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약과?…어김없이 격해진 K-디저트, 또 선 넘었다 [요즘, 이거]

입력 2023-04-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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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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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약과?

약과의 얼굴을 한 온갖 디저트들이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약과는 거들뿐.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디저트가 약과를 정말 지독한 다정함으로 품었죠.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약과일까요?

약과 열풍은 작년 말께. SNS와 온라인커뮤니티 등지에서 심심치 않게 언급 빈도수가 높아지며 그 인기를 알렸는데요. 일명 ‘할매니얼 디저트’로 불렸죠. 약과는 할머니 집에 놀러 갈 때나 명절에 생각나는 ‘할머니표’ 간식이었는데요. 이 간식이 더는 ‘옛것’으로 머물지 않게 된 겁니다. 옛 먹거리를 즐기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의 대표 디저트로 자리 잡았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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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가 있다. 맛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당연히 따라오는 건 바로 대기 줄. 온·오프라인 할 거 없이 시간만 되면 대기 줄이 늘어서는데요. 인기 있는 약과 맛집은 ‘땡’과 함께 오늘 판매 분량이 매진된다죠. 이 당연하면서도 익숙한 모습에 또다시 우리는 줄을 섭니다.

이제는 ‘약케팅’이라 불리는 약과 티켓팅. 치열할수록, 어려울수록 왜 그리 도전을 멈추지 않는 건지. ‘포기하면 맘이 편하다’지만, 포기란 없죠. 내 손에 그 약과를 쥐는 그 짜릿한 순간을 위해 오늘도 멈추지 않습니다.

오프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명 약과 집이 있다는 경기 포천, 의정부, 강원 춘천, 정선의 약과 집 앞에는 ‘오픈런’이 한창인데요. 1인 2개 한정이라는 엄청난 제한에도 불구, 오픈 30분 만에 완판되곤 합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기본 약과를 넘어서, 못난이 약과, 페이스트리 약과, 개성주악 약과 등 종류도 다양하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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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포기한 이들은 발 빠른 이들의 떡고물을 기다리기도 하는데요. 중고거래에 웃돈을 붙여 나온 약과를 사들이는 방법으로 이 약과 열풍에 다리 한쪽을 걸치기도 하죠.

SNS와 유튜브에는 ‘직접 만들기 강좌’도 여럿 올라왔습니다. 반죽과 꿀과 계피, 조청과 물엿, 설탕, 기름이 가득 들어가는 약과 레시피에 모두들 인정하고 말았는데요. “저렇게 들어가니 맛있지…” 과거부터 존재한 국내의 달달함이란 모두 때려 부은 모습이라니. 그저 경이롭습니다.

이전부터 그 자리를 지켜왔던 편의점 약과도 이 인기에 올라탔는데요. 올해 1월 매출을 살펴보면 편의점 CU는 147%, GS25는 181% 판매율이 상승했습니다. 이마트24 자체브랜드(PB) ‘아임e 이천쌀로 만든 미니약과’는 매출이 45% 증가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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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제품이 인기를 끌었으니, 그다음은 어떤 순서가 따라올까요. 네, 바로 ‘콜라보’입니다. 언제나 우리는 기본에서 멈추지 않았는데요. 소맥도 치맥도 모두 한국식 ‘푸드 페어링’의 결과물이죠.

유튜브와 SNS 곳곳에서는 ‘자신만의 푸드 페어링’을 공유하고 있는데요. 맛있는 걸 알았다면 당연히 공유해야 한다는 이 넘치는 K-오지랖은 약과도 피해 갈 수 없죠.

달콤한 간식의 베이직 아이템 아메리카노와의 궁합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고요. 약과를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린 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어 먹는 약과 아포가토도 인기입니다. 구운 과자나 케이크, 마카롱에도 약과를 얹어 몇 배의 달콤함을 선사하는 구성도 눈길을 끌었죠.

해당 구성이 관심을 받자 이제는 식품업계가 손을 뻗었는데요. 약과 마니아들의 레시피를 자신들의 제품에 끼워 넣기 시작한 거죠.

약과 케이크, 약과 크로플, 약과 와플, 약과 마카롱, 약과 마들렌, 약과 휘낭시에, 약과 쿠키가 카페 매대에 등장한 순간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 달고나가 모든 카페 음료와 함께하고, 크로플 위에 온갖 음식들이 업혀나온 그 시절이 생각나는데요. 그 집요함이 약과로 넘어간 모양새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파리바게뜨는 약과를 타르트로 재해석한 약과 타르트를 내놨고요. 신세계푸드는 전통 약과의 맛과 식감을 활용한 ‘경제적 약과파이’를 선보였습니다. 던킨도 도넛에 약과를 입혔는데요. ‘허니 글레이즈드 약과’는 설 시즌 제품이었지만, 1월 누적 판매량 20만 개를 돌파하며 상시 판매 진행을 결정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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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즐겼던 약과가 또 이렇게 번져가면서 ‘약과 뇌절 수준’이라는 반응도 나오는데요. 뇌절은 똑같은 말, 행동, 제품 등을 반복해 상대를 질리게 한다는 뜻입니다. ‘인기’라는 이름표를 달고 여기저기 등장한 약과가 오히려 그 인기를 깎아 먹는다고 입을 모으죠.

하지만 댓글 곳곳에는 “그래도 좋아”가 아직 가득합니다. 그저 할머니 간식으로 여겼던 약과가 이처럼 새로운 옷을 입을 줄 몰랐다며, 내 최애를 다채롭게 변신시켜준 그 끈질김에 박수를 보내는데요.

그래도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 했던가요. 오늘은 편의점 매대 익숙한 그곳에 자리 잡고 있는 ‘미니 약과’를 집어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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