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유럽 최초 시총 5000억 달러 돌파

전 세계 시총 10대 기업 합류 2주 만에 새 기록
중국 명품 수요 회복·유로화 가치 상승이 주요인
BoA “내년 주가 1000유로 간다”
“명품주, 현재 증시 최고의 종목”

▲프랑스 파리 비바테크놀로지콘퍼런스에서 지난해 6월 15일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부스가 보인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시가총액이 유럽에서 처음으로 5000억 달러(약 667조 원)를 돌파했다. 중국 수요 회복과 기업의 가격 결정력이 투자자들을 불러모았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증시에서 LVMH는 전 거래일 대비 0.1% 상승한 902유로(약 133만 원)에 마감했다. 시총은 주가가 장중 903.7유로를 찍은 시점에서 5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성과는 1분기 매출 급증에 힘입어 전 세계 시총 10대 기업 대열에 합류한 지 2주도 안 돼 나왔다. 앞서 LVMH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210억4000만 유로라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인 8% 증가를 크게 웃돈 성적이다. 특히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매출은 14% 증가했는데, 직전 분기 8% 감소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시가총액 추이. 단위 10억 달러. 24일(현지시간) 장중 5000억 달러. 출처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유럽 명품 실적을 좌우했던 중국 소비자들이 정부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중지 이후 왕성한 소비로 돌아온 점이 LVMH 호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이달 들어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유로화 가치가 1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달러 기준 LVMH 가치를 끌어올린 점도 주효했다.

골드만삭스의 릴리아 페이타빈 투자전략가는 “명품주는 현재 주식시장이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종목”이라며 “중국 소비에 대한 기업의 익스포저는 계속 늘고 있고 가격 결정력 덕분에 마진도 견고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모습은 이미 몇 분기에 걸쳐 마진이 줄고 있는 기술주와 차별된다”고 덧붙였다.

같은 이유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애슐리 월리스 애널리스트는 내년 LVMH 주가가 1000유로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LVMH는 명품주의 매력, 강력한 브랜드 포트폴리오 등을 고려할 때 지금은 너무 저렴하다”고 짚었다.

LVMH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2.8% 상승했다. LVMH를 이끄는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재산도 약 2120억 달러에 달해 이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세계 1위 부자로 올라선 상태다.

블룸버그는 “애널리스트 36명 가운데 30명이 LVMH에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며 “이들은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LVMH는 1992년 베이징에 첫 번째 매장을 열면서 중국이 핵심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점을 빠르게 파악했다”며 “5000억 달러라는 이정표는 수십 년에 걸쳐 만들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