도 까맣게 잊은 것인가. 그는 “(일본이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IAEA 절차를 따른다면 반대할 건 없다”고 했다.

일본 방류가 시작되면 미국과 태평양 도서국은 한국보다 훨씬 더 먼저 영향을 받게 된다. 해류의 흐름이 그렇다. 한국이 피해를 본다 해도 적어도 미국 다음의 일이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IAEA의 최종 판단과 일본의 방류 계획을 사실상 지지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어제 국내 언론 질의에 “방류에 관한 판단은 과학에 근거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일본은 IAEA와 적극 협력해 과학에 기반한 절차를 진행했다”고 답했다. 이것이 국제적 상식이다. ‘공포 마케팅’은 이제 접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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