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연봉, 알아서 주세요' 구직자 전년비 14배 급증

입력 2009-04-2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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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신규 구직자 15.4%, "연봉, 회사내규대로”

취업난이 깊어지면서 연봉협상을 하거나 특정 희망연봉을 설정하기보다 ‘사내내규’를 따르겠다는 구직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는 최근 인크루트에 신규 등록한 구직자 이력서의 ‘희망연봉 설정현황’을 분석한 결과, ‘협의 후 결정’이나 특정 희망연봉을 기재하지 않고 ‘사내내규’에 따르겠다고 설정한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인크루트 이력서에서 희망연봉 설정은 원하는 수준의 희망연봉을 직접 노출하는 방법, ‘협의 후 결정’으로 설정하는 방법, ‘사내내규’로 설정하는 방법 등 3가지 방법으로 가능하다. 희망연봉을 직접 노출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받고 싶은 연봉 수준을 직접 결정해 기재한다는 것이고, ‘협의 후 결정’은 입사 후 기업 측과 연봉협상을 벌이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는 반면, ‘사내내규’는 받고 싶은 희망연봉과 관계없이 회사의 뜻에 따르겠다는 얘기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사내내규’로 설정한 구직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연봉에 관해서 본인이 원하는 바를 주장하기보다는 회사 측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실제 올 3월 신규로 등록된 이력서 가운데 ‘사내내규’ 설정건수를 살펴보면 4350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303건에 비해 14배 이상(14.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신규 이력서에서의 비중으로 봐도 지난해 3월 1.1%에 머물렀던 것이 올 3월엔 15.4%로 14.3%p 늘어났다.

좀 더 넓은 시기의 추세를 살펴보면 이 같은 경향은 더 명확히 드러난다. ‘사내내규’ 설정은 2007년 말부터 조금씩 늘기 시작해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7년 매월 1백여건에 머물던 것이 2008년 들어 2~3백건 수준으로 증가했고, 2008년 5월부터는 천 건을 초과한 데 이어 불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9월 이후엔 4~5천건을 넘어서고 있다.

연간으로 보면, 2007년 전체의 ‘사내내규’ 설정건수는 총 1980건으로 당시 전체 신규이력서의 0.6%에 불과했는데, 2008년 들어서는 총 3만2975건으로 전체의 9.9% 수준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1년 만에 거의 3만건 이상, 비율로는 9.3%p가 늘어난 것이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취업난으로 입사가 어려워지면서 구직자들이 적극적으로 희망연봉을 주장하지 않고 ‘사내내규’에 따르겠다고 하는 등 소극적인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며 “희망연봉이 맞지 않아 서류전형에서부터 탈락하기보다는 일단 입사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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