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진아, 나 되게 신나”를 뛰어넘을 ‘더 글로리 시즌2’ 명대사 [요즘, 이거]

입력 2023-03-1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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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대량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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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커뮤니티를 뒤덮었던 그 이름. 박연진. 여기저기서 무슨 일이든 모두 그렇게도 “연진아”를 외쳐댔는데요. 연진이에게 건넸던 가장 잦은 말은 바로 “나 되게 신나”였습니다.

로맨틱 코미디계의 대가 김은숙 작가의 첫 복수극인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나온 등장인물과 대사인데요. 실제 박연진 역을 맡은 임지연 배우는 “연진아”를 하도 들어 귀에서 피가 날 지경이라고 호소하기도 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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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시즌 1이 방영된 후 손꼽아 기다려왔던 ‘더 글로리 시즌2’가 10일 드디어 공개됐습니다. 그토록 외쳐댔던 연진이와 연진 패거리들의 최후가 어찌 될지 온갖 상상과 추측들이 나왔던 터라 그 기대감은 배가 됐는데요. 그렇게 공개된 시즌 2는 그야말로 마무리까지 완벽했죠.

시즌 1에서 고등학교 시절 박연진을 비롯한 전재준(박성훈 분), 이사라(김히어라 분), 최혜정(차주영 분), 손명오(김건우 분)에게 괴롭힘을 당한 문동은(송혜교 분)은 장장 18년의 복수를 기획하는데요. 차근차근 준비해온 그의 복수 과정에 조력자인 주여정(이도현 분)과 강현남(염혜란 분)의 힘이 더해지며 탄탄한 빌드업(상대의 압박을 무력화하고 공격을 전개하기 위한 일련의 움직임)을 쌓아갔죠. 그 빌드업에 고무돼 연진 패거리의 추락을 그 누구보다 바라온 시청자들은 그 모든 완성본인 시즌 2에 열광했는데요.

시즌 1에서 문동은이 가해자 박연진에게 보내는 편지글(편지지만 실제 보내진 않는 일기 형식) 내내 외쳐 된 “연진아”를 포함해 가해자들이 내뱉는 소름 끼치는 대사들이 내내 화제가 됐습니다. 시즌 2에서도 시청자들이 귀에 꽂히는 대사들을 언급했는데요. 김은숙 작가 특유의 대사들이 등장인물의 성격뿐 아니라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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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은 복수극의 맨 상단. 박연진의 시즌 2 대사도 어마어마합니다. 문동은이 학교폭력 증거들을 들이밀며 자수를 하라는 마지막 기회에 “난 잘못한 게 없어, 동은아”라며 뻔뻔함을 내미는가 하면 “네 인생이 나 때문에 지옥이라고? 지X 하지마. 네 인생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지옥이었잖아”라며 어찌 보면 뼈 때리는 하지만 재수는 정말 없는 말을 내뱉죠.

마약 중독자인 이사라 또한 찰진 멘트를 이어가는데요. 마약에 빠져있지만, 부모님의 영향으로 그렇게 입으로는 하나님과 성경 구절을 외치는 이상한 신실함을 보여주고 있죠. 시즌 2에서 이사라는 마약 복용 사실과 그림 탈세 의혹이 드러났습니다. 구치소에 들어갔다가 초호화 변호인의 힘으로 구속을 면한 이사라는 자신만의 보복을 준비하는데요. 학폭 의혹을 덮기 위해 자신의 비리를 까발린 박연진에 대한 과거 영상을 찾던 이사라는 손명오 부의금 액수를 묻는 최혜정을 향해 귀찮다는 듯 소리칩니다. “야 내가 금감원이야? 뭐, 맨날 부조만 처물어! 넌 XX만 욕이지? 아니야. 모욕도 욕이야 혜정아”라며 그야말로 팩폭 모욕을 날리죠. 결코, 최혜정을 친구로 생각조차 안 한 듯한 이 발언은 후에 또 다른 보복으로 다가오는데요.

