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도구된 신재생에너지…정부 "점진적 확대" vs 野 "비중 더 늘려라"

입력 2023-01-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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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차 전기본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2030년까진 21.6%, 2036년까진 30.6%로 목표치를 확대했다.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10차 전기본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2030년까진 21.6%, 2036년까진 30.6%로 목표치를 확대했다.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한정된 에너지에 대한 방안으로 미래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신재생에너지. 미래 에너지로 활용해야 하는 신재생에너지는 언젠가부터 정쟁의 도구가 됐다. 민주당은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원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정부와 여당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12일 확정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두고도 신재생에너지는 화두가 됐다. 민주당은 정부가 원전을 늘리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줄였다며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일갈했다. 반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줄이지 않았다며 점진적인 확대를 통해 두 에너지원을 적절히 활용하겠다고 반박했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줄였다는 민주당과 그렇지 않다는 정부. 10차 전기본을 두고 내린 평가에서 양측이 팽팽하게 갈린 이유는 무엇일까.

文 정부의 아이콘 '신재생에너지'…원전의 대척점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량 감축은 윤석열 정부의 시대착오적 에너지 정책이다. 전 세계에 유례없는 정책 참사다."
(11일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일동 기자회견문 내용)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신재생에너지는 문재인 정부 때 급격하게 비중이 확대됐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5년의 로드맵으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하고, 원전을 줄이는 등 에너지효율 정책을 약속했다. 임기 끝 무렵인 2021년 기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설비용량은 총 설비용량의 18.3%로 원자력 에너지보다 1%포인트(p)가량 앞섰다.

신재생에너지는 문재인 정부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어느 순간부턴 원전의 대척점으로 자리매김했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과 탈 석탄을 주장하며 재생에너지로 이를 대체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태양광 발전의 확대가 그 예다. 지난 정부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는 민간 발전사는 급격하게 늘었다.

민주당이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줄었다고 말하는 것은 지난 정부의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 목표와 비교한 것이다. 당시 NDC에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 목표치를 2030년까지 30.2%로 잡았다. 이번 10차 전기본에선 2030년까지 21.6%로 목표치를 낮췄다.

결국,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줄었다는 주장은 틀린 말은 아니다. 민주당으로선 현 정부의 원전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서라도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줄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 한 의원은 "여당은 지난 정부 때도 재생에너지 확대를 반대했다. 기후 위기가 매우 심각하고 그걸 극복하려면 재생에너지를 시급하게 늘려야 한다"며 "미래 과제가 아니라 현재의 과제로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재생 절대 줄이지 않았다는 정부…"점진적 확대" 주장

"9차 전기본에 비하면 재생에너지 비중이 줄지 않았다."
(11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발언)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민주당의 비판에 정면 반박했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절대로 줄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관련 비판이 나올 때마다 정부는 '합리적인 전원믹스'를 내세웠다.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적절히 조합해 석탄 비중을 줄이고 친환경으로 가겠다는 의도다.

이 장관의 말대로 10차 전기본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2030년까진 21.6%, 2036년까진 30.6%로 목표치를 확대했다. 2018년 기준으로 신재생에너지는 6.2%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 지난 정부 NDC보단 목표치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이 장관은 "21.6%라는 숫자도 현재 태양광 보급 속도를 고려해봤을 때 굉장히 도전적인 숫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본을 만들 때는 현실적이고 예측 가능하면서 어느 정도 민간 투자의 가이드가 될 수 있는 현실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최대한 정책적 의지를 담아 수립했다"고 부연했다.

산업부는 전기본 확정과 함께 "탄소중립을 위해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실현 가능하고 균형 잡힌 전원믹스를 구성했다"며 "현재 보급여건에선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가 어렵지만, 10차 전기본상 신재생 보급목표 달성 때 국내 기업의 RE100 수요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재생 발전 비중을 지난해 29.2GW(기가와트)에서 2036년까지 108.3GW로 늘리기 위해 풍력 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태양광 중심에서 태양광과 풍력의 균형 있는 보급을 추진해 균형 잡힌 재생에너지 믹스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9조~45조 원의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정쟁 벗어난 에너지 정책 필요…목표는 '탄소중립'

▲이창양(왼쪽 두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창양(왼쪽 두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과 정부의 발언 모두 틀린 말은 아니다. 민주당은 NDC를 기준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줄었다는 주장이고, 정부는 9차 전기본과 현재 비중보다 신재생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신재생에너지가 정쟁 도구가 되며 가려진 본질은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발언이나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적절히 활용하겠다는 정부의 발언 모두 목적은 탄소중립이다.

실질적인 정책 추진을 위해선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에너지를 정치 영역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지난해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기대와 제언'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정책은 정치성을 벗어나 현실에 기반을 둔 장기 에너지 수급 목표와 계획에 따라야 한다"며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이라는 21세기 범국제적인 국가별 과제도 고려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향후 수립 예정인 2030 NDC 수정안과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서 도출되는 전원구성 등의 내용을 실현 가능성, 합리성, 경제성 등을 고려해 차기 계획에 반영을 검토할 계획이 10차 전기본에 적시돼 있다"며 "이격거리 규제 개선, 주민 수용성 향상, 해상풍력특별법 제정, 계획입지 제도 도입 추진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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