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영화 ‘아마겟돈’ 현실로?...인류 최초 행성궤도 바꿔 지구방어 성공

입력 2022-10-1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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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웹 망원경이 포착한 소행성 정면충돌 순간(AP/연합뉴스)
▲허블·웹 망원경이 포착한 소행성 정면충돌 순간(AP/연합뉴스)

인류에게 자유를.

1994년 개봉한 영화 ‘아마겟돈’에서 주인공 해리 스탬퍼(브루스 윌리스 역)가 남긴 말이다. 그는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소행성으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는다. 우주 속 인간의 나약함, 극한의 상황에서 피어나는 인류애가 이 영화의 주제다.

그리고 꼬박 24년 후 영화 속 상상은 현실이 됐다. 그 누구의 희생도 없이 말이다.

당시 혹평 날렸던 NASA…24년 만에 상상을 현실로

영화가 개봉된 후 과학자들은 혹평을 내놨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충돌 18일 앞두고 소행성을 발견한 점 △고작 800피트(약 244m)를 뚫어 행성을 쪼갠 점 등 168개의 과학적 오류를 지적했다.

하지만 불과 20여 년 만에 나사는 그 오류들을 모두 해결하고, 상상을 현실로 이뤄냈다.

소행성 ‘디디모스’를 돌고 있는 쌍소행성 ‘다이모르포스’에 우주선을 충돌시켜 궤도를 바꾼 것이다. 빌 넬슨 국장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행성 방어를 위한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판기 크기의 우주선 ‘다트(DART)’는 팰컨9 로켓에 실려 지난해 11월 우주로 향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지구에서 약 1120만㎞ 떨어져 있는 ‘다이모르포스’에 시속 2만2530㎞의 속도로 충돌했다.

축구장(지름 160m) 크기의 ‘다이모르포스’는 ‘디디모스’를 11시간 55분 주기로 공전한다. 연구진은 이번 충돌로 32분가량 공전 주기가 짧아진 것을 확인했다.

나사는 “지구 충돌 코스로 다가오는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방어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출처=이미지투데이

공룡 멸종된 것처럼 인간도?…지구 위협하는 천체 2200개

초등학교 배웠던 과학 지식을 꺼내 보자. 지구를 비롯해 수성, 금성, 화성처럼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별을 행성이라고 한다. 소행성은 행성이 되지 못한 ‘잔여물’이다.

대부분의 소행성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움직이는데, 다른 별과 충돌하거나 중력 등 강력한 힘이 가해지면 궤도가 변한다.

이때 지구 쪽으로 움직인 소행성을 ‘지구 근접체’라고 한다. 그 갯수는 2만3000여개로 추정되는데, 그중 10%인 2300여개가 지구에 위협이 될 정도로 가까이에 있다.

가장 유명(?)한 소행성이 바로 아포피스다. 2004년 처음 발견된 아포피스는 100층짜리 빌딩 크기(지름 370m)의 소행성이다. 7~8년에 한 번씩 지구에 가까이 다가오는데, 작년 3월 지구로부터 약 1680만㎞ 떨어진 곳을 스쳐 지나갔다. 2029년이 되면 그 거리가 3만7000㎞까지 가까워질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가 쏘아 올린 무궁화 위성보다 4000㎞ 더 지구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만약 아포피스가 지구와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1904년 러시아 시베리아에 지름 50m 크기의 소행성이 지상 10㎞ 지점에서 폭발한 적이 있다. 당시 폭발로 제주도 넓이의 숲이 다 타버렸고, 폭발음은 수천㎞ 떨어진 영국 런던에까지 전해졌다.

46억 년 지구 역사에서 가장 큰 소행성 충돌은 6600만 년 전이다. 크기 10㎞에 달하는 소행성이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떨어졌다. 원자폭탄 100만 개에 달하는 위력으로 추정된다. 3250톤에 달하는 유황이 뿜어져 나왔고, 그 연기가 햇빛을 가리면서 지구 전체 온도가 뚝 떨어졌다. 그 결과 공룡이 멸종됐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고이란 기자 photoeran@

누리호 발사 성공한 한국…소행성 탐사 계획 불씨 살릴까

한국도 ‘아포피스 독자 탐사 사업’을 계획했다. 요약하자면 ①2027년 10월 탐사선을 발사시켜 1년간 심우주 항행과 통신 점검한 후 지구로 돌아온다. ②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포피스가 지구에 가장 가까이 근접했을 때 탐사선을 10㎞ 거리까지 접근시킨다. ③그리고 아포피스와 동일한 궤도와 속도로 항행하며 관찰하는 것이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데다 2035년까지 시간이 있어 굳이 서두를필요가 없다”며 지난 4월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과학계에서는 우주 탐사선 개발에 가장 좋은 기회를 놓쳤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지구와 소행성의 거리가 짧아지면, 탐사선을 만들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주요국들의 우주 주도권 싸움 속에서 경쟁에서 밀릴 것도 우려의 대상이 됐다. 일본은 3년 전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호를 소행성 ‘류구’에 착륙시켜 표면 샘플을 수집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도 2024년 소행성 ‘오알레와’에 탐사선을 착륙시켜 시료를 채취한 뒤 2026년 지구로 복귀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러한 논란들 속에 지난 6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우주로 향했다. 결과는 대성공. 이제 과학계 시선은 올해 12월 발표될 ‘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2023~2027)으로 향하고 있다. 달, 화성, 소행성 등 도전적인 우주 탐사 계획들이 담길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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