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코일 철근 진출에 업계선 “생산량·시장포화·미래성장성 고려 안해”

입력 2023-02-26 18:00 수정 2023-02-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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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2-26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슈퍼 플레이어 포스코 진출에 중소 철강사 "'골목상권' 침해"

▲코일 철근. (사진=동국제강)
▲코일 철근. (사진=동국제강)

포스코가 최근 건설용 코일 철근 시장 진출을 선언하자 철강업계에서는 과포화 상태라고 우려한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철강업계는 포스코가 코일 철근 시장 진출에 대해 생산량과 미래 성장성, 시장 잠식 등에 대해 충분한 고려 없이 추진한다고 지적했다.

포스코 측은 코일 철근 시장 진출 배경에 대해 “근로시간 및 공기 단축, 신수율 손실 저감 등 건설산업 생산성을 제고하고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하기 위해 코일철근 생산을 결정했다”며 “원재료는 자가 생산한 빌릿 중 코일철근 규격에 맞는 제품을 선별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일철근이란 코일 형태로 둥글게 만 철근을 의미한다. 막대형 철근 제품과 달리 코일을 풀어 원하는 길이만큼 절단 사용이 가능하다. 제품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고, 적재가 편리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국내 시장은 동국제강과 대한제강이 양분하고, 제일제강공업이 일부 공급한다.

문제는 시장 잠식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우선, 코일 철근 생산량을 두고 분분하다. 포스코에 따르면, 전체 내수 철근 소비량 1100만 톤 중 코일 철근 비중은 약 3%라고 추산한다. 포스코 측은 자체 조사 결과 내수 수요가 50만 톤 정도인데 실제 공급량은 30만 톤에 그친다고 주장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며 이 중에서도 일부 물량에 대해서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시장 수요 50만 톤인데 반해 공급량 30만 톤에 그친다는 포스코의 주장에 대해 일각에선 반박이 나온다. 2022년 기준 지급자재 30만 톤을 이미 시장 대응한 상태이며, 외부판매 20만 톤도 이상 없이 시장 대응했다는 것이다. 대한제강이 일시적인 공급량 부족으로 일반철근 위주로 생산하다 보니 코일철근 공급량이 일부 감소했지만, 이미 일반철근 시장은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에 향후 코일철근 수요는 언제든지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란 지적이다. 시장 수요는 약 50만 톤으로 분석되며, 초과 공급 시장이란 것이다. 총 공급 능력은 약 100만 톤이며, 동국제강이 55만 톤, 대한제강이 45만 톤 생산한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시장 수요 50만 톤 중 실수요는 15만 톤에 불과하다. 이는 코일철근의 ‘지급자재’적 특성 때문이다. A철강사와 B가공장의 위탁계약에 의한 철강사 결정의 지급물량이기 때문에 시장의 ‘실수요’라고 보기 어렵다. 코일철근 연수요 50만 톤 중 ‘지급자재’ 수요 규모는 약 70%로 추정되며,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외부판매’ 시장 규모는 30% 수준이다. 이로써 연 50만 톤 수요 중 15만 톤 시장이 실제 수요고, 공급 케파는 100만 톤이다.

미래사업성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리먼 사태 직후 꺾여버린 철근 시장(2009년~2010년 철근 수요는 약 800만 톤~900만 톤)은 정부 주도 경기 부양이 이어지며 2015년 1250만 톤으로 최고점을 기록하고 지속 하락 중이다. 2021년과 2022년 반짝 상승 반전했으나, 급격한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건설사 수익 악화 등으로 건축허가와 착공면적의 갭이 커지기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포스코의 진출은 당장의 수익에 의존해 사업성 검토가 미흡했다는 게 시장의 지적이다.

포스코는 쇳물을 연간 4000만 톤씩 뽑는 글로벌 철강사로, ‘고로’를 가졌다는 건 최고의 ‘원가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최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글로벌 6위급의 국내 최대 규모 철강사가 15만 톤 시장을 잠식하기는 쉽다.

이처럼 ‘슈퍼 플레이어’인 포스코가 진출하는 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철강업계 관계자 A씨는 “업계 1위 고로사 포스코가 선재 시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실패했으면 선재 시장에 대한 기술 개발에 더욱 힘을 써야 할 것이나 이러한 선재 설비를 코일 철근으로 돌린다는 것은 시장 퇴행적 행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건설산업 생산성을 제고하는 것으로 포장했지만, 이른바 ‘골목상권’까지 침해하는 것으로 시장 우려가 크다”며 “코일 철근뿐 아니라 향후 일반 철근 품목까지 생산할 경우 굴지의 국내 1위 철강사가 중소기업의 품목까지 넘보는 격”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측은 “코일 철근은 건설현장의 안전사고 예방, 생산성 향상, 로스율 저감 등이 가능해, 미래 건설 시장의 신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판단해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기존 선재공장 설비를 활용해 코일철근 생산 가능성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며 "선재공장에서 코일 철근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은 예전부터 구비돼 있었고, 아무런 설비 투자 없이 생산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초기 검토 단계라서 시장 진출 등 어떤 것도 결정된 바가 없으며, 만일 진출을 하더라도 포스코건설이 수주한 프로젝트의 일부 물량을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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