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집주인은 ‘역전세’, 세입자는 ‘깡통’ 걱정…애타는 서울 전세 시장

입력 2023-01-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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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 전셋값은 매매가격 내림세를 추월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고,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전세를 찾는 발길이 끊기면서 매물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세 고점에 계약서를 쓴 세입자는 집값 하락에 깡통전세를 걱정할 판이고, 집주인도 역전세난(집값 하락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 우려가 깊다.

2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이날 기준 5만476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에만 36.5%(1만46589건) 늘어나 전국 17개 지자체 가운데 상승률 6위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선 상승률 1위로, 경기와 인천이 같은 기간 각각 22.9%와 21.0%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최대 15%포인트(p) 이상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 적체는 고금리에 따른 월세 선호와 집값 하락기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가 줄어드는 상황이 겹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연말은 전세 계약 만기나 자녀 학업 등을 이유로 이사철로 분류돼 전세 거래가 활발한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 상승을 시작으로 집값 내림세가 이어지자 매물 적체가 시작됐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 거래가 실종되고 월세 거래가 급증하자 전세 물건이 빠르게 쌓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11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 거래 비중은 43.8%로 최근 3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월세 거래량 비중은 2020년 31.4% 수준에 그쳤지만, 2021년 39.9%로 늘어난 뒤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으로 40%대를 돌파했다. 주택까지 범위를 넓히면 서울 내 월세 거래량 비중은 올해 처음으로 50%를 넘겨 53%까지 치솟는 등 ‘전세의 월세화’ 현상 가속화가 이어졌다.

전세 물건이 쌓이자 서울 핵심지에서도 전셋값 폭락이 감지된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형은 지난달 14일 17억 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2021년 9월 최고 전세 보증금 23억 원과 비교하면 5억 원 낮은 수준이다.

또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형 역시 지난달 12일 전세 보증금 7억6000만 원에 실거래됐다. 2021년 5월 최고 실거래가 11억7000만 원보다 4억1000만 원 저렴한 금액이다. 현재 같은 평형의 호가는 15억 원 선에 형성됐지만,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만약 2021년 5월 전세 보증금 11억7000만 원을 안고 집을 사들였다면, 호가 기준 전세가율이 78%에 달하는 셈이다. 전셋값 반등이 없는 한, 집주인은 2년이 지나 전세 만기 시점인 오는 5월 재계약 시점에는 보증금을 일부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듯 전세 적체가 이어지고 월세 거래가 늘자 전셋값은 줄곧 내림세다. 지난해 서울 전셋값 누적 하락률은 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 –9.36%로 집계됐다. 2021년 상승분(5.31%)를 모두 반납하고도 평균 4% 이상 더 내렸다. 서울 아파트 전세는 지난달 마지막 주에만 1.22% 하락하면서 매주 최대 낙폭을 경신 중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금리가 오르면 월세 전환율이 올라서 월세를 더 선호하게 된다”며 “올해 하반기 이후 금리가 떨어져 월세 전환율이 대출금리보다 높거나 비슷해져야 전세 수요가 반등할 것이고, 금리 하락 전까진 전세 수요가 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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