손명오의 장례식장에서 최혜정은 이사라의 굴욕 영상을 공개하고, 이를 눈치챈 이사라는 최혜정에게 “남의 아픔을 기뻐하는 자 사탄일지어다”라고 말하며 그의 목을 공격합니다. 자신의 한 행동은 전혀 생각지 않고 당한 일에만 반응하며 ‘사탄’, ‘심판’과 같은 구절을 인용하는 이사라 특유의 모습 그대로였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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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2를 통해 의외의 ‘개그캐’로 등극한 인물도 있는데요. 바로 전재준입니다. 돈은 많지만 무식한 데다 잘생겼지만 욱하고 폭력적인 전재준은 일관성 있는 일차원적인 대화를 이어가죠. 단순하고도 무식하지만 뼈가 있는 대사들이 주목을 받은 건데요.

특히 자신의 친딸인 하예솔(오지율 분)을 향한 변태적 기질을 보인 초등학교 선생 추정호(허동원 분)를 상대하러 간 장면이 압권이었죠. 하예솔의 담임인 문동은의 연락을 받고 찾아간 세명사립초등학교에서 당당하게 “추정호가 누구세요?”라는 반존대 질문을 하는데요. 당황한 직원이 “어떻게 오셨어요?”라고 묻자 “차 타고요”라고 너무 당연한 대답을 이어가죠. 그 모습을 지켜본 추정호가 자신을 밝히자 “너세요?”라며 또 반존대로 답하는데요. 친절과 무례 사이를 오가는 그의 어법은 왠지 모를 웃음이 터지게 합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전재준 그 자체이기 때문이었죠. 시청자들 사이에서 의외로 맞는 말만 재밌게 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추정호에게 무지막지한 폭력을 가하는 모습은 악역임에도 불구, 통쾌함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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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최고의 사이다 대사는 문동은이 아닌 하도영(정성일 분)에게 나왔다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재준이 하예솔을 위해 추정호에게 폭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하도영은 이를 처리한 뒤 딸 예솔이를 자신의 본가로 보내는데요. 이를 알게 된 박연진이 자신도 엄마라며 무슨 일이 있는지 말을 해달라고 뻔뻔하게 요구하죠. 이에 화를 꾹 참아왔던 하도영이 박연진을 향해 이렇게 말하죠.

“아내의 불륜 상대가 내 딸 학교에 가서 친부 행세를 했어. 그래서 화가 나. 받아쳐 봐
“내가 아나 모르나 궁금하지. 예솔이가 내 딸인지 아닌지. 어 나 다 알아. 대꾸해봐

일명 나이스한 개XX라 불렸던 하도영의 진면목이 그대로 드러난 대사가 아닐까 싶은데요. 연진 패거리들이 입에 달고 사는 상스러운 욕도 아닌데 마치 엄청난 욕을 들이부은 느낌. 고급스러우면서도 상대를 깔아뭉개는 그 나이스함을 아는 듯한 대사가 그저 소름이죠.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서 “받아쳐 봐. 대꾸해봐”가 언급되며 진정한 사이다는 하도영이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대사빨’이 엄청난 드라마 그 자체인 ‘더 글로리’. 시즌 1도 시즌 2도 대사 하나하나에 열광하는 모습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찰진 대사와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시즌2 는 공개 3일 만에 전 세계 TV쇼 부문 정상에 올랐습니다. 14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전날 ‘더 글로리’는 전 세계 TV쇼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는데요. ‘더 글로리’는 공개 하루 만인 11일 3위로 진입, 이틀 만인 12일 2위에 오르기도 했죠.

‘더 글로리’의 인기는 이제 시작인 셈인데요. 처절한 피해자의 완벽한 복수극. 또 천천히 그리고 단단하게 쌓아 올린 과정에 열광하게 되는 건 한국 시청자뿐만이 아니죠. 전 세계 시청자들을 소름 돋게 한 그들의 멋진 대사를 오늘도 다시 곱씹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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