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쌍방울은 아직도 ‘빤쓰’ 회사입니까? [이슈크래커]

입력 2023-01-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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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최고 인기스타 이덕화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화제가 됐던 쌍방울의 ‘트라이’ 광고 화면 (출처=쌍방울 홈페이지)
▲1990년대 최고 인기스타 이덕화를 광고모델로 기용해 화제가 됐던 쌍방울의 ‘트라이’ 광고 화면 (출처=쌍방울 홈페이지)

지금 이 순간 여유로 다가와 날 부르는 그대. 오~ 트라이.

쌍방울그룹이 1990년대 초 내놓은 속옷 브랜드 ‘트라이(Try)’의 광고 카피다. CF 속에서 엘리베이터를 손으로 ‘탕!’ 치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던 이덕화의 연기는 지금까지도 광고계 레전드로 남아있다. 트라이가 다른 브랜드들을 제치고 수십 년간 ‘국민 속옷’ 타이틀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이후 쌍방울이 반도체, 방산, 바이오 업체를 잇따라 인수하며 사업 다변화를 꾀했지만, 여전히 사람들 머릿속엔 ‘빤쓰 회사(속옷 회사)’로 녹아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쌍방울 수식어에 변화가 생겼다. 30년 넘게 ‘트라이’를 꾸며주던 ‘국민 속옷’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는 건 다름 아닌 김성태 전 회장이다.

배임·횡령 의혹에 검찰 조사받는 김성태 전 회장

태국에서 체포된 김 전 회장은 17일 오전 입국과 동시에 법무법인 광장 소속인 검찰 출신 유재만 변호사 등을 선임했다. 오후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신문에는 변호사 1명이 입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환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던 김 전 회장은 진술 거부나 묵비권 행사 없이 조사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외 도피 8개월 만에 귀국한 김 전 회장의 조사를 위해 수십여 장에 달하는 질문지를 작성하며 철저하게 준비했다.

김 전 회장은 현 재무담당 부장 A 씨에게 계열사인 나노스 전환사채 관련 권리를 보유한 ‘제우스1호투자조합’의 조합원 출자지분 상당 부분을 임의로 감액해 자신의 지분으로 변경하게 하는 등 4500억 원 상당을 배임한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 전 회장은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사실이 없다’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 아니라 김 전 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 뇌물공여, 외국환 거래법 위반과 더불어 대북송금 의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다.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연합뉴스)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연합뉴스)

반도체ㆍ연예기획사 등 인수하며 M&A 큰 손으로 떠올라

쌍방울은 속옷 기업을 토대로 최근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쌍방울그룹의 전신은 이봉녕·이창녕 두 형제가 양말 도매상으로 출발한 ‘형제상회’다. 주로 속옷을 팔았다. 쌍방울이란 이름도 이 씨 형제를 의미하는 ‘쌍(雙)’자와 이름 끝 자인 ‘녕(寧)’자를 조합한 것이다..

쌍방울이 크게 성장한 것은 1987년 선보인 대표 브랜드인 ‘트라이’를 통해서다. 아직도 ‘쌍방울=트라이’로 인식하는 이들이 남아 있을 정도다.

그러나 속옷사업만으로 쌍방울을 설명할 수 없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영역을 넓혔기 때문이다. 2016년 카메라 모듈 제조사 나노스를 시작으로 △2019년 속옷회사 비비안 △2020년 반도체 장비 제조사 미래산업 △소프트웨어 유통업체 인피니티엔티 △연예기획사 아이오케이를 인수했다.

상장 계열회사는 광림과 SBW생명과학, 비비안, 디모아 등 4개사다. 비상장 자회사는 길림트라이, 훈춘트라이 등 총 11개사다. 쌍방울의 매출은 1000억 원 내외(연결기준)이며, 그룹 계열사를 합하면 6000억 원 규모다.

▲쌍방울이 특수차와 바이오, 엔터 등 다양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속옷 사업도 남아있다.(출처=쌍방울 홈페이지)
▲쌍방울이 특수차와 바이오, 엔터 등 다양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속옷 사업도 남아있다.(출처=쌍방울 홈페이지)

‘지주사’ 쌍방울, 연일 내리막…13년 전 수준

쌍방울그룹 지주사인 쌍방울의 주가는 2015년 3000원을 역사적 고점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1500원을 찍기도 했지만, 현재 359원(18일 종가)로 떨어졌다. 13년 전 주가 수준이다.

쌍방울은 지난해 쌍용차 인수를 추진할 때만 해도 1000원을 넘겼다. 그러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던 KB증권이 발을 빼면서 인수가 불투명해지면서 주가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KB증권은 쌍용차 인수를 추진 중인 쌍방울(광림컨소시엄) 측에 필요 자금 4500억 원 중 절반 규모를 주선하겠다는 금융참여의향서(LOI)를 제출했으나 지난해 4월 이를 철회하기로 했다.

이후 크레인과 소방차 및 특장차 등의 제조·판매 자회사 광림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해상풍력 발전소 사업에 대한 허가를 획득했다는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하고, 지주사인 쌍방울도 반짝 강세를 보였다.

광림의 주가는 쌍방울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2017년 1월 최고점 6500원까지 터치했지만, 현재 1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디모아도 2008년 1만7455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급락과 회복을 반복하며, 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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