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화성 이주’ 실현되나…‘스타십’, 첫 궤도 비행한다 [이슈크래커]

입력 2023-04-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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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 1단 로켓 ‘슈퍼헤비’가 2월 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보카치카의 발사대에서 엔진 연소 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페이스X, AP/뉴시스)
▲스타십 1단 로켓 ‘슈퍼헤비’가 2월 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보카치카의 발사대에서 엔진 연소 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페이스X, AP/뉴시스)
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과 심우주 여행에 투입하기 위해 개발해온 거대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최초 시험비행을 목전에 뒀습니다.

스페이스X는 16일 공식 SNS를 통해 “17일 오전 8시(현지시간)에 텍사스주 보카치카에 있는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스타십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앞서 1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전날(14일) 스타십의 첫 시험비행을 위한 발사를 승인했습니다. 그간 스타십은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 준비를 마친 채 당국의 승인만을 기다려왔죠.

이번 시험발사 시간대는 총 150분으로 설정됐으며, 미국 중부 표준시 기준 17일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10시)부터 시작됩니다. 다만 기상 악화 등 문제로 발사가 불발된다면 예비 발사일로 설정해둔 18~21일에 걸쳐 발사를 계속 시도할 방침입니다.

스타십은 달, 화성뿐 아니라 향후 행성 간 탐사를 포함한 심우주 여행에도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이번 발사 시험비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의 중요한 시발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텍사스 보카치카의 스타베이스에 설치된 스타십. (사진제공=스페이스X, AP/뉴시스)
▲텍사스 보카치카의 스타베이스에 설치된 스타십. (사진제공=스페이스X, AP/뉴시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우주선”…최대 120명 사람과 화물 탑재 가능

다목적 초대형 우주발사체인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자랑하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우주선’입니다. ‘슈퍼헤비’로 불리는 1단 로켓과 우주선 겸 2단 로켓 ‘스타십’으로 이뤄졌습니다. 둘을 합친 전체 높이는 120m로,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93.5m)보다 큽니다. 직경도 9m로 이전의 우주선들보다 커 우주탐사를 위한 물, 식량 등 화물을 대거 탑재할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그동안 스타십과 슈퍼헤비의 성능을 각각 시험해왔는데요. 두 부분을 결합해 완전체로 비행을 시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거대한 몸집답게 추력도 가장 셉니다. 스타십은 7500t급 추력으로 최대 150t의 화물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습니다. 이는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22.8t급)의 6배가 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시대 로켓인 ‘새턴 V’나 아르테미스 미션을 위해 개발된 ‘우주발사시스템(SLS)’(4000t)의 두 배에 달합니다.

특히 스타십은 최대 120명의 사람과 화물을 실을 수 있어 여객선의 형태에 가깝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유인우주선은 4~6명 정도가 한계였죠.

스타십은 약 90분간 시험 비행하게 되는데요. 스페이스X가 공개한 2021년 비행 계획에 따르면 슈퍼헤비 로켓은 이륙 170초 후 분리돼 멕시코만 해안에서 30㎞ 떨어진 바다에 착수합니다. 슈퍼헤비에서 분리된 스타십은 플로리다해협을 지나 고도 235㎞까지 상승한 뒤, 이륙 9분 20초 뒤 엔진을 끄고 1시간 이상 지구를 한 바퀴 돌아 하와이 카우아이섬 북서쪽 100㎞ 해상에 착수할 계획이죠. 로켓과 우주선 모두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지만, 이번 비행은 성능 시험이 목적이기 때문에 둘 다 회수를 시도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궤도 비행은 2019년 8월 처음으로 고도 150m 수직 상승 비행에 성공한 이후 약 4년 만에 이뤄집니다. 2021년 5월엔 3개의 엔진을 장착한 스타십 시제품(SN15)이 고도 10㎞까지 오른 뒤 지상으로 내려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4차례 실패 끝에 얻어낸 성과였죠. 당초 스타십은 2021년 여름에 궤도 비행을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개발 일정과 규제 당국의 승인이 지연되면서 2년가량 지연된 바 있습니다.

