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자] “한국 가수는 공연할 수 없어요”

입력 2023-07-05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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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영화 ‘범죄도시3’이 마침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범죄도시3’이 국내에서만 흥행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아니다. 이 영화는 북미, 대만, 베트남, 홍콩, 마카오 등에서 동시 개봉, 글로벌 전역에 걸쳐 ‘마동석 열풍’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한 ‘범죄도시3’의 노크를 허락하지 않았다.

‘BTS’와 ‘범죄도시’에 빗장 건 중국

중국은 사드 사태 이후 2016년부터 지금까지 한류 콘텐츠에 관해 강력하게 빗장을 걸어 잠근 상황이다. 모두가 이 사안에 침묵하던 찰나, 글로벌 아티스트 BTS의 멤버 슈가가 지난달 중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중국 투어에 관해 질문한 팬에게 돌직구를 던졌다. “한국 가수는 중국에서 공연을 할 수가 없어요.”

BTS의 멤버 슈가는 한국 가수 중 중국에서 공연하는 사람이 과연 있는지 팬에게 되물으며 중국 팬들을 만나고 싶은데 한국 가수로서 공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하소연을 털어놨다. 중국의 한한령, 한류 차단에 대해 모두가 조심히 입을 닫은 상황에서 슈가의 발언은 ‘슈신발언’(슈가의 소신발언)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다.

빌보드 1위를 휩쓸고 있는 BTS, 전 세계 OTT 콘텐츠 열풍을 주도한 ‘오징어게임’, 아카데미상을 휩쓴 영화 ‘기생충’, 최근의 ‘범죄도시’ 시리즈까지 국내 콘텐츠는 여전히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차단된 상황이다. 중국 방송에 출연하기로 예정되었던 씨엔블루의 정용화 등도 취소 통보를 받으며 한한령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중국이 한류 콘텐츠에 문을 닫은 계기는 사드 배치 등 미국과의 외교 갈등에서 비롯되었다. 노골적으로 미국 편에 서는 실수를 범하지 말라고 우리에게 훈계한 중국은 아이러니컬하게 미국 콘텐츠에 대해선 활짝 문을 열었다. 미중관계는 역대 최악이라고 다들 평가하지만 지금도 중국에서는 할리우드 영화가 절찬상영 중에 있다.

미국에만 콘텐츠의 문을 개방한 것도 아니다.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한 일본의 만화영화 ‘슬램덩크’ 역시 중국에서 상영되며 큰 인기를 누렸다. 미국, 일본, 한국을 대하는 중국의 이중 잣대를 읽을 수 있는 단면이다.

중국인 연구자들은 한국에 밀리는 분야는 콘텐츠산업뿐이라고 10년 전부터 얘기해 왔다. 적극적으로 BTS의 공연, ‘기생충’,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범죄도시’를 봉쇄하는 이유다. 문제는 공식적으로만 해당 콘텐츠를 차단할 뿐 불법 경로를 통해 한류 영화, 공연, 드라마가 중국에 유통되는 이슈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폐쇄적 정책은 성공하기 어려워

중국은 콘텐츠산업에서도 한국을 저격하기 위한 포문을 열었다. 중국 콘텐츠는 점점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국내 OTT에 진입하기 시작했고 국내 PD, 감독 등이 중국으로 진출하며 국내 노하우를 전수했기에 중국 콘텐츠의 품질 또한 이전보다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제조업에 이어 콘텐츠 패권도 가져갈 기세다.

콘텐츠는 지식재산권이 중요한 창조적 성과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에는 국내 창작가들이 혼신을 다해 만든 각종 콘텐츠가 저작권 보호를 1%도 받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음지에서 거래, 상영되고 있다. 중국의 능동적인 한류 콘텐츠 차단과 수동적인 음지유통 방지정책으로 국내 아티스트와 제작진은 지금도 수많은 피해를 겪고 있다.

다행인 점은 폐쇄형 혁신(Closed Innovation)으로 성과를 거둔 기업과 국가는 없다는 점이다. 국내외 학술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혁신성과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추구한 기업과 국가의 몫이라고 모두 강조하고 있다. 한류에 대해 텃세를 부리며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중국의 폐쇄적 정책은 그래서 성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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