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당첨 10년 제한’에도 포기…미계약 공포 커지는 부동산 시장

입력 2022-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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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분양 시장에 미계약 공포가 번지고 있다. 최근 경기도에서 분양한 대형 건설사 단지에선 잇따라 대규모 미계약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분양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자 분양을 앞둔 수도권 내 조합과 건설업계는 아예 분양 일정을 미루는 움직임까지 감지된다. 집값 내림세가 계속되고, 주택 실수요자마저 등을 돌리는 상황이 계속되는 만큼 분양 시장은 악화일로를 걸을 전망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경기 의왕시 내손동에 짓는 ‘인덕원자이SK뷰’ 508가구는 오는 25일 무순위 청약(줍줍)을 진행한다. 이는 전체 분양 물량 899가구 중 절반 이상이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나온 것으로, 계약률은 약 43.4%에 그쳤다.

또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서 분양한 ‘평촌 두산위브 더 프라임’ 역시 178가구 중 111가구가 무순위청약 물량으로 쏟아져 나왔다. 계약률은 37% 수준이다. 두 단지 모두 경기 핵심지에 대형 건설사가 짓는 단지임에도 실수요자들이 대거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무순위 청약은 특별공급과 청약 1·2순위 일반청약을 모두 완료한 뒤 계약 포기나 청약 당첨 부적격으로 취소된 가구에 대한 청약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청약 당첨 부적격자 비율은 10% 안팎으로, 절반 이상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는 것은 그만큼 청약 당첨 이후 계약을 포기한 가구가 많음을 뜻한다. 특히 경기 의왕시와 안양시 모두 투기과열지구로 당첨 포기 시 ‘10년 재당첨 제한’을 받는다. 향후 10년에는 청약으로 집을 구입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계약 포기자가 대거 등장한 것은 그만큼 매수심리가 식었음을 뜻한다.

이렇듯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하자 분양을 앞둔 조합과 건설사는 분양을 미루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날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한국주택협회 취합 기준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분양할 예정이던 11개 단지 가운데 분양 일정을 확정한 곳은 단 두 곳뿐이다. 서울에선 강동구 둔촌2동에서 ‘둔촌동 삼익빌라’를 재건축한 ‘더샵 파크솔레이유’가 분양을 미뤘다. 해당 조합 관계자는 “분양 일정이 변경됐다”면서도 “분양 일정이 연기됐는지 아닌지를 말하기 애매하다”고 말을 아꼈다.

또 중랑구 중화동 중화1구역을 재개발한 ‘리버센 SK뷰롯데캐슬’ 역시 다음 달 이후로 분양 일정을 미룬 것으로 확인됐다. 중화1구역 조합 관계자는 “분양보증 일정 때문에 연기됐고, 다음 달에는 분양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동대문구 휘경3구역을 재개발한 ‘휘경자이 디센시아’와 성북구 장위4구역 재개발 단지인 ‘장위자이 레디언트’ 등도 다음 달 이후로 분양 일정을 연기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청약 시장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10대 건설사는 사실상 분양을 다 미루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아파트 분양은 사실 토지나 상가분양과 달리 일정을 미뤄도 큰 영향은 없고, 오히려 분양 시장이 좋아질 때를 기다리는 것이 나으니 다들 미루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택 실수요자들은 분양 시장을 빠르게 떠나고 있다. 당장 미분양 주택은 하반기 들어 빠르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5012가구로 7월 4529가구 대비 10.7%(483가구) 늘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이 5000가구를 넘은 건 2019년 12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또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석 달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청약홈 기준 지난달 말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696만983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2703만1911명을 기록한 이후 매달 평균 2만 명 이상이 통장을 해지하고 있는 셈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분양 시장은 전반적으로 아파트 매매시장과 함께 움직이는데 (최근 집값 하락으로) 청약 경쟁률도 지난해보다 떨어지고, 분양 물량도 급격히 줄었다”며 “다만 이달 말부터 아직까지 주택 수요가 남은 지방을 중심으로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서는 단지가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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