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의사만 사는 나라는 없다

입력 2023-03-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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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경 사회경제부 기자
▲손현경 사회경제부 기자
대학입시에서 의대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교육계와 학원가에서는 과거 입시 경향이 ‘인서울이냐 아니냐’였다면 최근 입시 경향은 ‘의대냐 아니냐’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4년간 전국 의대 정시모집 합격자 약 4명 중 3은 재수 등을 거친 이른바 ‘N수생’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20∼2023학년도 정시로 선발된 전국 의대 신입생 5144명 가운데 77.5%인 3984명이 N수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수생(42.2%), 3수생(21.8%)에 더해 4수 이상도 690명(13.4%)에 달했다. 의대 정시 합격자 중 고3 현역 학생은 21.3%(1096명)에 그쳤다.

의대 쏠림 현상은 지역 쏠림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방대학 및 지역인재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에 따라 2023학년도부터 지방대 의학 계열은 전체 입학 인원 중 최소 40%(강원·제주는 20%)를 지역 인재로 선발하게 돼 있지만 전국 의대 정시 합격자의 절반 이상인 55.8%가 서울·경기 출신으로 정시에서는 여전히 서울·대도시 학생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의대 선호 경향은 의사 자격증이 주는 안정적 고수입과 정년 걱정이 필요없는 직업적 매력 때문일 것이다. 실제 과학고·영재고 등 특수고에 진학한 학생들도 입학할 때의 사회적 기대와 달리 의대 진학으로 진로를 변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의대 안에서도 외과는 기피되고 성형외과·피부과 등이 선호되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 의대에 진학했더라도 지방대에서 서울·수도권 대학으로 ‘N수’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귀결이긴 하지만 유독 한 분야에만 인재가 쏠리는 것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의사만 사는 나라는 없다. 다양한 분야에 인재들이 포진해야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다양한 교육정책의 지원과 사회 저변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손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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