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43조 ‘뚝’ M&A ‘거래절벽’…하반기 살아날까

입력 2023-01-29 16:09 수정 2023-01-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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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43조 ‘뚝’ M&A ‘거래절벽’…하반기 살아날까
지난해 하반기 이어 1월 들어서도 M&A 거래 침체 계속
“당분간 시장 어려워…더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자금조달난에 매수자-매도자간 가격갭 벌어져
하반기 현금 쌓아둔 대기업, 스타트업 생존형 M&A 가능성

“M&A 시장 침체가 더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인수금융을 써서는 딜이 쉽지 않다. 인수할만한 잠재적 후보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대형 로펌 M&A 부문 관계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내 M&A(인수·합병) 시장 한파가 거세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와 금리 인상 기조로 자금 조달난이 격화되면서 기존 딜의 클로징(거래종료)과 신규 거래가 난항을 겪는 분위기다.

올해 하반기에도 시장 위축이 계속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상 기조가 완전히 돌아서는 데 까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섣부른 예측이 힘들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략적으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현금을 비축해온 대기업들의 ‘빅딜’이나 생존을 위해 매물로 나오는 스타트업에 대한 거래가 늘거란 예측도 나온다.

M&A 규모 ‘반토막’…“침체 장기화 가능성”

29일 딜로직이 본지에 제공한 자료 따르면 26일 기준 올해 들어서 국내 M&A 규모는 18억2400만 달러(약 2조2500억 원)로 집계됐다. 국내시장서 진행된 M&A(도메스틱)와 해외기업 자본의 국내 기업 투자(인바운드) 규모 합한 금액이다. 한 달도 채 안 된 시기지만 규모는 확연히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월평균 M&A 규모(38억2700만 달러)와 비교해 반토막 수준이다.

거래 규모가 급감했던 지난해 4분기의 분위기가 이어진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163억8100만 달러)까지 양호했던 딜 규모는 4분기(114억8200만 달러) 들어 급격히 줄었던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M&A 규모는 2018년 이후 5년 이래 가장 작았다. M&A 거래 건수도 지난해 1분기(233건), 2분기(219건), 3분기(232건)까지 200대에서 4분기 134건으로 내려 앉았다.

지난해 연간 국내 M&A규모는 578억5800만 달러(약 71조3000억 원)으로 전년(2021년) 926억9300만 달러(114조2900억 원) 대비 1년새 37.5%(348억3500만달러·42.9조 원) 줄었다.

실제로 굵직한 M&A 딜이 줄줄이 막혔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은 원매자를 찾지 못해 버거킹 매각을 철회했고, 미래에셋금융그룹의 4조 원 규모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건도 무산된 바 있다. 3조 원 규모 롯데카드 매각 작업에 나섰던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의 본입찰도 일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되는 경기침체 우려에 더해 조달금리와 인수금융 금리가 치솟으면서 기대수익률이 급감한 탓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투자 기업의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매수자를 찾기 힘들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기업가치에 대한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시각차가 벌어지면서 딜 규모도 줄어들게 될 거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 한 대형 로펌 M&A 부문 관계자는 “(M&A 시장 침체가) 더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금리 때문에 연기금도 마찬가지고 PE들도 인수금융을 써서는 딜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형 로펌들도 업무가 많이 줄었다. 올해 들어 매물들이 나오기 시작하긴 했으나 딜이 되느냐는 조금 다른 문제”라고 전했다.

회계법인 M&A 부문 관계자는 “당분간 (시장이)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 M&A 인수건은 늘어날 수 있어도 딜 규모는 쉽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2년 전만 해도 경쟁이 붙으면서 가격을 잘 받는 곳이 많았다면 최근엔 드문 상황이다. 올해 시장이 좋아질 거란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반등은 어렵지만…대기업·스타트업 물꼬 가능성↑

업계에선 하반기 반등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개를 내젓는 분위기다. 다만 시기에 맞춰 매물을 저가에 노리는 수요는 계속 있는 만큼 마냥 침체되지만은 않을 거란 얘기도 나온다.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신규 딜을 미뤄오던 대기업들도 매물 가격이 낮아지면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현금성 자산을 비축해온 만큼 M&A ‘빅딜’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달 초 CES 2023을 통해 “M&A를 더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실제 추진 중”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분야로는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기업이나 인공지능(AI), 로봇 분야 등이 꼽힌다.

LG전자는 최근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에서 M&A 분야 전문가 모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전략적 지분 투자와 M&A를 추진하는 한편 신규 투자건을 물색하는 역할로, 전장 관련 기업에 대한 M&A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메디트 경영권 지분을 사들이겠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공동으로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거래 금액은 최대 5조 원에 달할 거란 평가다.

아울러 자금난에 추가 투자가 무산된 스타트업들이 늘면서 업체들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시리즈A 투자를 진행했던 스타트업 업체 중 지난해 말부터 다음 라운드 투자 유치를 하지 못해 스트레스가 쌓이며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는 곳들이 늘고 있다”며 “초저금리로 호황이 이어졌던 최근 몇년간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달라진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자금난으로 법정관리 절차를 밟았던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 인수건도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메쉬코리아 측에서 이사회를 열고 식품·유통기업 hy로 매각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회생법원의 결정만 남게 됐다.

김규현 딜자문기업 MMP 대표는 “스타트업들은 자기들끼리 생존을 위한 M&A 많이 하는 상황이다. 힘들어진 서비스 인수하기엔 좋은 시기라 올해 관련 M&A가 많을 것 같다”며 “작년까지는 자사의 밸류를 내리면서 투자하는 데 기존 투자자들이 반대했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면 조금씩 꺾이는 회사들이 나오면서 올해와 내년에는 싸게 인수할 기회들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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