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출신 제약업계 CEO 경영능력 '만점'

입력 2009-05-06 13:53 수정 2009-05-0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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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여명 의사 제약사 임직원 활동중...CEO 진출 늘어날 전망

국내 제약업계에 의사 출신 CEO들이 맹활약을 펼피고 있다. 의사 출신 CEO들은 전문적인 의학지식과 마케팅능력 등을 모두 겸비함으로서 주고객층인 의·약사의 니즈를 적절히 파악해 회사 경영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 화이자제약은 최근 가정의학과 전문의 출신인 이동수 전무를 사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이동수 대표이사는 서울대 의과대학 출신으로, 美 노스웨스턴대학과 홍콩과학기술대학교가 공동으로 설립한 Kellogg-HKUST Executive MBA에서 경영학석사를 취득한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다.

이에 앞서 한독약품도 지난 3월 서울대 의학 박사 출신인 김철준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김철준 대표이사는 서울아산병원, 한국MSD를 거쳐 2006년 부사장으로 한독약품에 입사해 전략연구개발본부장직을 맡아왔다.

사실 국내제약업계에서 의사출신 CEO가 이번 처음만은 아니다.

일찌기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후라이부르그대학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은 CEO로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강 회장은 대표적인 자양강장제 ‘박카스’와 자체개발 천연물신약인 위염치료제 ‘스티렌’을 직접 작명하는 등 수많은 제품개발을 선두지휘하며 동아제약을 업계 1위의 반열에 오르게 만든 장본인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도 지내면서 의사 출신 중 국내 제약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의사출신 CEO는 일반 경영자에 비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회사를 경영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밝히고 “생명존중을 기업이념으로 하는 제약회사 특성상 경영전반에 걸쳐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난 2003년 취임한 한올제약의 창업주 김병태 회장의 차남인 김성욱 대표이사도 1993년 연세대 치의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개업해 1년 정도 의사생활을 했다. 김 대표는 평소 많은 의사들이 신약개발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DDS(Drug Delivery System·약물전달시스템)기술 전문기업을 선언하면서 R&D투자를 늘려 업계에서 연구개발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회사가 됐다.

DDS기술이란 단순히 제품을 복제한 제네릭 약품과는 달리 기존 의약품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능 및 효과를 극대화시켜 필요한 양의 약물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한올제약은 이를 통해 비만치료제 ‘제니칼’ 개량신약 특허, 당뇨병 치료제 '글리메피리드'와 '메트포르민' 복합제 특허를 포함, 지난달에는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기능성 복합제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매출은 김 대표 취임 이듬해인 지난 2004년 647억원에서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1.5%성장한 916억원을 기록했다.

또 동화약품의 윤도준 회장도 경희대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와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정신과 전문의 출신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윤 회장은 취임한 직후부터 변화와 혁신을 내세우면서 국내제약사 중 최초로 원하는 출근시간을 정해서 출퇴근하는 탄력근무제를 도입하고 회의실에 헤드테이블을 없애는 등 창조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조직내부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난해 매출은 1886억원, 영업이익은 399억원을 기록, 전년에 비해 각각 8%, 19%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증권가로부터 취임후 1년간 첫단추를 잘 끼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오늘날 복잡한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일반적인 경영지식만으론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하게 특화된 분야의 전문인을 필요로 하고 있고 제약업의 특성상 의사출신 경영인이 이에 가장 적합하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 강남의 한 개원의는 “불분명한 상황에서 문제(질병)를 진단하고 해결책(처방)을 내린다는 점에서 의사는 기본적으로 경영자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며 “의사 출신 CEO들이 일반 경영자에 비해 주 고객층인 의사들의 니즈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의사출신 CEO들의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제약의학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제약업계에는 100여명정도의 의사들이 근무하고 있다.

임상, 허가업무, 마케팅 등 다방면에 소속되어 있는 의사 제약직원들은 대체적으로 회사의 중책을 담당하고 있고 이들 중 앞으로 CEO반열에 올라가는 사례 또한 늘 것 이라고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한-EU FTA나 한-미 FTA등으로 신약개발의 중요성이 더 대두되는 만큼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화이자제약의 관계자는 “현재 6명의 의사출신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의사출신들은 보통 부장급이상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히고 “부서전반에 걸쳐 자문을 필요로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회사의 생산성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김신희 연구원은 “의사출신 제약사 직원들은 업무전반에 대한 백그라운드 지식이 뛰어난 장점이 있지만 개원의 출신들의 경우 오랜 기간 동안 갑의 관계에 놓여 있다 보니 일부 제약사 임원급들의 경우 고객지향적인 사고방식이 결여된 이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면서 “다만 임상병리학 등 관련 분야를 전공한 전문의의 경우 R&D분야에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전공자들의 제약업계 진출은 회사입장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 송광수 연구원은 “DDS(약물전달시스템)같은 기술적인 매커니즘에 대한 이해에 있어 의사출신들은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한다면 자체개발신약이나 개량신약 같은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매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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