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국가연합 속 연방국가 제도, 유럽단일특허

입력 2023-03-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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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6월부터 시행되는 유럽연합 단일특허제도의 성립과정은 234년 전 아메리카 동부의 13개 주가 연방국가 미국을 만들던 과정과 흡사하다. 1783년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13개 주는 1787년에 새 헌법 초안을 만들고 전체 3분의 2가 넘는 9개 주가 비준해야 발효되도록 했다. 여러 논란을 거쳐서 1788년 6월에 뉴햄프셔가 9번째로 비준했고 다음해 3월에 발효되었다. 유럽연합은 단일특허를 위한 통합특허법원 협정을 2013년 7월에 체결했고, 조약 체결국 중 13개국이 비준하되 유럽 특허를 많이 보유한 3개 회원국의 비준이 있어야 발효되도록 했다. 영국의 탈퇴로 오랜 기간 표류하던 조약은 지난 2월 독일의 비준으로 그 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비준한 국가는 17개국이다.

지금까지 유럽특허는 심사는 유럽특허청 한 곳에서 하지만 등록은 국가별로 따로 했고 심판과 소송도 개별국가별로 진행되었다. 독일에서는 무효이지만 네덜란드에서는 권리를 가지는 특허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다. 이를 연방국가 미국의 상황에 대입하면 뉴욕주가 어느 나라와 전쟁을 하는데 캘리포니아주는 그 나라와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격이다. 단일특허제도에서는 한 번의 신청으로 협정체결국가 24개국에서 특허보호를 받을 수 있고, 심판이나 소송의 결과가 전체 국가에 동일하게 미친다.

미국연방의 확장은 쉽지 않았다. 동북부의 버몬트는 뉴햄프셔와 뉴욕의 토지 소유권 분쟁이 얽혀서 독립국으로 오래 존재하다가 1791년에야 14번째 주로 연방에 가입한다. 1820년에는 노예제 인정 주와 노예제 반대 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예제 인정 주인 미주리가 가입할 때 메인을 매사추세츠에서 떼어내 주로 독립시키기도 했다.

단일특허제도 앞에 놓인 어려움도 많다. 유럽특허청의 공식 언어인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에 비해 언어 자체의 위상은 뒤지지 않는 스페인어 문제로 스페인은 협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어렵게 만든 통합특허법원이지만 기존 특허가 그 일괄 처분에 놓이기를 거부할 경우, 선택적 제외(opt-out)를 신청할 수 있는 예외기간도 인정한다. 그러나 연방을 이룬 미국이 급속히 발전했듯이, 단일특허제도를 만든 유럽은 산업계 전반에서 엄청난 혁신을 예상한다. 국가연합 유럽 안에 특허제도로 묶인 연방국이 하나 생긴 셈이다.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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