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의 한은 왈가왈부] 과잉긴축 우려는 과잉우려

입력 2022-11-0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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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레이트 3.5~3.75%여도 과잉긴축은 아닐 듯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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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Fed)은 과소긴축의 위험을 이야기하지만 신흥국은 과잉긴축을 우려한다.”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4일 세계경제연구원-우리금융그룹 국제 콘퍼런스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고 한다.

빅스텝(50bp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베이비스텝(25bp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내면서 비둘기파(통화완화파) 본색을 드러냈었다는 점에서 일견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언급했듯 금통위는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의 상단을 3.5%정도로 보고 있는 듯하다. 반면, 신 위원을 비롯해 비둘기파이자 10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을 냈던 주상영 위원까지 최종금리(터미널레이트·terminal rate)를 3%대 초반(3.25%)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신 위원의 주장처럼 우리가 과잉긴축을 우려할 정도인지는 의문이다. 과잉긴축 우려야 말로 과잉우려일 수 있다고 본다. 터미널레이트가 한은이 생각하는 3.5%나 시장일각에서 추정하는 3.75%까지 올라도 여전히 과잉긴축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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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잉완화의 정상화 과정, 내년말·2024년초까지도 실질 기준금리 마이너스

그간의 금리인상은 과잉완화의 정상화 과정일 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로 한은은 2020년 3월 임시 금통위까지 열고 50bp(빅컷)를, 5월에도 25bp를 추가 인하하면서 기준금리는 사상 유례없는 0%대(0.50%)를 기록했다.

그렇잖아도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와중에 이같은 추가 금리인하는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가계빚(가계신용)은 2020년 3분기 전년동기대비 7% 늘어 9분기(2018년 2분기 7.5%)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기 시작해 2021년 2분기엔 10.5%까지 급증하며 16분기(2017년 2분기 10.4%)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부동산값 급등으로 이어졌고, 결국 청년층세대를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 투자)로 내몰게 했다.

그래서일까. 올 5월 퇴임한 임지원 전 금통위원은 2020년 금리인하에 대해 두고두고 후회했다. 최소한 5월 인하는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취지다. 임 전 위원은 50bp 인하가 있었던 2020년 3월 임시 금통위에서 25bp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낸바 있다.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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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는 현 기준금리 수준을 중립금리 언저리 수준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질로 본 기준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이다.

단순계산해 10월 기준 소비자물가(CPI)로 본 기준금리는 마이너스(-)2.67%(기준금리 3%-CPI 5.7%)다. 근원인플레와 기대인플레로 봐도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이다(각각 -1.18%, -1.30%).

6개월 내지 1년이라는 기준금리 파급효과를 고려하고, 내년말 물가가 3%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이창용 총재의 설명을 감안하더라도, 기준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이다. 3.5%를 터미널레이트로 본다 하더라도 최소한 내년말 내지는 2024년초까지는 실질 기준금리 마이너스가 불가피한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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