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난제 ‘학령인구 감소’…마땅한 대책 없는 교육기업들

입력 2022-12-15 15:32 수정 2022-12-1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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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새로운 시장 개척 없는 에듀테크, 해결책 안 돼”
학습 영역 세분화로 학령인구 감소에 위기감 못 느끼기도

▲학령인구 감소 (게티이미지뱅크)
▲학령인구 감소 (게티이미지뱅크)

저출산에 따른 학령 인구 감소로 교육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학생이 없어지면 교육 시장 자체가 줄어서다. 그러나 이러한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뾰족한 대책은 부재한 상황이다.

15일 본지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려는 방안으로 교육기업들은 ‘에듀테크’와 ‘콘텐츠 강화’를 내세웠다.

비상교육은 최근 AI 스마트 학습 프로그램인 ‘온리원’의 라인업을 유아까지 확대하고 초등학생의 정신건강도 책임지는 ‘마음챙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학령인구 내에서 차지하는 파이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천재교육 역시 에듀테크ㆍAI센터를 설립해 에듀테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아이스크림홈런’ 외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모델이 없는 만큼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것 자체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는 교육 기업들이 몇 년째 풀어야 할 과제로 생각하지만,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거나 뚜렷한 방향성을 가진 곳은 없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교육 시장 자체에 대한 고민보다 다른 회사의 학령인구 고객을 빼앗아 오기 위한 근시안적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아동ㆍ초등학생 교육 시장 자체가 축소하는 데 따른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지혜 테크빌교육 티처빌사업부문 대표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고민 없이 현재 에듀테크 사업만 계속하는 것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충분한 대응책이 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재진 웅진씽크빅 대표가 9월 열린 오픈이노베이션 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 (웅진씽크빅)
▲이재진 웅진씽크빅 대표가 9월 열린 오픈이노베이션 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 (웅진씽크빅)

학령인구 외의 시장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기업이 많지만, 기업의 방향성 자체의 변환을 꾀하는 업체도 있다.

웅진씽크빅은 올해 9월 오픈이노베이션 데이를 열고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갈 것을 밝힌 바 있다. 웅진 스마트올 등 50만 명 이상이 활용하는 회원제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기술 협력사에 개방하고, 공동 기술 연구 개발에 매진해 한층 고도화된 학습 서비스와 시스템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유ㆍ아동교육과 시니어(노인) 교육의 접점을 이용해 교육 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곳도 있다. 대교는 ‘대교 뉴이프’를 통해 장기요양보험 서비스에 종사하는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요양보호사 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서울 보라매원, 경남 창원, 경기도 분당에 교육원이 있다.

교원 역시 유ㆍ아동 대상 그림책과 구몬 학습지 등을 치매 노인의 재활에 활용해 시장을 넓히는 방법을 꾀하고 있다. 반복 학습과 다양한 감각 자극이 치매 노인의 재활에도 필요한 만큼 기존 서비스를 이용해 학령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기업의 위기의식이 부족하다는 말도 나온다. 학생 숫자가 줄어도 사교육 시장은 계속 세분돼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유ㆍ아동 시장의 경우 예전에는 학교 공부를 위한 준비에만 집중해 교재가 마련됐다면 지금은 기후위기ㆍ코딩ㆍ마음건강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학습도 이뤄진다. 앞으로 학습 분야가 다양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학령인구가 감소한다고 수익 창출 방안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맞지만 유ㆍ아동 교육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세분화될 것”이라며 “그래서 교육업체들이 큰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교육의 에듀테크는 아직 시장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학령인구 감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지혜 대표는 “한국은 영국ㆍ미국처럼 학교에서 기술을 이용해 교육하지 않는다”며 “학령 인구 감소와 관계없이 공교육 에듀테크는 시장이 더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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