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뜨거웠을까” “아빠 아닐거야”...과천 방음터널 화재 현장 안타까운 사연들

입력 2022-12-3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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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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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발생한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로 5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다친 가운데, 사망자 및 부상한 생존자 가족의 이야기가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중앙일보, 서울신문 등 매체 보도에 따르면 29일 경기 화재 희생자들이 몰린 평촌 한림대병원 응급실에는 오후 3시 30분께 중상자 2명이, 오후 6시 35분께에는 사망자 5명의 시신이 이송됐다.

중앙일보는 이날 화재로 사망한 전모 씨(66)의 아내와 딸이 오후 9시께 병원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미리 도착해있던 다른 딸과 상봉한 두 사람은 “아빠가 아닐 거다”라며 오열했다. 이들은 “시신이 훼손돼 DNA 감식 결과가 내일이나 모레에나 나온다더라”며 “진짜 차량번호가 XXXX가 맞냐”며 재차 확인했다.

사망자의 아내는 “얼마나 뜨거웠을까”라며 한참을 통곡하고, “저희는 억울해서 어떡하냐. 누구한테 뭐라 하나”라며 흐느꼈다.

비보를 접한 전 씨의 40년 지기 동료 전모 씨(67)는 사망한 전 씨가 모 기업 회장의 운전기사였다며 “마지막에 모시는 사모님께 ‘터널 속에서 연기를 마시고 있다’고 전화했다더라. 연기를 많이 마셔 탈출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에서 (시신이) 다 타서 DNA밖에 확인을 못 한다고 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중상을 입은 생존자 조모 씨(59)는 “차는 다 녹았고 차 문을 열고 나오니 빵 터지는 소리가 났다”며 “같이 있던 형님은 못 나오고 나만 나왔다”고 말끝을 흐렸다. 조 씨는 얼굴이 그을리고 물집이 잡힌 상태였으며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았다. 손등에도 심한 화상을 입었으며 왼쪽 귓바퀴는 그슬려 녹은 상태였다.

조 씨의 가족은 “지구대에서 연락을 받았다”며 황급히 병원을 찾았다. 조 씨의 누나는 동생의 안부를 확인하기 전 “대체 어떻게 된 거냐”며 연신 한숨을 쉬었다. “XXX의 나라 툭 하면…어떻게 된 건지 말라 죽겠다”고 중얼거리던 조 씨의 누나는 조 씨가 머리와 손에 붕대를 감고 나오자마자 겉옷을 벗어 조 씨에게 입혔다.

화재는 29일 오후 1시 49분께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안양에서 성남 방향 갈현고가교 방음터널 3분의 1지점 부근을 지나던 트럭에서 발생한 불이 플라스틱 소재 방음터널 벽과 지붕으로 순식간에 옮겨붙으며 커졌다. 방음터널 지붕에 사용된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소재는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4시 12분께 불이 완전히 진압될 때까지 약 2시간 동안 화재로 총 길이 830m 방음터널 가운데 600m 구간이 녹아내렸다. 현장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시민들은 “차를 버리고 무작정 뛰었다”고 다급했던 순간을 전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수사부장과 자치부장을 공동본부장으로 하는 50여 명의 수사본부를 꾸리고 화재 경위와 피해자 신원 등을 조사 중이다. 화염에 차량 번호판과 시신이 크게 훼손돼 경찰은 일부 사망자들의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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