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25년] IMF 줄도산의 재림? 내년 한계기업 부실화 공포

입력 2022-10-24 06:00 수정 2023-08-2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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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발 PF 불안감 키워
"기업 생존 고민해야 할 상황"

"IMF 때와 현재 상황이 가장 다른 점은 기업부실 여부입니다. IMF 당시 기업의 줄도산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현재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위기설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치솟는 금리와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맞물리면서 자금줄이 말라버린 기업들은 "생존을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고 하소연한다.

특히 최근 터진 강원도 레고랜드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유동화증권 부실 사태는 막연했던 불안감을 구체화 시키고 있다. 당장 내년 재무구조가 부실한 한계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에도 못 미치는 한계기업은 지난해 말 전체 기업(외부감사 수감 기업) 가운데 14.9%(3572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3111개보다 14.8% 늘어난 규모다.

중소기업은 100곳당 16곳이 한계기업으로 분류됐으며, 대기업도 12곳이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금리가 오르면 한계기업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1000대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들은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는 평균 2.6%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미 금리는 3%대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 12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미 대기업의 59%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소기업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이에 한은은 올 연말까지 한계기업 비중이 18.6%까지 커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기업 돈줄까지 마르고 있다. 가뜩이나 금리 인상과 증시 침체로 은행 대출이나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은 지도 오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5조3438억 원으로 전년 동월(8조4950억 원) 대비 37%나 줄었다. 순발행액은 6844억 원 수준인데, 지난해 같은 달(3조2808억 원)과 비교하면 순발행액이 80%가량 급감했다.

여기에 강원도 레고랜드 채권 부도 사태까지 터졌다. 안 그래도 경색된 회사채 시장에 이번 사태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막연했던 기업 연쇄 부도설이 현실화될 것이란 공포심을 키우고 있다. 실제 유동성이 바닥난 일부 중소 건설사들은 부도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좀비기업이라도 생존했던 기업들이 다수였다"면서 "하지만 금리가 올라가면서 버티지 못하는 기업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도 "채권발행이 안 되는 중소기업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기업 부실이 외환위기 때처럼 심각하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하 교수는 "최근 상황이 어느 정도 위험한가 여부는 한계기업 부실이 금융기관 건전성에 영향을 미치는가와 이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이 되느냐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면서 "지금은 시스템 위기로 가는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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