▲텍사스 보카치카의 스타베이스에 설치된 스타십. (사진제공=스페이스X, AP/뉴시스)
▲텍사스 보카치카의 스타베이스에 설치된 스타십. (사진제공=스페이스X, AP/뉴시스)
스타십, 화성 이주 계획 ‘신호탄’ 되나

스타십은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선언한 ‘화성 개척’의 핵심입니다. 머스크는 2016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 기조연설에서 스타십을 이용해 화성에 10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21년 자신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선 “5년 안에 화성에 못 간다면 놀랄 것”이라며 화성에 태양광으로 유지되는 수경 농장을 갖춘 자급자족 도시를 구축해 인류가 영구히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거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머스크는 화성의 자급자족 도시에 동물과 지구의 생명체를 이주시키는 것이 거대한 차기 사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는데요. 그는 화성의 도시에 대해 “노아의 방주 미래 버전과 비슷하다”면서 “2곳 이상을 지을 것이다. (노아의 방주가) 2곳만 있다면 이상할 것”이라고 덧붙였죠.

스타십이 액체 메탄을 추진제로 사용하는 이유도 화성 탐사를 염두에 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로켓 추진제로 많이 사용되는 건 등유(케로신)인데요. 액체 메탄을 추진제로 사용하면 그을음이 거의 생기지 않아 재사용에도 유리하고, 화성 대기의 주성분인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이번 발사를 시작으로 2025년에는 연간 100차례의 스타십 발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스타십은 이르면 2025년 NASA가 시도할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에서 달 착륙선으로도 활용될 예정이죠. NASA는 지난해 29억 달러(한화 약 3조8000억 원) 규모의 달 착륙선 개발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낙점했습니다.

발사 후 스타쉽과 슈퍼헤비가 계획대로 분리되고, 스타십이 정해진 속도로 궤도를 비행한 뒤 지구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느냐가 이번 궤도 비행 성패 여부를 가르게 됩니다. 머스크는 지난달 모건스탠리 주최 콘퍼런스에서 이번 비행에 성공할 확률을 ‘50%’로 제시했습니다. 우주선이 궤도에 오르기 전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요. 그는 스타베이스에서 다양한 모델의 스타십을 제작하고 있고, 준비되는 대로 신속하게 발사할 계획이라면서 “올해 안에 궤도 비행에 성공할 확률이 80%에 달할 것으로 희망하고,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AP/뉴시스)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AP/뉴시스)
화성 이주 대한 회의적 여론도…빌 게이츠 “백신 투자나 더해야”

일각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화성 개척’을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대표적인데요. 빌 게이츠는 2021년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테슬라를 통해 한 일은 기후 변화에 가장 큰 기여 중 하나”라면서도 “나는 화성 사람이 아니다. 로켓이 (기후 위기를 벗어나는) 해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해 영국 BBC와 인터뷰에선 머스크가 화성 이주 계획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돈을 잘 사용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며 “백신 개발에 자금을 지원하는 게 인류를 화성에 보내는 것보다 현금을 더 잘 사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게이츠는 “화성에 가는 것은 상당한 비용이 든다”며 “(그 돈이면) 홍역 백신을 살 수 있고, 1000달러면 생명을 구할 수도 있는 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주정책 전문가인 그렉 오트리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도 2021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머스크가 NASA의 도움이 있든 없든 적어도 2029년까지는 화성에 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머스크가 제시한 일정은 과도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됐습니다. 머스크는 당초 구체적인 기간을 제시하며 화성 진출에 대한 청사진을 그렸지만, 여러 차례 시험발사 계획을 미루거나 바꿨기 때문입니다. 이에 실적 발표에서 “시간 엄수가 나의 강점은 아니다”라며 스스로 인정하기도 했죠.

그러나 머스크는 2050년까지 인류의 화성 정착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스타십은 오늘 밤(한국시간) 시험 발사를 진행할 예정이죠. 스타십이 계획대로 발사된다면 화성 탐사, 더 나아가 머스크가 거듭 강조해온 인류의 ‘화성 이주’ 가능성을 제시하게 되는 셈입니다.

한편, 스페이스X는 스타십 이륙 45분 전부터 생중계를 진행합니다. 머스크도 17일 SNS에 “7시간 뒤 스타십 발사 시도”라고 적으며 긴장감을 내비쳤는데요. 과연 스타십은 우주탐사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될까요? 시험 발사에서 진행될 카운트다운에 기대가 쏠립니다.

▲(출처=일론 머스크 트위터)
▲(출처=일론 머스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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